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사이언스 IPO]동물실험 대체 수요 증가, CRO 겨냥한 '돈 버는 바이오텍'신소재평가 솔루션 '오디세이' 작년 매출 20억, 올해 글로벌 확장 집중
정새임 기자공개 2025-03-10 08:41:5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기기술에 불과한 오가노이드는 돈을 벌 수 있을까. 치료제를 겨냥한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국내 대표 주자로 정평이 나 있다. 더욱이 이미 '돈 버는 바이오텍'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 주목된다.자체 확립한 오가노이드 기술로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신약 후보물질의 효능을 평가하는 솔루션을 장착했다. 국책과제로 시작한 효능평가 수주가 지난해 본격화하며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실적을 뒷받침하는 주사업으로 자리잡았다.
또 위탁연구(CRO) 영역을 함께 가져가면서 IPO를 완주할 수 있었다. 제약바이오뿐 아니라 화장품 등 타 산업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확장성이 강점이다.
◇동물실험 대체 '오가노이드', 지난해 9건 신규 계약
IPO를 앞둔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지난해 매출액 20억원, 영업손실 1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23% 증가했고 영업손실이 이어졌다. 오가노이드 기술로 차세대 재생치료제를 개발 중인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매년 연구비로 100억원가량의 손실을 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매출 증가세다. 3년 전만 해도 3억원 정도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23년 16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해에는 20억원대로 들어섰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의 신소재평가 솔루션 수주가 늘어난 덕분이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2021년 국책과제로 5억원 규모의 약물평가 첫 수주를 따냈다. 후속 계약은 2023년 본격화 했다. 2023년 2건의 추가 국책과제에 이어 2024년에는 개별 기업들과 계약을 맺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8건의 개별계약과 1건의 국책과제 수주가 이뤄졌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개발한 신소재평가 솔루션 '오디세이(ODISEI)'는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로운 효능평가 솔루션이다. 신약 개발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시험 전 동물을 대상으로 효능과 독성 등을 평가하는 동물실험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인간과 실험동물은 유전적, 면역시스템 등 종 간 차이를 보여 임상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는데 한계가 있다. 실험동물에 대한 윤리의식 강화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방안을 강구하는 움직임도 커지는 추세다.
오디세이는 성장인자와 사이토카인, 바이러스 등을 이용해 동물실험을 대체하른 새로운 실험법을 제시한다. 장기유사체로 불리는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인체 장기와 유사한 심장, 피부, 뇌, 간, 췌장 등을 만들어낸다.
대표적으로 피부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탈모를 유도한 탈모 모델, 장 오가노이드에 미세수입줄을 이용해 세균을 주입한 장내 미생물 모델 등이 있다. 기존 시험법으로는 정확한 효능 평가가 어려웠던 질병을 중심으로 신소재 효능을 정확히 예측해준다는 콘셉이다.
◇화장품 수요 급증에 수주 활발, 글로벌 확장 원년
오디세이 솔루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국내사를 중심으로 약물평가 계약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평가 소재와 항목, 오가노이드 제작 복잡성 등에 따라 계약금액은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특히 한 번 계약을 맺은 파트너사의 추가 계약 비율이 높아 매해 계약이 증가하고 있다.

고무적인 부분은 지난해 처음으로 글로벌 기업과 계약을 맺은 점이다. 글로벌 계약이 늘어난다면 더 큰 규모의 계약을 기대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올해를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독일에 자회사 람다 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현재도 글로벌 기업과 오디세이 계약 논의를 진행 중이라 전해진다.
오디세이 솔루션은 비단 제약바이오 분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2023년까지만 해도 제약사 중심으로 수주가 이뤄졌지만 작년부턴 화장품 기업 문의가 늘어났다. 화장품 산업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으며 동물 윤리 의식이 특히 높은 분야다. 오디세이 솔루션이 진입하기 좋은 환경이다.
새치모델 평가, 모공분석법 개발과 평가, 발모, 미백 등 다양한 화장품 평가를 위한 계약 체결 및 논의가 이뤄졌다. 건기식 분야에서는 새로운 유산균 발굴 등을 위한 오디세이 활용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는 오디세이로 2027년 매출액 100억원을 예상했다. 오가노이드 효능평가는 글로벌에서도 시장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규모가 크지 않지만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한 오디세이 수주 계약을 올해 본격적으로 확장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독일, 미국, 베트남을 중심으로 오디세이 솔루션 영업을 진행한다.
재생치료제는 빨라야 2028년 글로벌 2상이 완료될 수 있고 기술이전(L./O)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오디세이의 존재가 오가노이드사이언스를 지탱하는 기반이 된다. 아직 기술이 무르익지 않아 사업성 입증이 힘든 영역임에도 오가노이드사이언스가 IPO의 높은 장벽을 넘을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유종만 오가노이드사이언스 대표이사는 6일 열린 IPO 간담회에서 "아직 20억원 매출로 갈 길이 멀지만 오가노이드 소재로 사업화를 진행해 우수 회사들과 트랙 레코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한국뿐 아니라 베트남, 독일, 미국 지사를 통해 해외 마케팅과 영업망을 구축했으며 스케일업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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