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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 제국의 역습]삼성·LG 본토 진출, '차이나 디스카운트' 해소 관건③로보락 활약 이후 인식 변화, 중국 전자기업 '한국 러시' 불가피

김도현 기자공개 2025-02-21 09:20:05

[편집자주]

'대륙의 실수' 샤오미에 붙었던 애칭이다. 보조배터리 등 가성비 제품으로 이름을 알렸는데 성능도 나쁘지 않았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존재감이 그만큼 커졌다. 자국 시장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우던 샤오미가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미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명실상부 중국 대표 테크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법인을 설립하면서 우리나라 침공을 본격화했다. 샤오미의 한국 성장 전략과 국내 산업계에 미칠 영향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09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거 '메이드 인 차이나' 상품은 싸구려, 짝퉁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대부분이었다. 일부 개선된 포인트가 가성비였다. 아직 품질은 다소 떨어진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로보락, 에코백스 등의 로봇청소기가 인식을 뒤집어놓았다. 로보락의 경우 '로봇청소기계 에르메스'라 불릴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중국산에 대한 인식 변화는 현지 기업들의 우리나라 침투를 가속화했다. 샤오미가 총판을 운영한 지 9년 만에 한국법인을 세운 것도 이러한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시장 노리는 레이쥔, 강점과 약점은

샤오미를 창업한 레이쥔 회장은 오래전부터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스마트폰 분야의 롤모델이자 넘어서야 할 경쟁국이어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카메라 등 주요 부품을 조달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예전과 다른 위상의 샤오미지만 한국과의 관계는 여전하다.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법인 설립을 공식화한 배경이다. 당시 샤오미는 △고품질 △합리적인 가격 △보증된 서비스라는 3가지 가치를 내걸었다.

그간 가격적인 부분을 제외하면 소비자가 샤오미 기기를 구매할 명분이 부족했다. 특히 플래그십 모델 선호도가 높은 국내 고객 특성을 고려하면 한국은 샤오미가 공략하기 어려운 지역이었다. 사후서비스(A/S) 등까지 미비했기에 더욱 관심 밖이었다.

그럼에도 샤오미는 보조배터리,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생활반경 안으로 들어왔고 점차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로봇청소기 등이다. 추후 생활가전, 전기차 등도 국내 마케팅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잠재 위협대상임은 분명하다. 일단 성능 격차가 예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발전이 뚜렷하다. 각종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르는 사례가 늘었다.

*샤오미코리아 설립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는 조니 우 사장

한국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약점으로 지적받은 A/S 부문에서 개선이 예상된다. 샤오미는 올 상반기 국내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직영 A/S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 샤오미는 매장 위치를 검토하는 단계로 체험, 구매, A/S 등을 한 공간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할 방침이다. 추후 매장 확대도 예고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 한국을 첫 번째 그룹에 포함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조니 우 샤오미코리아 사장(사진)은 "한국 사용자의 수준 높은 요구와 선호를 깊이 이해한다. 이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라며 "초기에는 일부 사용자가 공식 보증 없는 샤오미 제품을 구매하면서 A/S를 받지 못하는 등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 (샤오미코리아 설립을 통해) 고객서비스 센터를 운영하는 등 관련 문제를 신속 정확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정적으로 중국 디바이스를 둘러싼 인식 변화가 지각변동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오면서 단순 가성비만 내세우는 것이 아닌 국산 제품과 정면 대결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가전 등 점유율 하락이 우려되는 지점이다.

로보락, 에코백스가 그랬던 것처럼 샤오미가 중국 전자업계 진입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사 BYD가 샤오미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법인을 만든 것이 대표적이다.

변수는 정부 정책이다. 최근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중국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 제재에 돌입했다. 수년 전 미국이 화웨이를 노골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샤오미도 견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추가 관세 등도 트럼프 행정부의 공세도 부정적이다.

◇샤오미 국내 협력사, 기회인가 위기인가

샤오미의 한국 내 활약은 국내 전자업계에서도 화두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연계된 기업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샤오미 부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샤오미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와도 거래 중이다. 다만 삼성전자향 부품이 더 고부가인 점을 고려하면 샤오미의 영향력 확대가 마냥 반갑지 않을 수 있다.

샤오미 공식 파트너사 에이루트에는 기회다. 에이루트는 샤오미 총판을 지원해왔다. 샤오미코리아와도 연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에이루트 관계자들은 샤오미코리아 기자간담회에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조니 우 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현지 서비스 역량 강화, 한국 산업 리더들과 강력한 파트너십 구축 등 다방면으로 이뤄질 예정"이라며 적극적인 활동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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