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7월 05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이 창사 이후 가장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2013년 호주계 금융기업 페퍼그룹이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페퍼저축은행으로 새로 태어난 이후 큰 위기 없이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왔다. 1700억원에 불과했던 자산이 6년 만에 3조원으로 불어났다.페퍼저축은행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전년 대비 30~40% 성장률을 기록하며 한때 '빅3' 반열에까지 올랐다. 이러한 빠른 성장이 가능했던 건 페퍼저축은행에 이식된 장매튜 대표이사의 '디지털 DNA' 덕분이었다.
늘푸른저축은행 인수 당시부터 지금까지 페퍼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건 장매튜 대표이사다. 장 대표는 미국 이민 1.5세대로 1990년대 초 미국에서 프라이빗뱅킹과 신용카드 세일즈 등 소매금융 경력을 쌓았다. 2000년 초반 귀국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에 입사한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직장인 신용대출 모델을 안착시켜 세일즈 능력을 인정받았다.
장 대표는 페퍼저축은행에 빅데이터 금융 모델을 접목 사세를 키워나갔다. 자체 모바일뱅킹앱인 '페퍼루'가 장매튜표 디지털 전략의 브랜드다. 이후 페퍼저축은행을 '디지털 페퍼'로 칭하며 천편일률적인 저축은행 세일즈 전략 속 차별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권 전체에 드리운 먹구름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개인신용대출 중단 사태로 자산 규모가 5위에서 6위로, 올해 1분기 말 7위로 모두 두 계단 떨어졌다. 작년 연간 순손실이 1000억원 넘으면서 저축은행업계 전체 순손실의 5분의 1을 차지하기도 했다. 상황이 나빠지자 신용등급까지 강등됐다.
페퍼저축은행의 디지털 DNA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장 대표는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진 마이클 재욱 셰어러블 에셋(Shareable Asset) 대표이사의 연임을 결정하며 인재 확보에 힘썼다. 진 이사는 블록체인 금융 전문가란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을 기반으로 하는 신용평가 모델 구축도 노려볼 만하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저축은행 사태 때보다 지금이 더 힘든 것 같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더 큰 위기에는 더 강력한 전략이 필요한 법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멈췄던 개인신용대출 영업을 재개했다. 그간 성장을 견인해왔던 디지털 DNA가 또 한 번 위기 극복의 열쇠가 될지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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