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금융지주 밸류업은 지금]KB, 리딩금융 걸맞은 자사주 소각...CET1은 개선 여지②상반기 5200억 소각 결의, 단일 공시 기준 최대...안정적 자산 성장에 방점

최필우 기자공개 2025-02-13 09:55:50

[편집자주]

정부 주도 상장사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한 지 1년이 지났다. 금융지주는 기업가치 제고 공시와 주주환원 계획 발표를 충실하게 이행하며 상장사 중 가장 두드러진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 후에는 외국인 투자자 이탈로 부침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 지속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지주는 올해도 밸류업 기세를 이어가기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밸류업 프로그램 2년차를 맞아 진일보한 주주환원 정책과 보완이 필요한 영역을 금융지주별로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11시1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은 리딩금융 위상에 걸맞게 자사주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반으로 올 상반기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단일 자사주 소각을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금융지주 최초로 자사주를 매입·소각한 데 이어 규모 측면에서도 선구자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 '5조 클럽'에 가입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원 규모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강달러 대응에 약점을 노출하는 등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악화되면서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위험가중자산(RWA) 관리 의지를 보여주고 신뢰를 회복해야 밸류업 대장주 지위 사수가 가능하다.

◇1000억으로 시작한 소각, 5000억 넘었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52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을 결의했다. 매입 기간은 지난 6일부터 오는 5월 5일까지다. 매입 물량은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전액 사용된다.


KB금융은 금융지주 중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에 가장 적극적이다. 2016년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게 KB금융이다. 당시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에 부정적이었던 금융 당국 기조를 감안해 즉각 소각에 나서지 못했지만 2019년 12월 기취득 자사주 1000억원을 소각했다. 소각도 국내 최초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주춤했던 KB금융의 자사주 소각은 2022년 재개됐다.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500억원 규모로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 해부터 KB금융의 상하반기 자사주 소각이 정례화했다. 2023년 각각 2700억원, 3000억원 규모의 소각이 진행됐고 지난해에는 2월 3200억원, 7월 4000억원 규모의 소각 결의에 이어 10월 1000억원이 추가됐다. 연간 기준으로 8200억원까지 소각 계획을 발표할 정도로 주주환원 규모를 키웠다.

이번 5200억원 규모의 매입·소각 결의는 KB금융이 자사주 정책을 시행한 이래 단일 공시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7월 발표한 4000억원 규모의 매입·소각보다 1200억원 많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의 82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도 큰 금액이다. 2024년 경영실적을 기반으로 신한금융은 5000억원, 하나금융은 4000억원, 우리금융은 1500억원 규모의 매입·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금융지주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내는 '리딩금융' 입지를 지키는 것을 전제로 실적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주주환원 정책도 국내 최고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CET1비율 33bp 하락, RWA 증가 영향

역대 최대 규모 매입·소각에도 불구 시장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순이익 5조원을 넘어섰고 비은행 계열사 성장 잠재력을 입증한 만큼 더 큰 규모의 주주환원이 있을 것으로 본 시각도 있었기 때문이다. 실망감이 반영되면서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6일 주가가 6.7% 하락했다.

자사주 정책 규모가 더 커지지 못한 요인으로 CET1비율 후퇴가 꼽힌다. KB금융 CET1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51%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13.84%에 비해 33bp 하락했다. 신한금융(13.03%), 하나금융(13.13%), 우리금융(12.08%)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분기 하락폭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4bp, 하나금융은 4bp 하락해 선방했고 우리금융은 7bp 개선했다.

환율 급등으로 RWA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CET1비율 하락폭을 축소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KB금융은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자산 및 장외 파생상품 증가 영향으로 RWA가 9조8000억원 늘었다. RWA 증가로 인한 CET1비율 하락 폭은 38bp다. OCI 변동 등을 통한 CET1비율 개선은 3bp에 그쳤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환율 상승 및 RWA 증가로 인한 CET1비율 하락 영향이 22bp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하나금융은 환율 상승 등 이례적 요인에 의한 RWA 증가로 CET1비율이 64bp 하락했으나 경상 RWA 관리 노력으로 55bp를 만회했다. 우리금융은 환율 영향으로 CET1비율이 38bp 하락했으나 자산 리밸런싱으로 33bp를, OCI 변동으로 21bp를 만회했다.

금융지주 연간 경영실적 발표에서 애널리스트들은 주주환원 규모의 척도인 CET1비율에 가장 큰 관심을 뒀다. 특히 CET1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RWA 관리가 미흡할 경우 관련 설명을 요구하는 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주주환원율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RWA 관리 역량과 의지를 입증하는 게 KB금융의 과제로 남았다. 꾸준한 CET1비율이 뒷받침 돼야 실적 뿐만 아니라 밸류업 측면에서도 리딩금융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다.

나상록 KB금융 상무(CFO)는 "자본비율과 연계된 밸류업 방안은 지속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인위적으로 자산을 감축하기보다 안정적으로 자산 성장을 이어가면서 주주환원을 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