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21일 08시23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올해 주주총회에서 행보가 갈린 총수다. 이 GIO는 7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한다. 2019년 삼성전자 사내이사에서 빠진 이 회장은 검찰 상고로 이사회 복귀 시점이 미뤄졌다. 이 회장은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해 오너 책임 경영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질 때까지 삼성전자 경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오너가 꼭 이사회에 참여해야 할까. 국내외 여러 상장사 이사회를 취재하면서도 쉽게 답하기 어려운 물음이었다. 오너가 이사회에 들어가 책임 경영을 실천한다고 경영 성과가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주름잡는 SK하이닉스 이사회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없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미등기 임원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도 혁신과 선도 기술은 피어난다.
상장사 사외이사에게 들은 에피소드에 힌트가 있었다. 그는 이사회에서 오너 경영인이 제안한 안건에 반대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이사회 구성원들도 몇 년 동안 동고동락하면 동료의식이 생긴다. 그래도 사외이사이기에 할 말은 한다.
그는 절충안을 내 오너 경영인이 심사숙고하도록 했다. 예컨대 해외 법인을 신설하고, 오너 자녀를 법인장으로 보내는 안건이 올라왔을 때 우려되는 점을 짚은 뒤 이를 해소할 보완책을 논의하는 쪽으로 의사 결정을 이끌었다. 해당 안건은 해외 법인 세부 활동을 이사회가 서면으로 보고받고, 일정 기간 매출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조건을 달아 통과시켰다.
사외이사는 경영진이 오너에게 하기 어려운 직언을 외부 시선으로 해줄 수 있는 전문가다. 그런 사외이사들이 모인 이사회는 여러 분야 전문가에게 고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이 회장의 등기 이사 복귀를 조언하는 이유 중 하나로 삼성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책임 있는 오너 경영인이 이사회에 들어와 귀를 열 때, 이사회는 가감 없는 의견이 오가는 '대나무 숲'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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