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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이 쏘아올린 작은 공]'더 이상 가성비 아니다' 중국산의 반격①로봇청소기 시장 접수, 종합 생활가전 브랜드 추진

김도현 기자공개 2025-05-08 13:08:33

[편집자주]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로보락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주요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면서 '로보락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등에 크게 앞서고 있다. 제품 가격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중국=가성비'라는 공식을 깼기 때문이다. 로보락의 성장 스토리와 상징성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로봇청소기계의 에르메스.'

중국 로보락에 붙은 별칭이다. 과거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은 싸구려 이미지가 강했다면 로보락이 로봇청소기 업계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해당 인식을 뒤집어놓는 모양새다.

화웨이, 샤오미, TCL, BYD 등 내로라하는 중국 빅테크들도 이같은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를 바탕으로 로보락은 로봇청소기를 넘어 종합 생활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고자 한다.

◇설립 이후 상승세 유지, 작년 급성장

중국 베이징에 소재지를 둔 로보락은 2014년 7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바이두 등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회사다. 초기부터 청소가전에 집중하면서 다소 정체된 로봇청소기 시장에 새 바람이 불게 했다.

초기에는 샤오미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고 대리 생산을 하는 등 역할에 그쳤다면 자체 역량을 확보하면서 독자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로보락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4000여명(올 4월 기준)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이들 중 절반 정도가 연구개발(R&D) 센터에 투입된다. 매년 매출 7% 이상 R&D 비용으로 쓰고 있다. 2023년에는 해당 금액이 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로보락은 2010년 말부터 존재감을 나타냈다. 로보락의 글로벌 매출은 △2019년 7057억원 △2020년 8000억원 △2021년 1조1200억원 △2022년 1조1000억원 △2023년 1조6000억원 △2024년 2조9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여파가 있던 2022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성장하는 추세다.

이처럼 로보락이 빠르게 클 수 있던 배경에는 해외 진출이 있다. 로보락은 기존 중국 기업들처럼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한국과 독일, 덴마크, 핀란스, 스웨덴, 노르웨이, 튀르키예 등 230개 이상 국가로 퍼졌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로보락은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22.3%(매출 기준)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우리나라 공략은 2020년 11월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본격화했다. 로보락 측은 "한국의 로봇청소기 시장 및 자사 시장점유율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를 기점으로 국내에서 몸집을 키웠고 2년 만에 로봇청소기 4대 중 1대를 로보락 제품으로 만들었다. 현시점에서는 점유율 50% 가까이를 확보한 상태다. 기대 이상의 제품 완성도에 더해 일찌감치 11번가, 지마켓, 쿠팡 등 이커머스 업계와 협업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해부터는 롯데백화점, 롯데하이마트, 스타필드, 아이나비 직영점 등에도 입점하면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로보락은 로봇청소기에 이어 무선청소기, 세탁건조기 등으로 영토를 확장 중이다. 기타 지능형 전자기기 등도 개발 중이다. 청소가전에서 머무르지 않고 스마트 가전 전반을 아우르는 제조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

*로보락의 'S9 맥스V 울트라'

◇가전 선두주자 삼성·LG전자도 '도전자 신세'

로보락의 선전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가격이다. 시리즈마다 상이하지만 올 2월 출시한 'S9 맥스V 울트라'는 출고가가 184만원(일반형 기준)에 달했다. 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비싼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큰데도 소비자들이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고 있는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하이마트 등 양판점에서는 삼성, LG보다 로보락 제품을 추천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전했다.

입소문이 타면서 로보락 한국매출은 매년 우상향하고 있다. 2020년 291억원에서 2024년 2414억원으로 8배 이상 뛰었다.

점차 커지는 로봇청소기 시장을 로보락이 장악하자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양사는 인공지능(AI) 가전 라인업에 로봇청소기를 포함하면서 '타도 로보락'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 직간접적으로 로보락을 저격하고 있다. 약점으로 꼽히는 보안 이슈가 타깃이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받으면서 로보락은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실태 점검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로보락은 스마트폰 국제표준단체(CSA)가 만든 통합 표준인 '매터'를 지원하는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와의 협업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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