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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포트폴리오 분석]삼성중공업, 시동 걸린 '묵직한 한방' 해양플랜트⑥방산 없이도 뚜렷한 경쟁력…미국발 중국 경쟁사 제재에 '독주'

허인혜 기자공개 2025-02-19 07:37:18

[편집자주]

2025년에도 조선업 호황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호황의 수혜가 모든 조선사에게 공평하게 돌아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70년대·00년대 찾아온 1·2차 슈퍼사이클과는 다르다. 선박의 폭이 넓어진 만큼 글로벌 수요와 공급도 부문별로 분산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공통적으로 저가 수주 시대를 끝내고 고마진 선박으로 도크를 채웠지만, 그 과정을 거치며 각자의 세부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따라서 이번 호황기 선종별 수주량을 예측하고 각사별 주요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면 기업의 미래도 엿볼 수 있다. 더벨이 국내외 기관과 업계가 조망한 조선업계 수주 전망을 살펴보고 각사별 포트폴리오 대응 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13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독특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수선은 건조하지 않고 해양플랜트 부문을 간판으로 내세운다. 최근 조선업계 주가 상승은 상선 호황기와 방산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삼성중공업의 주가도 지난 1년간 우상향했지만 포트폴리오 특성 때문에 오름세는 경쟁사만큼 가파르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특성을 근거로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전망을 밝게 본다. 사업의 방향타를 급하게 돌리기보다 성실하고 꾸준하게 포트폴리오를 바꿔온 곳이라는 평가다. 업황이 변화하면서 이제 삼성중공업이 치고나갈 타이밍이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독점적 위치를 구축한 가운데 유일한 경쟁자였던 중국의 조선사는 설자리를 잃었다.

◇독보적인 해양플랜트 매출·영업이익 비중

삼성중공업의 매출 기준 수주잔고 흐름을 보면 매년 해양플랜트 사업이 1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시추설비와 생산설비의 비중은 전체의 15%를 기록했다. 2023년에는 시추설비가 7%, 생산설비가 9%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도 수주잔고의 10%를 생산설비가 채웠다.

수주와 매출액은 시간차를 두고 반영되지만 결국 매출액을 좌우하는 건 수주잔고다. 삼성중공업은 조선과 해양의 매출액 비중이 8대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해양플랜트의 매출 비중이 높은 편이다. HD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말 기준 해양플랜트 매출 비중은 전체의 4.48%였다.

수익성도 차이가 난다. 삼성중공업은 조선과 해양의 실적을 합산해 공개하고 있지만 증권가 리포트 등을 참고하면 해양 부문의 영업이익률 10%를 목표하고 있다.

올해 가이던스로 영업이익률 6%를 제시했는데 해양 부문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와 소형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ZLNG) 3기 프로젝트가 전체 마진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해양부문에서 마이너스(-) 영업이익을 냈고 한화오션이 1% 미만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수주잔고를 보면 2021년 시추설비 28억달러, 생산설비 11억달러를 기록했다. 2022년 시추설비 28억달러, 2023년 시추설비 22억달러와 생산설비 3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말을 기준으로 생산설비 30억달러를 수주해 뒀다.



◇미-러·중 제재에 경쟁자 사라진 FLNG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프로젝트를 독점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유일무이한 경쟁사로 꼽힌 중국 조선사가 미국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사들도 해양플랜트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평년 건조·인도 수량을 보면 점유율 에서나 경험 면에서 삼성중공업이 앞선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러시아 유관 기업을 제재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위슨(Zhoushan Wison Offshore) 조선소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러시아에 LNG 모듈을 납품한 경력을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국 제재 강화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투자전문가들도 삼성중공업의 독보적인 위치에 주목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리포트를 통해 "사실상 신조 FLNG는 삼성중공업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봤다. 한국투자증권 등도 같은 분석을 내놨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 수주 목표로 40억 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해양 부문 수주 가이던스로는 25억 달러를 전망했었다. 모잠비크 Coral Sul 2호기 25억달러, 미국 Delfin 1호기 15억달러만 충족해도 목표치를 채운다.


◇'고선가 프로젝트 믹스개선'은 공통분모

해양플랜트뿐 아니라 상선 부문의 포트폴리오도 개선 중이다.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의 믹스 개선도 지속하고 있다. 호황기 전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수주 척수가 비등했다면 최근에 가까워질 수록 LNG선 비중이 컨테이너선을 앞서고 있다.

지난해 누적 수주를 보면 LNG선이 85척, 컨테이너선이 32척이다. 호황기 직전이었던 2021년에는 같은 기준 LNG선이 55척, 컨테이너선이 46척으로 나타났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LNG선의 신규 수주량이 컨테이너선을 넘어서면서 누적 차이를 키웠다.

2021년에는 컨테이너선을 44척 신규 수주하는 동안 LNG선은 22척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2024년에는 LNG선이 22척, 컨테이너선이 4척으로 차이를 벌렸다. 수주 척수가 줄어든 것은 선별 수주를 이어간 데다 초대형(VL) 선박의 비중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VLEC 3척, VLA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올해 수주도 LNG선으로 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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