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재무 부담' 롯데쇼핑, 소액주주 실질적 개선책 촉구②현금 유입 없는 자산 재평가 '물음표', 수익성 개선 효과 가시화 필요
정유현 기자공개 2025-02-19 07:53:04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4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 소액주주연대가 주주 제안에 나선 배경으로 약한 재무 체력도 꼽힌다.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로 인해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흘러나왔다. 업황 악화에 따라 이익률이 감소하는 상황에 대규모 M&A 및 점포 리뉴얼 등에 대한 투자가 지속된 결과다.지난해 롯데쇼핑은 기업가치 제고 방안의 일환으로 조달 전략을 다변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자산 재평가 등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사업적으로는 주요 자회사의 실적 턴어라운드와 해외 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액주주 측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실질적인 재무 개선 방안 제시를 통한 주가 부양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성장 동력 마련 위한 투자 여파 재무 악화, 재무구조 방안 제시 촉구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최근 롯데쇼핑에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1월에 주주 서한을 보내 주주행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소액주주들을 모아 주주제안서를 작성해 롯데쇼핑에 제출한 것이다. 주주제안서가 적법한 절차를 밟아 작성이 된 건이라면 롯데쇼핑은 정기주주총회에 관련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
소액주주의 타깃이 된 것은 재무 부담 여파도 있다. 롯데쇼핑은 명실상부한 국내 유통 선도 기업이다. 하지만 이커머스의 등장과 소비 패턴 변경 등으로 유통업 전반이 변화하는 흐름에서 이익률이 하향세를 탔고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현금을 투자하기 시작했다.
2019년 회계기준 변경과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손상차손 발생에 따른 순손실이 지속됐다. 롯데쇼핑이 영업활동 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빼고 잉여현금흐름(FCF·여윳돈)을 남겼지만 장부상 적자 여파로 롯데쇼핑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롯데쇼핑은 현금을 쌓아두지 않고 재투자 자원으로 활용했다. 비효율 자산 매각도 병행하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의 30~50% 수준을 CAPEX 투자에 활용했다. 회계적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돈을 못 버는 점포를 폐점 시켰고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매장 리뉴얼을 통해 이익 쌓기에 나섰다.
M&A도 쉬어가지 않았다. 2021년 IMM PE(IMM 프라이빗에퀴티)가 가구업체인 한샘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롯데쇼핑이 2595억원을 출자했다. 롯데하이마트도 500억원을 보탰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외부 조달에 나섰고 이후 한동안 차입금 상환을 통해 재무 관리에 나섰다. 최근엔 오프라인 투자를 위해 다시 차입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국내 신용평가사가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롯데쇼핑의 재무 상태를 살펴보면 총 차입금은 15조1580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49% 수준이다. 9월 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90%로 계산된다. 이 같은 재무 상황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우려감을 표한 것이다.
부채에 따른 금융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5년 동안 이자 비용과 기준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기준금리가 1.25%대였던 2019년 4912억원을 이자로 냈다. 2023년 금리가 3.5%로 오르면서 5954억원의 이자 비용을 감내했다. 작년 3분기까지 4668억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개선되고 있지만 최근 5년간 1배 미만이 유지되고 있다.
재무 건전성 강화를 위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자산 재평가도 추진했다. 다만 소액주주 측은 자산 재평가 효과가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부족하다는 입장을 냈다. 실제 현금이 유입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소액주주 플랫폼이 주주 제안서 발송 전 작성한 주주 서한을 살펴보면 "롯데쇼핑이 보유한 토지의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실질적인 가치의 상승 또는 현금의 유입이 없는 재무 구조 개선 방안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올지는 다소 의문스러운 지점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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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재평가 실시로 부채 비율 하락, 수익성 개선 작업 '필수'
자본시장에서는 자산 재평가 자체보다 이후의 전략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개선된 재무 지표를 토대로 수익성 강화 작업을 추진해야 장기적인 재무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작년 말 기준 자산재평가 결과를 보면 기존 8조2680억원이었던 토지장부가가 17조7350억원으로 상향됐다. 9조4665억원이 증가해 기존 대비 2배 이상 토지 자산이 증가했다. 이에 롯데쇼핑은 재평가잉여금 7조1795억원을 인식했다.
이에 따라 2024년 말 기준 128.6%로 낮아졌다. 3개월 새 약 61.8%포인트가 감소했다. 다만 자산을 재평가하면 장부가와 세무상 기준 가액이 차이가 나면서 이연법인세부채가 발생한다. 작년 말 기준으로 부채 총계가 늘었지만 자본 증가분이 더 컸기에 결과적으로 부채 비율은 낮아졌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향후 조달 시 금리를 낮추고 유리한 조건을 선점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제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도 롯데쇼핑이 자산 재평가로 재무 구조가 일부 개선된 점은 인정하고 있다. 다만 자산재평가 과정에서 발생한 7450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이 반영되면서 1조원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상태다. 이에 따라 ROE(자기자본수익률)가 하락한 상황이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산 재평가는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할 것"이라며 "향후 조달금리 하향과 저수익 자산 구조조정 등을 통한 실질적인 손익 개선이 뒤따를 때 기업가치 제고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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