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관세 태풍' 앞에 선 포스코, 일단은 '침착 모드' 유지"멕시코 공장 도금재, 전체의 극히 일부… 미국 상공정 투자 신중 검토"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05 14:47:20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시점에서 산업계의 최대 화두는 ‘관세’다. 트럼프 정권이 수입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를 현실화하면서 철강업계도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포스코는 일단 침착한 태도를 유지했다. 멕시코에 도금재 생산공장을 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직접적 타격을 입는다. 다만 이곳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한 만큼 앞으로의 관세 정책을 주시하며 시장 흐름과 미국 상공정 투자 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영업익 30% 꺾였지만…비교적 선방 평가
포스코홀딩스는 3일 오후 2024년 경영실적 발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포스코홀딩스에서 김승준 재무IR본부장, 최동용 경영전략실장, 김영규 재무실장이, 포스코에서 홍윤식 마케팅전략실장, 허종열 재무실장, 홍준영 무역통상실장이 참석했다.
이날 IR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철강 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지만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도 포스코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감지됐다. 포스코홀딩스에 따르면 사업회사 포스코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은 37조5560억원, 영업이익은 1조473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이 3144억원으로 61% 줄어든 것 등과 비교하면 비교적 선방한 셈이다.
자본시장 관계자들도 철강 부문의 이익 배경을 주목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이익을 냈다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 4분기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홍윤식 마케팅전략실장은 "경쟁사 대비 나은 실적을 낸 배경에는 해외 하공정 법인과 가공센터를 통한 고급 수요층 확보가 큰 역할을 했다"며 "다른 요인은 내수 시장에서 환율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며 손실을 일부 상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올해 1분기에는 환율 상승기에 수입된 원료를 사용한 제품이 판매될 예정이라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가 수익성 최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업황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으로 되살아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한 애널리스트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신년사에서 철강 사업의 원가 구조 혁신을 강조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허종열 포스코 재무실장이 마이크를 잡고 "고정비 절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우선 원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고가 원료 대신 저가 원료를 활용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원료비를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비비와 협력 작업비도 상당히 상승한 상태"라며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절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내 생산 도금재 전체 판매량에 극히 일부
다만 이날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포스코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멕시코산 모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재 포스코는 멕시코 타마울리파스에서 연속용융아연도금강판(CGL)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 생산된 도금재 등은 멕시코 현지 및 미국 남부 완성차 제조 공장으로 공급된다. 이에 한 애널리스트는 "포스코가 받을 영향을 어떻게 보느냐"고 질문했다.
홍윤식 마케팅전략실장은 "세부 관세 아이템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지켜보고 있다"면서도 "현재 멕시코 공장에서 만들어져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연 10만톤(t)으로 회사 전체 판매량의 0.00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철강에 관세가 부과될 경우 오히려 멕시코 내 철강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내 상공정 투자는 비용과 변동성이 커 다양한 옵션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직접적 피해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일단은 관세 정책을 면밀히 지켜보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관건은 앞으로다. 현재는 멕시코산 일부 품목에 한정됐지만 향후 수입산 철강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철강 쿼터제 확대 또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홍윤식 실장도 이러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시장 상황을 낙관할 여지도 남겼다. 그는 "올해 글로벌 철강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국제 통상 리스크로 인해 당분간 약보합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이며 "전 세계적인 통상 규제 강화로 중국 철강업계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구조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경우 하반기부터 시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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