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제국의 역습]삼성전자·애플과 어깨 나란히…'소미'에서 '대미'로①올해로 창립 15주년, 성장 거듭하며 스마트폰 '톱3' 등극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13 08:07:20
[편집자주]
'대륙의 실수' 샤오미에 붙었던 애칭이다. 보조배터리 등 가성비 제품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성능도 나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존재감이 그만큼 커졌다.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던 샤오미가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미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명실상부 중국 대표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우리나라 침공을 본격화했다. 샤오미의 한국 성장 전략과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5시5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전에 우리가 알던 샤오미가 아니다. 이제는 삼성, LG 등에서도 샤오미 행보를 가볍게 여길 수 없을 것이다."최근 만난 전자업계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샤오미를 위협적으로 평가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등 대기업 경영진도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중국 업체를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닌 대결 상대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올해는 샤오미, BYD 등이 연이어 한국법인을 세우면서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로보락, 에코백스 등이 중국 전자기기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일부 상쇄한 만큼 추후 파급력이 적잖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장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자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대륙의 '실수'에서 '자랑'으로 급부상
2010년 출범한 샤오미는 '좁쌀'이라는 뜻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로 시작한 초창기 좁쌀로 만든 죽을 먹으며 사업을 영위했다고 지은 사명이다. 대부분 중국 기업이 그렇듯 샤오미는 초반 가성비 좋은 휴대폰, 보조배터리 등을 내놓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다만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압도적이었고 해외에서는 샤오미의 인지도가 부족했다. 그런 샤오미가 위상이 달라진 건 2010년 중반 무렵이다. 샤오미는 2015년 전후 삼성전자가 중국에서 힘을 잃자 치고 올라왔다. 인도 등지에서도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10/20250210145522640.jpg)
2010년대 말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주춤하자 샤오미가 대세를 이뤘다. 오포, 비보 등과 중국산 스마트폰 확산을 견인했다. 노트북, 태블릿, 무선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모바일 기기는 물론 TV와 가전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제품 성능도 점차 향상되면서 '싼 맛에 산다'는 이미지도 옅어져 갔다. 과거 대륙의 실수로 불렸던 샤오미가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셈이다. 일각에서는 소미(小米)에서 대미(大米)로 커졌다고 평가할 정도다.
주력인 스마트폰의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세계 3위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약 14%까지 오르면서 양대산맥(약 18%씩)과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 톱5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에는 출하량을 전년 대비 16% 늘리기도 했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중남미, 중동, 아프리카에서 판매를 집중하면서 빠르게 확장 중"이라며 "플래그십 모델을 합리적인 가격에 내놓으면서 세계적인 불황 속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브랜드 파워가 강해진 샤오미는 중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영토 확장이 한창이다. 지난달 한국법인을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 총판을 처음 운영한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 특히 삼성, LG 등 세계적인 전자 공룡이 있는 우리나라에 상륙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관심을 받았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을 빠르게 수용하는 시장으로 샤오미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면서 "네이버 카페의 한 주요 팬 커뮤니티가 51만5000명 이상 회원을 보유한 만큼 강력한 한국 팬 기반을 갖고 있다. 이들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하고자 한국법인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애플보다는 삼성전자와 시장이 겹친다. 더욱이 샤오미는 안드로이드 진영으로 직접적인 경쟁자다. 또한 퀄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사용하는 부분도 공통점이다. 애플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세력을 넓힌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샤오미와 여기저기서 부딪치는 셈이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10/20250210144712584.jpg)
◇전기차까지 다루면서 연일 신고가
샤오미 기세는 증권시장에서도 두드러진다. 홍콩 거래소에서 샤오미는 7일(현지시간) 기준으로 42.45홍콩달러로 마감했다. 1년 전(12.70홍콩달러)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뛰었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을 넘어서는 수치다.
실적 측면에서도 작년 3분기 18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내면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바 있다. 4분기 역시 호성적이 예상된다.
샤오미는 2017~2023년 동안 연구개발(R&D) 비용을 연평균 35% 증대하면서 기술력 향상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드웨어에 더해 소프트웨어까지 강화하면서 중국판 애플을 노리고 있다.
상위 업체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 역량도 고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구글 등과 손잡고 'AI폰' 판도를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샤오미도 빅테크와 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국과 글로벌 전략을 다르게 가져가면서 내수와 외수 시장 모두 잡겠다는 의도다.
샤오미는 전기차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2021년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인 지난해 첫 전기차 모델인 대형 세단 'SU7'을 내놓았다. 올해는 첫 스포츠유틸리티(SUV) 전기차 'YU7'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 샤오미의 전기차 판매 목표는 30만대다. 현실화하면 작년(13만5000대)보다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레이쥔 CEO는 "SU7의 2024년 12월 인도량은 2만5815대로 테슬라 모델3(2만1046대)에 앞섰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샤오미 주가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https://image.thebell.co.kr/news/photo/2025/02/10/20250210152147664.jpg)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숨고르기' 그리드위즈, "올해 신사업 확대"
- [영상]올릭스, 릴리와 맺은 기술이전의 의미
- [i-point]탑런토탈솔루션, 2년 연속 5000억대 매출 달성
- [i-point]포니링크, 153억 전환사채 납입완료
- [i-point]스카이월드와이드, 디렉터스테크와 협업 본격화
- [딥시크 임팩트] 토종 AI 반도체, '홀로서기' 한계 직면
- [i-point]조광ILI, 대유 주식 5% 공개매수 추진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 하나마이크론, '기회의 땅' 베트남·브라질 사업 가속화
- [가전 구독의 시대] '렌털 강자' 코웨이, 대기업 참전 불안? '오히려 좋아'
- [밸류업 프로그램 리뷰]이마트, 공격적 주주환원 제시…주가 흐름 '화답'
김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딥시크 임팩트] 토종 AI 반도체, '홀로서기' 한계 직면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 하나마이크론, '기회의 땅' 베트남·브라질 사업 가속화
- [가전 구독의 시대] '렌털 강자' 코웨이, 대기업 참전 불안? '오히려 좋아'
- [딥시크 임팩트] LG의 자신감, 'R1급' 엑사원 연내 출시 예고
- [i-point] 엠케이전자, 중국법인 상승세 '매출 전년비 30%↑'
- [샤오미 제국의 역습]삼성전자·애플과 어깨 나란히…'소미'에서 '대미'로
- [트럼프발 반도체 생크션 리스크]한층 거세질 '레드 메모리' 공세, 한국 공습경보 확산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 '최한수 승계' 핵심인물
- [소부장 2세 시대 개막]하나마이크론, 지주사 전환 착수 '승계 물꼬 튼다'
- 삼성전자, 김한조 이사회 의장 후임에 '신제윤 주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