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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지분 매각 끝 TCC스틸, 승계작업 본격화하나③경영권 방어 한계, 추가 매도 제한적…장남 지분율 4.38%, "승계는 정공법으로"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05 15:40:20

[편집자주]

철강 업계의 불황이 일상화되면서 회사의 미래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우리 회사는 괜찮을까. 하위공정에 자리 잡은 무수한 중견 철강사들 사이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이 깊게 확산되고 있다. 재무 전략을 수정하거나 반대로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투자, 나아가 지배구조 변화를 모색하는 등 여러 움직임이 감지된다. 더벨은 중견 철강사들의 사업 및 재무 현황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4일 16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주식이 시장을 뜨겁게 달군 몇 년간 투자자만 웃은 게 아니었다. 손봉락 회장을 비롯한 TCC스틸 특수관계인들도 대거 차익을 실현했다.

과거 워크아웃 당시 회사 정상화를 위해 떠안았던 개인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손봉락 회장의 지분율도 지배력 유지의 마지노선인 30%까지 떨어졌다. 차입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된 만큼 이제는 상속과 승계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단비된 이차전지 열풍, 워크아웃 상흔 '일부 해소'

2019년 이전, TCC스틸은 TCC동양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국내 최초로 주석도금강판과 니켈도금강판을 생산하며 빛났지만 씁쓸한 기억도 남긴 이름이다.

2015년 6월, TCC스틸이 산업은행 등에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다. 그해 상반기 889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상환 계획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핵심 이유는 자회사 TCC벤드코리아의 회생절차 개시 신청이었다.

이로 인해 사옥을 매각하고 TCC벤드코리아의 부채에 연대 보증까지 섰다. TCC벤드코리아가 회생절차에 들어가 채권자들이 보증채무 이행을 요구하면 TCC스틸도 위험했기 때문이다. 이에 오너 일가까지 나서 회사의 존폐 위기를 막기 위해 힘을 보탰다.

2015년 11월, 손봉락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당시 보유 지분의 33%에 해당하는 353만여주를 담보로 제공하며 재정적 부담을 떠안았다. 또, 그해 TCC동양이 단행한 유상증자에 손봉락 회장이 약 45억원 등 사재를 투입해 직접 자본금을 출자하기도 했다.

워크아웃의 여파는 이후에도 지속됐다. 2018년 12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결의로 공동 관리절차가 종결됐지만 손봉락 회장은 물론 장남 손기영 사장(사진)도 2021년까지 신영증권 등 금융기관에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며 그간의 재정 부담을 해소하느라 애썼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단비가 된 것은 2023년 시장에 불어닥친 이차전지 열풍이었다. TCC스틸의 니켈도금강판이 전기차 원통형 이차전지 케이스로 쓰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022년 1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023년 11월까지 5만~7만원대까지 치솟았다.

특수관계인의 지분 가치는 2020년 9월 말 460억원에서 2023년 9월 말 3090억원까지 급등했다. 손봉락 회장을 비롯한 일가도 지분을 매각했다. 손봉락 회장만 따로 봐도 2023년 한 해 동안 최고가 중간값인 6만원 기준 약 210억원어치인 35만주를 팔아 치웠다.
(TCC스틸 최근 5년 간의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30%까지 낮아졌다…"추가 지분 매각 없어, 승계 정공법 고려"

'금융적 희생'을 어느 정도 덜어낸 기회였다. 현재는 불황의 영향으로 주가가 2만원대로 하락했지만 2020년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3~4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특수관계인의 지분 변동을 고려하면 추가 매각은 쉽지 않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 2024년 9월 말 기준, 손봉락 회장의 지분율은 14.26%, 계열사 TCC통상은 7.03% 정도다. 특수관계인을 모두 포함한 전체 지분율도 30.83%까지 하락했다. 2020년 말 39.56%에서 10% 넘게 감소한 셈이다. 30%는 경영권 방어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시장에서는 이제 회사의 초점이 상속과 승계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손봉락 회장은 1950년생, 만 75세다. TCC스틸 대표이사로 경영을 이끌고 있는 장남 손기영 전사총괄 사장이 유력한 후계자로 자리 잡았지만 손 사장의 지분율은 4.38%에 불과하다.

상속의 움직임은 일정 부분 포착된 상황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 사장은 작년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사 주식 4만2830주를 공탁했다. 상속세 연부연납을 위한 납세 담보로 추정된다. 주식 증여는 공시 대상이므로, 공탁된 주식 외에도 현금이나 부동산 등 다른 형태의 자산을 증여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주식의 경우, 회사는 가업승계제도 등 세법상 인정되는 절차를 최대한 활용하는 ‘정공법’을 택할 방침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이자 TCC스틸의 2대 주주(7.03%)로 있는 TCC통상을 지배력 승계의 지렛대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TCC스틸 관계자는 "추가 지분 매각은 없다"며 "정공법을 기본으로 다양한 승계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출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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