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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 밟는 홈플러스]카드값 3800억 미뤘는데…우회조달 수단 막히나신영증권 통해 유동화…신용도 연계 구조화등급 하향 예고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05 08:02:22

[편집자주]

'메가푸드마켓' 전환을 통해 반등을 도모하고 있던 홈플러스가 결국 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영업실적 부진이 장기화 되는 가운데 중단기적으로 재무 구조 개선 여력이 크지 않아 신용평가사로부터 등급이 하향 조정된 것이 트리거로 작용했다. 금융 구조 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만 고객들에게 브랜드 신뢰도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더벨은 홈플러스의 영업 현황과 재무 상황, 향후 대응 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드이용대금 채권 유동화는 당장 현금 유출이 아쉬운 기업에게는 최고의 우회 조달 수단이다. 홈플러스도 현금 사정을 고려해 유동화증권 투자자가 회사 대신 카드값을 먼저 납부하는 카드대금채권 유동화를 적극 활용해왔다. 지금까지 쌓인 카드값만 약 3800억원에 이른다.

구조화금융 등급 역시 회사 신용도와 연계돼 평가된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개시에 따라 단기 신용등급이 D등급까지 떨어지면서 앞으로 카드대금 유동화를 통한 조달 기간 유예는 어려워졌다.

◇지난달 말까지 신규 유동화 지속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카드대금 채권 유동화 잔액은 약 3800억원으로 파악된다. 특수목적법인(SPC)인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와 에스와이플러스제이차가 현대카드, 롯데카드와 카드대금 채권 유동화 참가계약을 맺어 줄곧 유동화증권을 발행해왔다.

홈플러스의 유동화 조력자는 신영증권이었다. 신영증권은 2023년 1월부터 에스와이플러스제일차를 통한 유동화 주관을 맡았다. 구매전용카드대금 채권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도록 이끌었다. 발행과 상환 과정을 거쳐 현재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달 25일에도 3개월 만기로 820억원을 신규 유동화했다.

카드대금 채권을 유동화한다고 해서 홈플러스에 직접 현금이 유입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홈플러스가 4000억원에 육박할 정도로 유동화를 실시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유동화증권 투자자가 현대카드와 롯데카드에 카드값을 대납해주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3개월 가량 만기를 늦춘 뒤 추후 카드이용대금과 수수료를 함께 납부했다. 부채비율이 오르지 않고 수천억원을 마련할 수 있으니 단기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다.

◇A3- 하락 때부터 유동화 '적신호'

하지만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말 단기 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하며 단기 조달에 위기감이 돌았는데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마자 서울회생법원의 개시 결정이 나오면서 단숨에 D등급까지 낮아졌다.

현재 홈플러스가 활용하고 있는 에스와이플러스제일·이차의 구조화 신용도는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신용평가 양사로부터 모두 'A3(sf)'로 평가 받았다. 카드이용대금 의무를 부담하는 홈플러스와 거래상대방인 현대카드·롯데카드 신용도를 모두 반영한 등급이다. 하지만 홈플러스 신용도가 급전직하하면서 구조화 등급 역시 낮아질 전망이다. 단기 신용도가 하락한다면 이를 반영해 새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

구조화 등급이 떨어졌는데 신규로 담을 투자자는 찾기 힘들다. 주된 우회 조달 수단이었던 카드이용대금 채권 유동화를 활용하기 어려워진 이유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지난달 말 단기 신용도 하락이 이뤄졌을 때부터 홈플러스가 차환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여긴다.

한국기업평가는 "A3-로 하향했을 때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유입과 보유자산을 고려해 급격한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했다"며 "정상적인 영업 지속 가능성을 밝혔음에도 채무불이행 사태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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