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2세 시대 개막] 하나마이크론, '기회의 땅' 베트남·브라질 사업 가속화③존속회사·신설회사 별도 관리, 2030년 양국 매출 2.5조 목표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14 13:07:11
[편집자주]
1990년 말~2000년대 초 벤처붐 시기에 토종 신생기업이 대거 등장했다. 당시 정보기술(IT)의 발달, 세계 기술주 시장의 동반상승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이 본격 확산되면서 대기업 계열사의 협력사가 연이어 설립된 것이다. 이후 2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했다. 1세대 소부장, 팹리스 업체들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행보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1일 15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마이크론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진 해외 사업이 반등하는 분위기다. 상승세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베트남과 브라질 법인을 각각 신설회사 하나마이크론과 존속회사 하나반도체홀딩스(지주사 가칭) 아래에 두기로 했다.두 법인의 성격이 다른 점을 고려한 움직임이다. 베트남은 한국 본사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후공정 외주(OSAT) 분야가 주력이다. 브라질은 외부 업체로부터 받은 웨이퍼를 가공해 자체 브랜드화한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분리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협업 '박장', 해외 고객 모색 '박닌'
하나마이크론 베트남 법인은 박장사업장과 박닌사업장으로 나뉜다. 당초 박장은 삼성전자를 타깃으로 했으나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후공정 자동화에 나서면서 외주 물량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박장 1~2공장을 합쳐 매월 2억개 생산능력(캐파)을 확보했으나 고객이 없으면 무용지물이었다. 이를 채워준 것이 SK하이닉스다. 2021년 당시 양사는 2027년까지 D램 및 낸드플래시 후공정 사업협력 및 외주 임가공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간 납품물량이 삼성전자 위주였다면 이를 계기로 SK하이닉스와 협업이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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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 공장이 현재 캐파 절반가량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 메모리(HBM) 양산에 집중하면서 예상보다 물량이 나오지 않은 영향이다. 이에 대해 하나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물량 및 가격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닌은 지문센서 라인 등이 운영 중이나 가동률이 높진 않다. 국내(아산)나 브라질 물량을 이곳에서 처리하는 방안 또는 신규 고객 확보를 노리고 있다.
올해 베트남 법인은 중국 이슈, 계약 조율 등으로 인해 성장할 전망이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베트남 매출은 2023억 2억8000만달러에서 2027년 9억5000만달러, 2030년 12억달러를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박장, 박닌은 기존대로 하나마이크론이 보유하게 된다. 아산 공장에서 가동 중인 패키징 및 테스트 라인과의 시너지를 지속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동철 하나마이크론 대표는 "박장은 SK하이닉스 웨이퍼 받아서 패키지부터 모듈까지 일관되게 생산하는 곳"이라며 "아산에서 하던 컨벤셔널 패키지 물량을 이관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춰 글로벌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베트남 법인 추가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간이 남아있어 캐파 확장이 필요할 시 충분한 설비를 반입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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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등 브랜드 사업 글로벌화 추진
브라질은 하나마이크론이 일찌감치 진출한 지역이다. 2009년부터 15년 이상 법인을 운영 중이다. 다만 현지 법적 이슈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브라질 경제 시스템 및 인프라가 미비했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브라질 산업계가 발전을 이룬데다 하나마이크론 내부적으로도 해법을 찾아간 영향이다.
이 대표는 "브라질 정부에서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지원이 늘었다"면서 "전공정에서 후공정까지 세제혜택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전까지 하나마이크론은 브라질에서 반제품을 받아 완제품으로 가공한 뒤 판매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아닌 하나마이크론 이름으로 반도체를 파는 브랜드 사업이다. TV, 모바일 등에 탑재되는 메모리 모듈이 대표 품목이다.
과거 SK하이닉스 웨이퍼만 받았다면 3~4년 전부터 삼성전자 웨이퍼도 조달하고 있다. 이는 고객 다변화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와 레노버, 델 테크놀로지스 등이 거래처다. 2023년을 기점으로 매출 증대라 이뤄지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브라질 법인 매출을 2023년 1억3000만달러에서 2027년 4억달러, 2030년 5억달러까지 키우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 브라질을 넘어 해외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브라질 자회사인 하나일렉트로닉스(HE)와 HT마이크론은 하나반도체홀딩스 자회사로 둔다. 하나마이크론이 OSAT에 집중하는 동시에 브라질 관련 투자나 사업 전개를 지주사에 관리해 업종별 최적화 전략을 용이하게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브라질 쪽은 유통망 확대와 고객사 확보가 필요해 네트워킹이 중요 추가적인 투자 판단도 수반된다. 미국 정부 정책 변화 등 변수도 상존한다. 이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특별 관리하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궁극적으로 베트남과 브라질 법인 경영 효율화가 실현되면 각각 매출 목표 달성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2030년 국내 법인을 제외하고도 연간 17억달러(약 2조5000억원)를 벌어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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