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고영, 뇌수술 로봇 "올해부터 유의미한 매출""미국 현지 11개병원 네트워킹 관리, 기존 사업도 반등 기대"
성상우 기자공개 2025-01-22 08:00:06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1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고영 주가가 확실한 반등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전일(20일) 상한가에 이어 이틀 연속 20%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8000원~9000원대에서 오르내렸던 주가는 이틀 사이 단번에 1만5000원선을 바라보고 있죠.
지난해 1분기 고영 주가는 2만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전년도인 2023년에도 주가 급등기는 수차례 있었죠. 원동력은 AI 반도체 검사장비 개발 이슈였습니다. 이미 반도체 소자 업체 등에 3D 검사장비를 대거 공급하고 있었던 고영은 2023년 하반기 HBM 시장의 개화에 발맞춰 AI 반도체 관련 어드밴스드 패키징 검사장비를 출시하면서 시장 관심 종목으로 편입됐죠.
지난해엔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지난해 연말엔 연중 최저점인 7000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죠. 주가 하락의 이유를 정확히 진단할 순 없지만 전방산업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침체가 계속된 탓에 반도체 섹터 전반에 대한 투심이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영으로선 오랜만에 나온 반가운 반등세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번에 나온 급등은 신규 사업인 ‘뇌수술 로봇’의 미국 사업이 본격화된다는 소식과 함께 나온 것이라 기대감이 더 큽니다. 기존 사업의 회복세에 신사업이 더해지면서 시기적으로 주가 상방이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Industry & Event
고영은 표면실장(SMT) 3D 검사장비 부문의 글로벌 1위 제조사입니다. 2000년 중반 업계 최초로 3D 검사장비를 출시한 이래 SPI(납도포검사) 분야에서 1위를 놓친 적이 한 번도 없죠. 전 세계 SPI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52%)하고 있습니다.
이후 출시한 AOI(자동광학검사) 장비 역시 32%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검사장비 분야에서 만큼은 '고영 이전과 이후'가 명확히 나뉩니다. 2D 장비 위주였던 시장에 혁신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우주항공, 군수 등 온갖 제조 현장에서 고영의 장비가 중용되고 있습니다.
2023년 AI 반도체 시장의 개화에 발맞춰 어드밴스드 패키징 검사장비를 내놓으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WLP(웨이퍼레벨패키징)을 수행하는 파운드리에 신규 검사장비 '젠스타(ZenStar)'를 공급하면서 HBM 시장에 이름을 올렸죠.
최근 이틀 사이의 주가 급등은 신사업 분야인 뇌수술 로봇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나왔습니다. 승인 받은 로봇은 ‘지니언트 크래니얼’로 국내 판매용 로봇인 ‘카이메로’의 글로벌 브랜드죠. 환자의 의료 영상을 토대로 의사에게 수술 부위 위치와 경로를 안내하는 게 특징입니다. 세계 최초로 침대 부착형 광학 센서를 넣어 로봇의 위치와 자세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죠.
국내에선 주요 병원에 이미 광범위하게 공급돼 있는 로봇입니다. 300건 이상의 증례를 확보하고 있죠. FDA 승인을 받은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사업 확대의 확실한 발판이 마련된 셈입니다.
◇Market View
섹터 내 핫한 종목인 만큼 증권가 분석 보고서도 꾸준히 나오는 편입니다. 가장 최근엔 IM증권이 보고서를 냈습니다. 전체적으로 관심사는 뇌수술 로봇에 집중돼 있는 내용입니다.
보고서에선 “미국의 경우 뇌 수술이 가능한 신경외과 보유 병원 수가 1437여개에 이르기 때문에 뇌수술용 로봇 시장규모 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FDA 승인 이후 미국에서 10대 이상의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뇌수술용 의료 로봇의 ASP(평균판매가격)는 100만달러로 예상됨에 따라 해를 거듭할수록 매출 성장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Keyman & Comments
고영의 키맨은 고광일 대표입니다. 고 대표는 '로봇쟁이'를 자처하는 국내 1세대 로보틱스 엔지니어죠.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제어계측학과 석사, 피츠버그대 박사를 거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입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LG산전, 미래산업 등을 거쳤습니다. 2002년 뜻 있는 동료들을 규합해 지금의 고영을 창업했습니다.
더벨은 이날 고영의 전략기획부문 임원과 통화했습니다. 그는 최근 주가 급등세에 대해 “뇌수술로봇의 미국 FDA 승인 소식과 관련한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진출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것”이라며 “영업 인력도 있고 서비스 인력도 있고 현지 서비스 센터도 구축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각적인 실적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그는 “현지 11개 병원을 대상으로 계속 네트워킹을 관리해 왔다”면서 “당장 올해부터 유의미한 매출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 사업의 전망과 관련된 코멘트도 내놨습니다. 그는 “올해는 바닥을 다지고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본다”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어서 조심스럽게 보고 있긴 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최근 공격적으로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 AI와 대만계(회사)와 관련된 투자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면서 “이달 초에 대만 지사를 오픈했는데 이쪽 관련된 기회도 우리가 잡을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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