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정책 리뷰]배당 오히려 줄이는 에쓰오일, '샤힌 프로젝트' 때문일까널뛰는 당기손익 변동 등 여파… 대규모 프로젝트 시작 후 TSR 마이너스 전환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10 08:06:08
[편집자주]
분기·연간 실적 발표 때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기업이 발표하는 배당정책이다. 유보 이익을 투자와 배당에 어떤 비중으로 안배할지 결정하는 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의 핵심 업무다. 기업마다 현금 사정과 주주 환원 정책이 다르기에 재원 마련 방안과 지급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주요 기업들이 수립한 배당정책과 이행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1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2022년 시작한 '샤힌 프로젝트'는 총 9조원을 들여 울산광역시에 180만톤의 에틸렌 생산시설을 생산하는 초대형 투자다. 기로에 선 정유업계가 그러하듯 에쓰오일은 투자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기업 경쟁력 제고에 사활을 걸고 있다.최근 국내 주요기업이 너나할 것없이 밸류업에 나서며 배당을 늘리는 추세를 유독 에쓰오일이 거스른다. 성장동력 확보를 겸한 광폭 투자 때문만은 아니다. 정제마진 하락 등 업황 악화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이 널뛰기를 시작하는 2010년 후반 들어선 50%에 달했던 배당성향이 줄기 시작하더니 2023년엔 20% 수준까지 내린 이유다.
◇50% 웃돌던 배당성향 어디가고 '30% 지나 20%'
에쓰오일은 코스피 대표 고배당 종목이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보통주 배당을 단행하지 않았던 2020년도 있지만 2007년과 2008년엔 순익보다 더 많은 배당금을 집행하기도 했다. 앞서 순손실이 난 2020년과 감사보고서 확정 전인 2024년을 제외하고 직전 20년간 배당성향을 산술평균한 값은 58%다. 전통적인 '배당맛집'인 셈이다.
에쓰오일은 2000년대 이후엔 등락은 있으나 대체로 50% 내외의 배당성향을 기록해왔다. 이런 배당성향은 2008~2011년 아로마틱콤플렉스(2조5000억원), 2014~2018년 잔사유고도화·올레핀다운스트림 설비(RUC·ODC, 4조8000억원) 등을 구축할 때도 유지되던 공식이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에쓰오일의 배당성향은 후퇴하기 시작했다.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50%를 넘던 에쓰오일의 배당성향은 1조원을 상회하던 에쓰오일의 당기순익이 부침을 거듭한 것과 관련이 있다. 2018년 이에 에쓰오일은 그해 배당총액으로 874억원을 집행해 배당성향이 33.9%로 내려앉았다.

30% 중반대의 배당성향만 놓고 보면 여전히 당시 코스피 상장사 평균(30.3%)보다는 높은 수치다. 그러나 에쓰오일이 2000년대 이후 줄곧 고배당주에 손꼽혀왔고 과거 보이던 배당성향과 놓고 비교하면 수치가 급락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2007~2008년 벌어들인 순이익의 이상을 배당으로 집행해 배당성향이 100%를 웃돈 적도 있다.
◇투자 문제가 아니다 '줄어든 수익성', 주가·배당 직접 영향
에쓰오일이 유독 샤힌프로젝트 앞에서 배당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비단 투자 규모가 큰 뿐만은 아니다. 2000년 후반부터 약 10년 간은 역시 7조원을 쏟아붓는 투자 과정에서도 에쓰오일의 50%를 상회하는 배당성향은 변함이 없었다.
배당성향이 본격적으로 후퇴하기 시작한 2018년 이후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1조원을 넘던 에쓰오일의 당기순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조단위를 다시 회복한 경우도 있었지만 추세적으론 장기적인 하락곡선을 보인다. 일례로 2018년 배당금으로 874억원을 집행해 약 34%의 배당성향일 때 에쓰오엘의 당기순익은 2580억원에 불과하다.
이후 에쓰오일은 배당성향은 줄곧 30%대를 기록했다. 2020년엔 순손실이 발생하며 배당을 하지 않을 걸 고려해도 △2019년 35.73%, △2021년 32.1% △2022년 30.4% △2023년 20.85%등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다.
앞서 2000년대 후반 시작한 약 7조원 규모의 투자가 마무리된 이후 에쓰오일은 배당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당초의 고배당성향을 버리고 '30% 이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그나마 이마저도 샤힌프로젝트 투자가 시작된 이후엔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낮췄다. 현재 에쓰오일이 시장에 제시하는 배당성향은 20% 이상이 목표다.
에쓰오일은 고배당주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주가까지 하방압력을 받는 중이다. 에쓰오일의 경우 별도 자사주 매입·소각 활동이 없다. 배당을 기반으로 하는 총주주수익률(TSR)로 주주환원의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데 배당성향이 20%로 감소한 후 에쓰오일의 TSR은 줄곧 감소세다. 2023년부턴 본격적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였다.
조단위 수익이 난 2022년의 경우 시총이 1년 사이 약 6000억원 준 대신 역시 6000억원이 넘는 배당총액 덕분에 간신히 양의 TSR을 유지했따. 세부적으로 TSR 3.7%를 기록할 수 있었다. 반면 2023년엔 같은 기간 시총이 9조3219억원에서 7조8358억원으로 떨어졌고 총배당금은 1980억원에 불과해 -13.8%의 TSR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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