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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정책 리뷰]자회사 '메가코스' 덕 본 토니모리, 주주환원 재개2023년 적자 탈출 후 2년 연속 흑자, 6년 만에 오너가도 배당 수혜

정유현 기자공개 2025-03-06 07:58:19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17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세대 로드숍 토니모리가 글로벌 시장의 K뷰티 훈풍을 타고 2년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내부적으로 세운 매출과 영업이익 가이던스에는 미달했지만 자회사 '메가코스'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이 1년 새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를 기반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6년 만에 배당을 재개한다.

배당 재개가 자본시장에서 주주 정책 강화의 출발점으로 해석되지만 주가로 본 투자자들의 반응은 제한적이다. 단순한 배당 지급을 넘어 주주환원의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구체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년 연속 외형·내실 잡았다…2018년 이후 배당 실시

토니모리는 이사회를 열고 1주당 12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배당 총액은 28억6831원으로 시가배당률은 1.6%다. 작년 3월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결의로 배당기준일을 정하도록 정관을 바꿨다. 현금 배당 결정과 함께 이사회는 배당 기준일을 2025년 3월 31일로 정했다. 3월 29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토니모리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769억9585만원, 영업이익 121억208만원, 당기순이익 165억884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17.1%, 25.8%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455% 뛴 수치다.

지난해 토니모리가 더벨에 밝힌 매출과 영업이익 가이던스 계획은 각각 1800억원, 180억원이다.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5년 연속 외형 확장과 내실 다지기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6.8%로 2016년 이후 최대치다.


지난해 토니모리의 호실적을 이끈 건 채널 다각화 전략 덕분이다. 팬데믹 이후 자체 로드숍을 축소한 대신 올리브영 등 H&B스토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채널을 다변화했다. 다이소에서는 전용 브랜드인 '본셉'을 출시하면서 품절 대란을 일으켰고 지속적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에 매장을 오픈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렸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과거 마련해둔 기반을 발판 삼아 신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미국 내 미니소(MINISO) 전점, 노스트롬 렉(Nordstrom rack) 270개 매장에 신규 입점하면서 보폭을 넓혔다.

자회사 메가코스도 호실적의 일등 공신이다. 토니모리는 2017년 중국발 리스크로 실적이 악화되자 화장품 제조의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며 돌파구를 마련했다. 화장품 제조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메가코스를 설립했다. 화장품 OEM·ODM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용기, 제품 제조, 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화장품회사로 도약하는 준비에 나섰다.

글로벌 시장에서 메가코스의 고객사인 인디 브랜드가 인기를 끌며 생산 공장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난해 메가코스의 외부 고객사 물량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설립 초기부터 화장품 신생기업 및 중소 규모 기업과 거래를 맺은 전략이 빛을 본 것이다.

메가코스는 작년 3분기까지 매출 444억433만원, 당기순이익 22억5116만원을 기록했다. 4분기가 뷰티 업계 성수기인만큼 고객사들의 주문량이 늘어서 연간 기준 500억원을 돌파했을 가능성이 있다. 100% 자회사인 만큼 토니모리 연결 실적에 메가코스 성과가 반영되면서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흑자전환 후 수익 기반 확보, 주주환원 점진적 확대 '기대감'

토니모리가 적자 고리를 끊어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시기는 2023년이다. 약 30억원대 순이익을 올렸고 이익잉여금이 연결 기준 44억원 정도 쌓여있었지만 배당보다는 운영자금과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2년 연속 이익을 내면서 안정적으로 수익 구조가 안착됐다는 판단하에 주주가치 제고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도 이전 마지막 배당은 2018년 회계연도다. 코스피에 상장한 해인 2015년 첫 배당으로 1주당 300원을 주주들에게 돌려줬지만 이후 실적이 하락세를 타며 배당금도 줄었다. 2016년 1주당 230원, 2017년 1주당 50원, 2018년은 일반 주주에게는 100원, 대주주는 50원을 받는 차등 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165억원이 넘는 순이익이 발생하면서 배당을 재개한 것이다.

다만 배당 재개가 주가를 크게 움직이지는 못했다. 실적과 배당 결정 내역을 공개한 27일 종가는 1470원 오른 9280원이다. 전일 공시가 장 마감 전인 3시 24분에 발표나면서 주가가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으나 한한령 해제 관련한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주가는 전일 대비 220원 내린 90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토니모리의 대주주는 작년 3분기 말 지분 27.81%를 보유한 배해동 회장이다. 2대주주는 12.6%를 보유한 정숙인 태성산업 대표이자 배 회장의 배우자다. 이 외 주요 주주는 자녀인 배진형 본부장과 배성우씨다. 각각 6.3%를 보유하고 있다. 오너 일가도 오랜만에 총 15억3000만원 규모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회사 메가코스 실적 개선 효과로 구조적인 실적 상승 가능성이 커지면서 배당을 재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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