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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로 보는 CFO]여성 CFO 비율 10%, 유리천장 '여전히 두껍다'[코스닥]②오너일가 제외하면 여성 CFO→CEO 승진 확률 0%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04 08:16:13

[편집자주]

정보 투명성이 강조되는 시대에서 '신고업무를 책임지는' 상장사 CFO 역할은 해마다 중요해지고 있다. 금고지기에 불과하단 인식도 바뀌고 영향력과 존재감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CFO의 이력, 특징, 성향이 기업의 지금과 미래를 읽을 단초란 뜻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THE CFO는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이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 나아가 주요 기업의 CFO를 둘러싼 방침과 정책을 두고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8시2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다양성을 강조하는 시대를 살지만 여전히 국내 주요 기업 C레벨을 둘러싸고 있는 금녀의 벽은 공고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을 살펴보니 여성 CFO를 선임한 회사는 고작 2곳, 재무책임자 풀(Pool)을 통틀어도 7명에 불과한 게 일례다.

코스닥 주요 상장사의 경우 조사된 재무책임자의 약 10%가 여성임원이었다. 이 가운데 회사에서 공식 CFO로 세운 여성 인사는 7명이다. 코스피 상장사보다 성별 다양성 측면에선 진일보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다만 시야를 코스닥 여성 CEO로 넓혀 보면 또 다른 유리천장을 확인할 수 있다. CFO에서 CEO로 승진한 케이스는 전무했다.

◇여성 재무책임자 풀(Pool), 코스닥보다 빈약한 코스피

THE CFO는 2025년 1월 17일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150개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을 분석했다. 먼저 △거래정지 및 관리종목을 제외한 다음 △보고서 제출기한에 맞춰 2024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했거나 △그밖에 신고담당임원이 작성책임자로 기재된 보고서를 추가로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를 추렸다.

이어 △각 기업에서 동일인물이 재무총괄업무를 겸직하는 사례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CFO가 없거나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재무책임자로서 신고업무담당임원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산출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개 기업 재무책임자의 풀(Pool)을 살펴봤다.그 결과 해당 기업에서 CFO와 신고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임원은 총 156명이었다. 이들의 성별을 확인해보니 141명이 남자였고 나머지 15명이 여자였다.


비율로 따져보면 전체의 90.4%가 남성 임원, 9.6%가 여성 임원으로 재무책임자의 성비는 약 9 대 1이었다. 일부 코스닥 기업은 재무 임원의 부재로 직원급에 해당하는 팀장을 신고업무담당자로 세웠다. 다만 애초에 직원급 내부자가 공시책임을 지고 있는 모수가 적다보니 코스닥 재무책임자의 전체적인 성비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었다.

코스피의 경우 코스닥보다 더 극단적인 남초 흐름을 보였다. 300개 주요 상장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은 7명에 불과했고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CFO 직책을 부여한 임원은 2명밖에 없었다. 코스피 시총 상위 기업은 상당수가 대규모기업집단에 해당하고 업력도 오래됐는데 이에 따라 CFO를 한층 보수적인 관점에서 세우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스닥, 여성 CFO는 많지만 CEO로 눈돌리면 '또 다른 유리천장'

통상 CFO는 기업의 재무총괄이란 개념과 더불어 기업최고책임자인 CEO로 향하는 일종의 보직 관문으로도 해석된다. 상장사 CFO 가운데 여성 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상장사 여성 CEO 수도 많지 않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THE CFO가 주요 상장 기업을 살펴본 결과 코스피 및 코스닥 상위 기업도 이런 경향성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상장시장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다. 먼저 코스피 상위 300개 기업에서 여성 CEO를 선임한 곳은 총 7개로 전체의 약 3.5%였다. 각각 △네이버(최수연) △카카오(정신아) △LG생활건강(이정애) △호텔신라(이부진) △한국가스공사(최연혜) △매일유업(김선희) △한샘(김유진) 대표 등이다.

그리고 코스피 상위사에선 여성 CFO 숫자가 오히려 CEO보다 적었다. 2025년 1월 기준 LG유플러스(여명희 전무), OCI홀딩스(이수미 부사장) 단 두 명 뿐이었다. 전체 조사 기업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코스닥 시총 상위 150개 기업을 보면 신고업무를 담당하는 조사 대상 가운데 약 10%에 해당하는 15명이 여성임원이었다. 이 가운데 사내에서 공식적으로 CFO로 임명한 인물은 절반가량인 7명이다.

한글과컴퓨터는 조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대표와 CFO 모두 여성 임원이었던 점이 특기할 만하다. 각각 김연수 공동대표와 박미영 부사장이다. 임광은 로보티즈 부사장은 등기임원이자 신고업무담당임원으로 CFO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이나 실제 직책을 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스닥 상위기업이 코스피 상위사보다 여성 CFO 비율이 높다고 해서 임원 성비 문제에서 진일보됐다고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 먼저 코스닥 시가총액 150위까지의 주요 상장사 가운데 여성 CEO를 선임한 곳은 대주전자재료(임일지 사장)와 한글과컴퓨터(김연수 공동대표), 콜마비앤에이치(윤여원 공동대표) 세 곳뿐이었다.

심지어 앞서 코스닥 상장사 여성 CEO는 모두 오너일가에 속한다. 그리고 이들은 공개된 이력을 기준으로 볼 때 CFO를 거치지 않고 곧장 대표직에 올랐다. 이 지점을 바꿔 바라보면 코스닥 주요 상장사 기준 여성 임원은 오너일가가 아닌 이상 CFO에서 커리어 유리천장에 직면한다는 뜻이다.

대주전자재료, 한글과컴퓨터, 콜마비앤에이치 모두 오너 및 오너 2세의 연배를 감안하면 경영 승계하는 구도에 들어서면서 자녀가 대표직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주전자재료 최대주주는 임무현 회장의 아들인 임중규 부사장이다. 임 사장은 앞서 임 부사장의 누나이며 맏이다. 더불어 김연수 한글과컴퓨터 대표는 김상철 한컴 회장의 딸이다.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공동대표는 윤동한 콜마 회장의 여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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