[불닭볶음면 성공기]해외 공략 50년 역사, 수출 1조 돌파 쾌거③1969년 삼양라면 베트남에 첫 수출, 미국 매출 볼륨업 발판 글로벌 확장 지속
정유현 기자공개 2025-01-22 07:52:02
[편집자주]
2012년 4월 13일. 삼양식품의 사사(社史)의 흐름을 바꾼 역작인 '불닭볶음면'이 세상의 빛을 본 날이다. 존폐 위기까지 거론됐던 삼양식품은 국물면이 아닌 '매운맛 볶음면'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적중했다. '파괴적 혁신'을 통해 전 세계를 호령하는 대표 K푸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더벨이 불닭볶음면이 글로벌 시장에 안착한 요인을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6일 16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식품의 삼양라면은 '대한민국 1호 라면'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1950년 6·25 전쟁 후 식량부족과 빈곤의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 되자 보험사 대표였던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은 회사를 정리하고 라면회사를 창업했다. 국가적 굶주림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당시 미국의 밀 수확량이 대폭 증가하면서 잉여분을 원조 받았던 사회적 배경도 창업의 밑거름이 됐다.1963년 출시된 삼양라면을 통해 1969년 처음으로 해외 수출길에도 올랐다. 불닭볶음면' 이전에도 주요 제품 수출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힘을 보탠 것이다. 불닭볶음면의 판매가 본격화된 2016년부터 수출 볼륨이 빠르게 확대됐다. 50여 년간 쌓아온 해외 시장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수출 1조 원을 달성하는 대표 브랜드를 탄생시켰다.
◇우지 파동 전후로 나뉘는 해외 전략, 지배구조 안정화 후 공략 가속화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이전에도 전통 제품인 삼양라면 중심으로 해외에서 성과를 거뒀다. 1969년 베트남에 150만 달러 규모 수출을 진행한 후 해외 지역에 공장과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으로 규모를 키웠다.
1984년에는 '천만불 수출의탑'을 수상했다. 삼양식품은 1984년 농심이 '짜파게티'를 출시해 짜장 라면의 기준을 제시하자 이듬해 '짜짜로니'를 출시하면서 제품 라인업을 확장했다. 짜장 맛에 익숙한 중국, 동남아시아 지역에 출시했고 인기를 얻었다. 1988년까지 누적 수출 규모는 2400만 달러까지 확대됐다.
1989년 우지(牛脂) 파동을 겪은 후 해외 사업에 더 힘을 주기 시작했다. 당해 한국 기업 최초로 중국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후 1990년대 초반 불가리아, 헝가리, 폴란드 등으로 수출 지역도 넓혔다. 삼양식품 60여 년의 역사 중 첫 챕터에 해당하는 시기다.
다만 우지 파동 여파가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부침을 겪던 삼양식품은 고강도 재무개선 작업을 진행했고 해외 공략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경영이 악화되면서 오너 일가 지분을 외부에 매각하면서 대주주 손바뀜 이슈도 있었다. 2005년 오너 측이 지분을 다시 사 오면서 지배구조가 안정화됐고 해외 확장 전략에 군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이후 전략적으로 출시된 제품이 나가사끼 짬뽕이다. KBS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은 '꼬꼬면'이 2011년 8월 출시됐다. 하얀 국물 열풍이 불자 이보다 한 달 빨리 출시됐던 나가사끼 짬뽕도 꼬꼬면의 수혜를 받았다.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제품을 정리했지만 이듬해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2016년부터 수출 규모 확대, 미국 법인 설립 후 수출 1조 달성 가속화
2014년 유튜브 영국남자 채널을 통해 '스파이시 챌린지'가 글로벌 시장으로 퍼졌고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기는 2016년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삼양식품의 수출 비중은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였다.
2017년에는 단숨에 2000억원을 뛰어 넘더니 2020년 3701억원 규모로 늘었다. 수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넘긴 것이다. 삼양식품은 기존의 매운맛 외에도 까르보나라 불닭볶음면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했고 소비층이 더 두터워졌다.
수출이 본격화되던 초기 KMF 할랄인증과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받았다. 중동, 동남아 시장의 공략 여건을 마련한 것, 디지털 마케팅 강화의 노력 등이 K푸드 열풍과 맞물리며 탄력을 받았다.
수출 규모는 2021년 3885억원에서 2022년 6000억원대로 껑충 뛰었고 2024년 3분기는 9620억원까지 커졌다. 연간 기준으로 매출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2024년 수출 규모가 1조원을 넘기는 것은 당연시 되는 상황이다. 김정수 부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단일 브랜드 기준 불닭 수출액이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것에서 추측할 수 있다.
최근의 성장은 미국 시장 선전 덕분이다. 미국 법인은 2021년 8월 '삼양 아메리카'로 설립된 후 초기 안정화 및 세팅에 주력했고 작년 3분기까지 약 2702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26.3% 성장한 수치로 월마트와 코스트코 뿐 아니라 미국 주요 메인 스트림 대형 거래처를 확보한 영향이다. 중국 지역도 3000억원대 매출이 발생하면서 안정적 성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설립하며 신규 매출을 창출했다. 유럽 법인은 2024년 9월부터 제품 수입 및 유통이 시작했다. 3분기까지 약 26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했다. 4분기에 안정적인 재고 공급과 마케팅을 진행하면 월 700만 유로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삼양식품 측은 기대하고 있다.
향후에도 견조한 해외 지역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CAPA 확장 등의 이벤트가 있기 때문이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밀양 2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미국 메인스트림 유통 채널 입점 확대, 캐나다 및 멕시코 등으로 현지 수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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