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배터리 재무점검]'연속 적자' 엘앤에프, 재고소진·회전율저하 '이중고'⑧재고자산회전율, 4년만에 4회 아래로…손익 정상화 키 '재고 관리'
김동현 기자공개 2025-02-05 13:44:17
[편집자주]
'제2의 반도체'라 불리며 한국 산업을 이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히던 배터리 산업이 혹한기를 지나고 있다. 그룹의 지원을 등에 엎고 전방위 투자에 나섰던 국내 업체들은 성장 침체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예상보다 더딘 전기차 전환 흐름과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가올 미래 성장기를 기다리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더벨이 배터리 산업을 이루는 주요 업체의 재무 상황을 되짚어보며 그룹 차원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03일 15시35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양극재 제조업체 엘앤에프는 2023~2024년, 2년 연속 연간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손익의 위험요소인 재고자산을 감축했지만 재고자산이 매출로 변화하는 속도를 의미하는 재고자산회전율도 4년 만에 4회 아래로 떨어지며 업황 둔화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엘앤에프는 2020년대 들어 전기차 시장의 개화와 함께 보유 재고자산을 급격히 불렸다. 2020년까지 1000억원 내외 수준이었던 보유 재고자산이 2021년 2616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듬해에는 제품, 원재료 등 재고자산의 주요 평가항목을 크게 늘리면서 그 규모가 합산 1조2000억원 규모로 급증했다.
2년 연속 보유 재고자산을 급격히 늘렸음에도 재고자산회전율은 오히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됐다. 재고자산 총액이 2000억원을 넘어선 2021년에는 회전율이 4.9회로 5년 사이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재고자산 총액이 1조원선을 돌파한 2022년에도 4.7회라는 높은 수준의 재고자산회전율을 유지했다. 보유 재고가 매출로 인식되는 속도가 그만큼 빨라 호황기를 누렸다는 의미다. 재고자산이 1000억원대였던 직전 2년간(2019~2020년) 회전율은 2회 수준이었다.
높은 회전율에 힘입어 매출과 수익성도 대폭 확대됐다. 2019~2020년 3000억원대였던 매출 규모는 2021년 1조원 바로 아래인 9708억원으로 늘었고 이듬해에는 4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매출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2020년 0.4%에서 2021년 4.6%, 2022년 6.9% 등으로 올라갔다.
그러나 호황기는 오래가지 않으며 엘앤에프는 불어난 재고자산을 감축하는 데 집중해야 했다. 엘앤에프는 원재료를 직접 조달하는 비사급 비중이 35% 정도로 나타나는데 원재료 시세가 매입 당시보다 떨어지면 그만큼 재고자산평가손실로 반영돼 수익성도 떨어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이 본격화한 2023년, 엘앤에프는 3분기까지 흑자(누적 582억원)를 유지했지만 4분기 재고평가손실(2503억원)을 인식하며 그해 연간 적자(-2223억원)로 돌아섰다. 재고자산회전율이 4.0회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1조원을 웃도는 재고자산의 절반가량을 원재료(5074억원) 항목이 차지해 그 평가손실분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에 회사는 손익 정상화의 핵심 열쇠로 재고관리를 들며 감축에 돌입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 총액은 8005억원으로 3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고가 원재료 소진에 집중하며 재고를 떨어냈지만 회전율이 2020년(2.7회) 이후 4년 만에 4회 아래인 2.5회로 내려가며 매출 규모는 축소됐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5421억원이며 연간으론 2조원에 못 미치는 1조9075억원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 규모는 5102억원에 이른다.
연간 적자를 낸 2년 동안 부채비율도 200%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다. 2019년 이후 150% 내에서 부채비율을 관리하던 엘앤에프는 최근 연이은 적자로 자본금이 감소했고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255%로 최근 10년간 최고치를 찍었다.
회사 측은 수익성 부진의 원인이던 재고자산 리스크를 올해 중에 해소해 손익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올해 영업이익률 목표치로 2%를 제시하며 점진적으로 과거 호황기 시절로 이익률을 되돌려놓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재고자산 관리 및 사급 비중 확대 등 내실 경영 전략이 로드맵의 기반이 된다.
중장기적으로 이익률을 7%까지 높이는 과정에서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비중 확대 등 매출 성장 목표 외에 원재료 관리를 주요 경영 전략에 포함했다. 비사급 비중을 10% 아래로 떨어뜨려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수익성 변동 위험을 해소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재고관리를 위한 가동률의 경우 현재 50% 미만으로 유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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