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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저축은행 이사회서 빠진 그룹 '창업자' 이사회 내 등기이사 6명서 4명으로…경영상황 악화 맞물리며 사임 두고 뒷말 '무성'

유정화 기자공개 2025-01-24 12:38:4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07시41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주 페퍼그룹의 창업자(Founder)이자 기타비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클 찰스 컬헤인(Michael Charles Culhane·사진)이 페퍼저축은행의 임원직을 사임했다. 지난해 말 김리차드현 사외이사에 이어 창업자가 임원직을 사임하면서 페퍼저축은행 이사회에 속한 이사도 4명으로 줄었다.

1968년생인 마이클 찰스 컬헤인 이사는 지난해 초 건강 문제로 그룹 최고경영책임자(CEO)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페퍼그룹과 계열사 이사회 일원으로 참여해 왔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경영 상황이 악화한 만큼 임원직을 사임한 이유를 두고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2년 4개월 남겨두고 사임

22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7일 마이클 찰스 컬헤인 비상임이사의 사임을 공시했다. 2018년부턴 페퍼저축은행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다. 기존 임기는 2027년 5월까지로 약 2년 4개월이 남아 있었다. 페퍼저축은행 측은 사임 사유로 "일신상의 이유"라고 기재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마이클 찰스 컬헤인 이사는 호주 페퍼그룹의 창업자다. 2000년 페퍼머니를 설립한 뒤 페퍼그룹이 운영하는 관할권에서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을 총괄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건강 문제로 페퍼그룹 CEO직을 내려놨다. 당시 그는 "경영 업무에서 물러나 특정 페퍼그룹 이사회의 일원으로 계속 활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8월 페퍼저축은행도 마이클 찰스 컬헤인 이사의 이사회 의장 임기를 1년 연장했다. 당시 페퍼저축은행은 이사회 의장 선임사유 공시를 통해 "외국인투자법인으로서 효율적인 이사회 운영을 위해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마이클 찰스 컬헤인 이사의 사임으로 페퍼저축은행의 이사회 내 등기이사는 4명으로 줄었다. 앞서 2020년부터 페퍼저축은행의 사외이사로 활동했던 김리차드현 이사도 지난해 말 사외이사를 사임한 바 있다. 김리차드현 이사는 사임 후 유안타증권 사외이사로 합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페퍼저축은행의 이사회는 상임이사 1인, 그리고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다. 장 매튜 하돈 대표이사는 2013년 10월 선임돼 올해 10월 임기가 만료된다. 사외이사로는 △박영규 △진 마이클 재욱 △구본석 이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페퍼그룹 2년간 400억 유증…사임 여파는

마이클 찰스 컬헤인 이사는 그간 페퍼저축은행의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 영향력을 끼쳐온 것으로 알려졌다. 페퍼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최근 2년간 페퍼저축은행에 총 400억원을 지원했다. 2023년 5월 200억원을 증자한 데 이어 지난해 3월과 10월 각각 1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자본확충 덕에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말 BIS비율은 11.83%을 기록했다. 2분기 말(11.21%) 대비 0.62%p 상승했다. 금융당국은 BIS비율 권고치를 11%로 두고 있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의 경영 실적은 좋지 않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산 부실화로 경영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762억원의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자산(3조1943억원) 기준 7위다. 9월말 기준으로 2023년(5조7773억원)에는 6위, 2022년(7조1949억원)에는 4위였다.

최근 페퍼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권에선 이례적으로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2013년 페퍼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이다. 전 직원이 대상이며, 위로금은 기본급 1년치다.

마이클 찰스 컬헤인 이사의 사임이 이같은 상황이 맞물리다 보니 뒷말도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그룹 영향력이 상당한 인사가 경영상황이 악화된 자회사의 임원직에서 사임했다는 건 그룹 내 영향력이 축소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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