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보 후순위채 발행, 2025년 보험사 자본확충 시작 3000억 발행 준비, 올 보험업권 첫 자본성 증권…다른 보험사 발행도 잇따를 듯
강용규 기자공개 2025-01-21 12:56:10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09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손해보험이 후순위채 발행에 착수했다. 당장 자본적정성 관리에 큰 문제는 없으나 올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의 자본확충이다.한화손보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일정을 고려하면 2025년 보험업권의 첫 자본확충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보험업권의 자본확충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올해도 작년 못지 않은 규모의 자본확충이 실시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킥스비율 문제 없지만…불확실성 고려한 선제 자본확충
17일 한화손해보험에 따르면 오는 31일을 납입일로 3000억원 규모의 10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20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화손보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킥스비율)이 178.2%로 집계됐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이 5조6982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이 3조1980억원이다. 3000억원의 가용자본 확충을 고려하면 킥스비율은 187.6%까지 높아진다.
킥스비율과 관련한 감독 당국의 권고 기준은 150%다. 한화손보는 이미 이 기준을 충족한다. 심지어 요구자본 부담을 완화하는 경과조치를 통해 킥스비율을 작년 3분기 말 기준 215.8%로 관리하고 있다. 자본적정성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한화손보 측에서는 경영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향후 자본적정성 악화 가능성을 고려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 혼란이 이어지면서 금리와 환율 등 지표의 흐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이 가운데 당국의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가 더욱 강력해지면서 보험사들의 자본적정성 관리 과제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결산부터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과 관련해 더욱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보험사 자본적정성 관리의 리스크로 꼽힌다. 예상 해지율이 낮아지면 개별 보험사는 보험금 지출 예상금액을 더욱 높게 잡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보험부채 평가액이 늘면 그만큼 자본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올해도 보험사 자본확충 계속…규모는 전년 대비 축소 전망
앞서 13일 동양생명도 이사회를 열고 최대 5억달러(7000억원가량) 규모의 자본성 증권 발행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이는 단순히 계획을 알린 것일 뿐 자본성 증권의 종류와 금액, 발행 시기 등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즉 한화손보의 이번 후순위채 발행은 올들어 보험업권의 실질적 첫 자본확충 움직임이다.
업계에서는 한화손보를 시작으로 보험사들의 자본성 증권 발행 러시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는 시선이 많다. 금리와 환율 등 지표의 불안,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설정 등 보험사 자본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은 특정 보험사가 아닌 업계 공통의 이슈라는 점에서다.
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업권이 자본성 증권을 통해 확충한 자본은 총 8조3250억원으로 역대 최대규모를 기록했다. 전년도의 3조154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이고 기존 역대 최대치인 2022년의 4조5899억원과도 격차가 크다.
지난해 보험사 자본확충이 활발하게 이뤄진 이유는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인하조치 개시에 따른 기타포괄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였다.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지난해 못지 않게 자본확충 시도가 빈번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조달 규모는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보험사들은 2019년 총 2조90억원의 자본성 증권을 발행했으며 이는 5년이 지난 2024년 콜옵션(조기상환권) 이행에 따른 차환 수요로 되돌아왔다. 올해 콜옵션이 도래하는 2020년의 보험사 자본성 증권 발행액은 9680억원으로 전년도의 절반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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