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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발 전기차 생크션 리스크]'K배터리'도 동반 위협...새로운 돌파구 'ESS'③IRA 존폐 기로, 배터리 3사 적자 위기…사업 다각화 전략 필요, ESS 부상

김동현 기자공개 2025-01-24 07:30:26

[편집자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전기차 산업 생크션 리스크가 본격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화석연료 기반의 자동차 등 전통적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전기차 산업에 맞춰 국내외 투자를 확대했던 우리 기업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 2.0 시대 제재 대상에 오른 전기차와 배터리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7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신정부의 출범은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위기로 작용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의 수익을 지탱하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존폐 기로에 놓였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의 장기화로 배터리 3사의 지난해 4분기 동반 적자를 전망하는 분석까지 나온 상태다. 이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에 의존하던 국내 배터리 회사들은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며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돌파구로 모색하고 있다.

◇동반 '적자' 영향권 들어온 배터리 3사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 폐기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동안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던 세액공제를 일종의 차량 선택권 규제로 본 셈이다. 친환경차 전략의 중심에 전기차를 두던 완성차 업체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둔 국내 배터리 3사도 이 영향권 안에 들어간다. 국내 배터리 3사는 현대자동차그룹(LG에너지솔루션·SK온), 포드(LG에너지솔루션·SK온), BMW(삼성SDI) 등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던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통해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신정부 출범 이전부터 진행된 전기차 캐즘으로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는 추세를 보였다. 이 가운데 IRA상 세액공제혜택(AMPC) 마저 사라지면 배터리 업체의 수익성 보전이 어려워진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1~3분기까지 1조원이 넘는 보조금을 받으며 누적 흑자(8009억원)를 유지했다. SK온과 삼성SDI도 같은 기간 각각 2112억원과 649억원의 보조금을 수령했다. 캐즘 장기화로 판매되는 전기차 대수가 줄면서 혜택을 받는 금액이 점차 줄었지만 수익성 악화에 고민하던 국내 배터리 업체에 AMPC는 이익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IRA 폐기나 수정에 나선다면 배터리 업체들도 이에 맞춰 전략을 재수립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LG에너지솔루션의은 AMPC 혜택(3773억원)을 반영해도 4분기 적자(-2255억원)를 기록했으며 SK온과 삼성SDI도 4분기 적자전환을 예상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집행이 당장 중단될 경우 올해 배터리 3사의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포트폴리오 다변화 중심에 선 ESS

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ESS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ESS 산업의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그동안 전기차용 배터리에 한정했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사진=LG에너지솔루션)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분석에 따르면 2023년 185기가와트시(GWh) 수준이던 글로벌 ESS 시장은 2035년 618GWh 규모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5년 시장 규모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800억달러에 이르는데 이중 23%(181GWh)가 북미 시장에서 창출될 전망이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로,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에 따른 전력 공급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장치로 주목을 받았다. 미국에선 IRA에 따라 ESS 설치 비용의 30%를 세액공제하는 방식으로 ESS 보급 정책을 펼쳤다.

물론 트럼프 행정부가 IRA 수정·폐기할 경우 ESS 설치 지원금도 끊길 우려가 있지만 업계는 미국 현지의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과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 등으로 전체 ESS 시장 자체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특히 ESS 사업은 기업간 계약을 통한 조단위의 대규모 수주뿐 아니라 판매점을 통한 소규모 거래(가정용 등)도 가능하다.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설비를 전환하는 방식으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은 ESS 사업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있다. 각 회사가 공식적으로 그 규모를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시장에선 ESS 사업의 매출 비중을 연 10% 내외 정도로 추산한다. 양사 모두 ESS 사업을 통한 이익 개선을 노리는 만큼 이 비중은 점진적으로 올라갈 수 있다. SK온은 아직 ESS를 통해 매출을 일으키고 있지 않지만 지난달 조직개편을 통해 ESS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하며 사업 확장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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