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엘앤에프 재무 진단]'고의? 부주의?' IR자료 속 차입금 1.3조, 실제론 수천억 누락유동성CB·EB 등 누락…엘앤에프 "총차입금 아닌 은행차입금, 설명 추가할 것"

이영호 기자/ 이호준 기자공개 2025-02-17 07:50:36

[편집자주]

전기차 시장 둔화(캐즘) 충격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소재 기업들의 곳간이다. 그럼에도 엘앤에프는 수조원을 투입해 양극재 증설과 수직 계열화 투자를 강행해왔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투자까지 추진하며 확장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적자 확대와 차입 부담 속에서 재무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이 같은 불안 속에서 엘앤에프는 계획한 대규모 투자를 실현할 수 있을까. 더벨이 재무와 사업 전반을 면밀히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3일 14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엘앤에프가 최근 배포한 IR자료에 실제보다 축소된 차입금을 안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미 회사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 콜까지 마친 상황이다. 누락된 금액이 대규모인데다, 차입금은 투자자들이 회사 평가에서 중요하게 살피는 수치란 점에서 치명적 오류란 지적이다.

회사 측에선 해당 금액이 총 차입금이 아닌 은행차입금 관련 수치라고 해명했다. 또 투자자 오해를 막기 위해 추후 각주 등 부연설명을 추가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하지만 다수의 외부 투자자들이 보는 IR자료에 총 차입금이 아닌 은행차입금만을 별다른 설명도 없이 기재한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고의냐 부주의냐를 두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엘앤에프는 지난 5일 '2024년 4Q 경영실적 현황'을 IR자료로 배포했다. 같은 날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이 열렸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 콜에선 실적 부진에 대응한 엘앤에프의 재무 대응책 등이 다뤄졌다. 이차전지 업황 둔화로 실적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무구조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총 차입금 규모는 회사 경영에 가중되는 부담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이날 엘앤에프 IR자료 내 요약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차입금은 1조3711억원이다. 통상적으로 차입금에는 장·단기차입금, 유동성장기차입금, 유동성전환사채(CB), 유동성교환사채(EB), 리스부채 등을 합산해 기입한다.

그러나 엘앤에프 IR자료의 차입금에는 유동성CB와 유동성EB, 리스부채가 빠진 은행차입금 관련 수치만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IR의 차입금 항목이 은행차입금이라는 안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를 두고 업계 및 자본시장 관계자 등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특히 IR에 나서는 상장사가 은행차입금만 발라낸 금액을 차입금으로 적었다는 사실에서 의문은 더 커진다. 기업체 재무 담당자 등을 포함한 여러 재무 전문가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기업 관계자는 "차입금에 대해 별도 설명이 없다면 총 차입금을 기입한다"며 "은행차입금만 차입금이라고 적어놓는 건 상식적이지 않고, 투자자들의 오판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오해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엘앤에프의 정확한 총 차입금 규모는 2024년 감사보고서가 나와야 정확히 알 수 있다. 현 시점에선 대략적인 추론만 가능한데 총 차입금은 1조원 후반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차입금은 1조8810억원이다. 다만 분기보고서에는 리스부채에 대한 언급이 없어 해당 금액은 제외된 숫자다.

여기에 엘앤에프가 지난해 말 싱가포르거래소에서 EB 1700억원가량을 우선 회수한 터라 연말 기준 총 차입금은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점을 감안하더라도 총차입금은 IR자료의 은행차입금보다 수천억원이 더 크다.

자본시장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IR 자료에 포함됐을 것으로 인식되는 CB 등을 제외하고 은행차입금만을 차입금이라고 표시한 건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회사에 대한 시장과 투자자의 신뢰도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자충수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더벨은 엘앤에프 측에 IR자료 내 차입금 규모가 실제보다 작은 이유를 질의했다. 회사 측에선 "IR자료의 차입금 1조3711억원은 현재 당사가 보유한 전체 차입금 총액"이라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후 더벨이 구체적인 수치를 근거로 제시하며 총 차입금이 맞는지 확인을 재차 요청하자 엘앤에프 측은 당초 입장을 정정했다.

엘앤에프 측은 "IR자료엔 장단기 차입금과 장기차입금 세 가지만 포함한 은행차입금 관련된 수치"라며 "추후 당사 IR팀에서 표현의 오해가 없도록 각주 등 부연 설명을 첨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가 최근 공개한 IR 요약 재무상태표(출처 : 엘앤에프)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