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모티브, 14년째 현금흐름 흑자 '무차입 경영'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②현금성자산 4000억 첫 돌파…차입금의존도 0% 유지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10 13:41:40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6일 14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NT그룹의 주력 사업인 자동차 부품을 영위하고 있는 곳은 SNT모티브다. 글로벌 전기차 보급 확산에 발맞춰 구동 모터 납품이 늘어나면서 그룹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일찌감치 전기차 중심의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생산 효율을 높여 탄탄한 수익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다.SNT모티브는 2011년부터 순차입금이 마이너스(-) 상태인 실질적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구동 모터 기술의 지위를 앞세워 우수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한 덕분이다. 특히 작년에는 처음으로 현금성자산 4000억원을 넘어서며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비율을 지키는 근간이 됐다.
◇늘어난 투자에도 현금흐름 개선…순차입금도 '마이너스'
SNT모티브는 본업에서 높은 수익성을 자랑하며 탄탄한 재무를 쌓아온 곳이다. 글로벌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수년째 호황이 이어지면서 현금 유입이 풍부해진 영향이다. 특히 SNT모티브는 보수적인 재무 전략을 구사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 대응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SNT모티브는 지난해 매출 9689억원과 영업이익 981억원을 거뒀다. 이는 2023년 매출 11363억원과 영업이익 1166억원 대비 소폭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길어지면서 주요 고객사인 GM의 볼트EV 단종에 따른 수요 감소를 겪은 탓이다.

하지만 SNT모티브의 현금흐름은 오히려 2023년보다 개선됐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운전자본 규모를 줄인 영향이다. 불필요한 지출을 줄여 수익 대비 현금창출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실제 SNT모티브의 운전자본 규모는 2023년 2022억원에서 지난해 1880억원으로 내려왔다. 매출채권이 91억원, 재고자산이 74억원 줄었다.
이에 SNT모티브의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2010년부터 14년째 플러스(+)를 시현했다. 지난해는 2023년보다 87억원 늘어난 1372억원으로 집계됐다. OCF 중 회사에 실질적으로 들어온 현금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2023년 920억원에서 지난해 1275억원으로 늘어났다.
자본적지출(CAPEX)과 배당금 지급분 등을 제한 잉여현금흐름(FCF)도 2012년부터 해마다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는 2023년보다 CAPEX 규모를 약 30% 키웠지만, 같은 기간 FCF는 277억원 늘어난 712억원을 기록했다.
SNT모티브는 우수한 현금창출력에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총차입금이 2900만원인데 반해 단기금융상품 등을 더한 현금성자산은 4708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은 수년째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SNT모티브의 부채비율은 25.6%, 차입금의존도는 0%에 수렴했다.
유동비율도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SNT모티브의 유동비율은 391%를 기록했다. 2023년 말 363.4%에서 소폭 상승했다. 이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1년 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유동자산)이 단기차입금을 포함한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보다 3.91배 많다는 의미다.
◇탄탄한 수익에 주가도 반등…무상증자도 '긍정적'
SNT모티브 주가는 올해 초부터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본업에서 수익 구조를 입증받은 데 이어 올 1월 무상증자를 단행하며 주주환원 의지까지 보인 영향이다. 탄탄한 재무를 바탕으로 자본잉여금을 활용해 유통 주식수를 늘려 거래량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SNT모티브는 자본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전입한 뒤 신주를 발행해 기존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무상증자를 택했다. 보통주 1191만7136주에 대해 1주씩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했다. 특히 자기주식 270만6000주는 신주배정에서 제외해 자기주식 비율이 18.5%에서 10.2%로 줄어드는 소각 효과도 발생했다. 전체 발행 주식 수는 2654만 272주로 증가했다.
이에 SNT모티브 주가는 강한 반등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12일 52주 최저가인 2만1569원을 기록한 이후 올 1월 20일 52주 최고가인 2만9476원까지 뛰어 올랐다. 이달 6일 장중에도 2만5900원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2018년 이후 지속적인 배당 상향과 자사주 매입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목표주가도 상향 조정됐다. 지난달 SNT모티브 목표주가를 다시 살펴본 증권사는 4곳이다. IM증권과 DB투자증권은 기존 목표주가를 상향해 각각 3만4000원과 3만2000원을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처음으로 제시한 목표주가를 3만7000원으로 설정했다. 다만 대신증권은 3만2000원을 유지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GM을 포함한 미국 빅3 완성차 브랜드향 구조적 매출 증가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며 "최근 현대트랜시스와 계약한 2027~2036년까지 전기차용 헤어핀 구동모듈(모터와 모터 제어 인버터) 약 128만대 공급은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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