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ard Match up/네이버vs카카오]창업자 리스크 속 엇갈린 이사회[구성]네이버, 이해진 의장 복귀 예고… 카카오, 오너 지배력에 흠집
이우찬 기자공개 2025-02-21 08:11:5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에는 뛰어난 개인 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하지만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중요한 척도다. 기업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3시4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IT 플랫폼 양강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창업자 행보가 엇갈렸다. 네이버는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가 이사회 의장 복귀를 예고했다. 카카오의 김범수 창업자는 2022년 3월 등기임원에서 사임한 뒤 미등기임원으로 있다. 그 사이 사법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아 경영 공백이 이어지고 있다.창업자 리스크는 이사회 내 사내위원회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카오는 CA협의체, 준법과신뢰위원회 등을 설치하며 리스크 최소화에 전사 전력을 기울여왔다. 반면 네이버는 이사회 중심으로 경영을 일원화한 모습이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복귀, 재판받는 김범수 경영 차질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GIO는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이사회에 복귀한다. 2017년 의장 자리에서 내려온 뒤 7년 만의 복귀다. 이사회 구성원도 바뀐다. 최수연 대표가 재신임을 받게 됐고 채선주 대외/ESG정책 대표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2017년부터 네이버 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은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은 이사회 구성원으로 활동을 이어갈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 IT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성장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이사회 경영의 운전대를 이 GIO에게 맡긴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창업자 카드를 앞세워 미국 빅테크 중심으로 판이 짜여 있는 인공지능(AI) 생태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네이버 이사회는 이해진 GIO, 최수연 대표 중심으로 진용을 갖추게 됐다.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변대규 비상무이사는 이 GIO 복귀로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이다. 사외이사는 노혁준 서울대 로스쿨 교수, 변재상 전 미래에셋증권 대표, 이사무엘 인다우어스(Endowus) 창업자에 이어 이번에 신규 선임될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전공 교수로 꾸릴 전망이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 ESG 경영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국민연금은 네이버 최대주주다.
카카오의 경우 현 이사회에서 오너 김범수 창업자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사내이사 3명은 정신아 대표 겸 CA협의체 공동의장,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협의체준법지원팀장이다. 사외이사 5명은 윤석 숙명여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사장, 최세정 한국광고학회 회장, 차경진 한양대 경영대학 경영정보시스템전공교수, 박새롬 울산과학기술원 산업공학과 조교수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있다.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을 맡고 있으나 이마저도 정신아 대표가 맡고 있는 상황이다. 김 창업자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다.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카카오 경영에 힘을 온전히 쓰기는 어려운 상황으로 평가된다.
김 창업자는 2022년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2023년 11월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으로 경영에 복귀했지만 사법 리스크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카오 이사회 밖 'CA협의체'·'준법과신뢰위원회' 가동
이사회 안팎의 위원회 구성도 창업자 리스크가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이사회의 리스크관리위원회 중심으로 위험을 관리하는데 반해 카카오는 계열 협의체를 두고 있으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위원회를 설립한 게 특징이다.
네이버는 이사회 안에 감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리더십&보상위원회, ESG위원회 등 5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ESG위원회를 제외하고 4개 위원회 모두 외부 독립이사로 구성했다.
카카오는 이사회 소위원회로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 ESG위원회 등 4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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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이사회와 별도로 그룹 차원의 콘트롤 타워인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를 운영한다. 경영쇄신위원회, 전략위원회, ESG위원회, 책임경영위원회,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회 등 5개 위원회와 협의체총괄, 재무총괄 체제로 구성돼 있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외부 독립된 기구로 카카오의 주요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법, 윤리적 문제에 관해 사전 검토한다. 이사회 내 ESG위원회와 준법과신리위원회 등 2중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내부 기구인 CA협의체는 계열사 경영을 그룹 차원에서 관리·감독하기 위한 기구인 셈이다.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준법 경영을 고도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CA협의체가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유사하고 준법과신뢰위원회는 삼성의 준법감시위원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에는 CA협의체, 준법과신뢰위원회 등과 같은 별도 조직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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