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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케미컬, 실적 우상향 뒤엔 '모·자회사 사업 조화'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①나이키 등과 거래, 안정적 매출 기반...동성화인텍, 'LNG선 훈풍'에 최대실적

정명섭 기자공개 2025-03-06 07:11:10

[편집자주]

석유화학은 반도체, 자동차 등과 한국의 수출을 떠받친 핵심 산업이었다. 그러나 중국·중동발 공급과잉, 글로벌 수요 둔화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에 봉착했다. SK와 롯데, LG 등 주요그룹 화학사마저 수천억원대 손실을 기록할 정도다. 그럼에도 꿋꿋한 기업들이 있다. 업황 둔화가 무색할 정도로 탄탄한 실적을 기록 중이다. 특정 분야에서 확고한 강점을 보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더벨은 석유화학업계의 숨은 강자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성그룹의 중견화학사 동성케미컬은 업계의 구조적 불황 속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거두고 있다. 본업인 신발창용 폴리우레탄수지 사업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덕에 견조한 판매량이 유지되고 있다. 연결매출에서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 동성화인텍도 LNG 운반선 수요 훈풍에 따른 초저온 보냉재 공급 확대로 실적 증대에 힘을 보탰다.

◇캐시카우 신발창 소재 사업 견조...글로벌 브랜드가 안정적 실적 기반

동성케미컬은 작년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 2953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 늘었고 영업이익은 10.4% 증가했다.

지난해 컴포지트 사업부 매각, 고부가 사업 재편을 위한 설비 철거 등으로 사업 규모가 일부 축소된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동성케미컬은 2023년 4월 고부가가지 제품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기 위해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설비의 70%를 철거했다.

주력 사업인 신발창용 폴리우레탄수지 사업이 버팀목이 됐다. 이는 폴리우레탄수지로 신발의 미드솔(중창)을 생산·판매하는 사업이다. 연결매출의 약 38%, 별도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주요 고객사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수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다. 나이키는 40여년간 거래하고 있는 고객사다. 에어조던, 에어맥스 등 나이키 신발 라인업 80%에 동성케미컬 제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눌렸을 때 바로 튀어오르는 물성과 가벼운 무게 등이 동성케미컬 제품의 경쟁력이다.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이 아직 더딘 상황이지만 글로벌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덕분에 일정 수준으로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성케미컬의 최근 5년간 별도 실적을 보면 연간 영업이익이 50억원대에서 290억원 사이, 영업이익률은 1.8~5.5% 사이를 오갔다. 실적 변동성이 낮다고 볼 순 없으나 국내 주요 일부 석유화학사가 2022년을 전후로 적자 전환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이익을 냈다.

◇동성화인텍, LNG선 훈풍에 이익 고공행진

연결기준 실적 성장세가 더 돋보인다. 동성케미컬은 작년 3분기 연결매출(누적) 7602억원, 영업이익 6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8% 줄었으나 영업이익은 11% 올랐다. 이 추세라면 작년 영업이익은 2008년 출범 이래 최대치를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연결매출에서 54.15%(2024년 3분기 기준)를 차지하는 계열사 동성화인텍의 성장 덕분이었다. 동성화인텍은 LNG 운반선용 초저온 보냉재를 생산하는 회사로 2009년 12월 동성그룹에 편입됐다. 당시 동성홀딩스는 화인텍 지분 약 34%를 481억5000만원에 인수했다. 현재 동성케미컬이 보유한 동성화인텍 지분은 39.91%다.

동성화인텍은 2018년만 해도 영업손실(58억원)을 기록한 회사였지만 이후 매년 실적이 급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조선사들의 LNG 운반선 수주가 늘어난 영향이다.


동성화인텍의 주력제품인 LNG 운반선용 초저온 보냉재는 천연가스를 낮은 온도에서 액체상태로 저장하기 위해 꼭 필요한 소재로 화물창 제조에 쓰인다. 국내 LNG 운반선 보냉재 시장은 동성화인텍과 한국카본이 양분하는 과점 시장이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모두 동성화인텍의 고객사다.

동성화인텍의 보냉재 수주 잔고는 2017년 508억원에서 2020년 2322억원, 2021년 7476억원, 작년 3분기 말 2조3567억원까지 늘었다. 이는 4년치 물량에 해당한다. 작년 한해에만 70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가 추가됐다. 선박 수로 따져보면 2022년 20척 규모에서 현재 34척까지 물량이 늘었다.

동성화인텍의 보냉재 사업을 포함한 PU단열재 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전체의 94.7%에 달한다. 덕분에 동성화인텍의 작년 실적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동성화인텍은 지난해 매출 5798억원, 영업이익은 481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각각 12.7%, 24.9% 증가한 수치다.

동성케미컬 연결실적은 앞으로도 본업보다 동성화인텍이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2022~2023년에 수주했던 물량이 실적에 반영된다. 하나증권은 올해 동성화인텍의 영업이익이 2024년 대비 42.1% 증가한 704억원일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 말까지 HD현대중공업(LNG선 화물창용)과 현대삼호중공업(LNG 및 에탄 화물창용), 삼성중공업(LNG 추진선용) 등에 각각 초저온 보냉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는 데 이에 대한 외형 확대도 계속된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선박 배출가스 규제, 에너지효율 강화 등의 규정이 갈수록 강화하는 점도 호재다. 새로운 환경 규제 하에 낮은 등급을 받은 선박의 운행이 제한되면 친환경 연료 선박인 LNG 운반선에 대한 수요·발주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자국 LNG의 수출을 확대하려는 점 또한 LNG 선박 수요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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