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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LG엔솔, 회사채 발행 시장 눈높이 맞춘다 등급민평으로 금리 제시…시장 친화적 행보

안정문 기자공개 2025-01-22 07:50:23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0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연초 조단위 공모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발행을 준비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희망금리밴드로 등급민평 기준 -30bp~+30bp를 제시했다. 통상 기존에 발행이력이 있는 발행사들은 개별민평을 기준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이를 놓고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전방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호황이었던 시기에 눈높이가 맞춰진 개별 민평금리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의 민평금리는 등급대비 10bp 이상 낮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2월6일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발행 규모는 최대 1조원이며 트랜치(만기구조)는 2, 3, 5, 7, 10년물로 구성됐다. 발행 규모는 다음주 중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회사채 발행 주관사단으로 KB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투자증권 등 5곳을 선정했다. 인수단은 미래에셋증권과 한화투자증권, DB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두 번째 회사채 발행이었던 지난해 2월 당시 희망금리밴드의 기준은 개별민평이었으나 이번에는 등급민평을 꺼내들었다. IB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등급민평을 기준으로 삼은 것에 대해 전방산업의 침체와 실적부진을 근거로 들었다.

발행사의 개별민평이 등급민평보다 너무 낮을 때는 기관들이 접근하기 힘들다. 이 때문에 발행사가 수요예측 흥행을 위해 등급민평을 희망금리밴드의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있다.

기준 LG에너지솔루션 3년물의 개별-등급민평 금리 차이는 -14bp 안팎이다.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면 연간 1억4000만원 정도 이자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시장이 뜨겁던 시기 회사채 시장에 데뷔했고 이때 기대감이 반영된 개별 민평금리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지난해와 올해 들어 그 기대치는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의 전방산업인 전기차가 캐즘으로 부진을 겪고 있는데 개별 민평에는 큰 기대감이 여전히 반영된 상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금리를 기준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기 보다는 투자자들에게 좀 더 친화적인 금리를 제시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5조6196억원, 영업이익은 5754억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4.1%, 73.4% 감소했다.

4분기에는 적자전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 영업손실 22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생산세액공제(AMPC) 반영분으로 분기 흑자를 유지해왔지만 4분기에는 전기차 캐즘와 연말 재고조정 영향이 겹치면서 적자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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