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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Paper]20억달러 발행 노리는 LG엔솔, 금리 산정 '안갯속'트럼프발 불확실성에 골머리…작년보다 발행 여건 불리

이정완 기자공개 2025-03-13 08:08:28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4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도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을 준비 중이다. 2분기가 시작되면 글로벌 기관투자자로부터 주문을 받을 계획이다. 2023년 데뷔전 이후 외화채 조달 기조에 변함이 없다.

관건은 금리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20억달러 규모 발행이 점쳐지지만 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 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에 따라 국채금리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가 LG에너지솔루션 신용도를 'BBB'로 낮추기도 했다. 여러모로 금리 조건을 쉽사리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란 게 글로벌 IB(투자은행)의 반응이다.

◇전기차 캐즘에 IRA 축소 우려까지

7일 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른 시일 내로 외화채 발행을 공식화한 뒤 본격적으로 조달을 준비할 예정이다. 해외 투자자를 만나기 위한 IR(Investor Relations) 일정 역시 구체적으로 정해질 계획이다.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연초부터 조달 규모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2023년 처음으로 한국물 시장에 등장한 LG에너지솔루션은 10억달러 어치 글로벌본드 발행을 확정하며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에도 2차전지 수요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2배 늘린 20억달러 발행을 목표로 했다.

첫 발행 때 3년물과 5년물로만 트랜치(Tranche)를 구성했던 것과 다르게 지난해에는 10년물까지 추가해 만기 구조를 다변화했다. 두 번째 발행이었던 만큼 북빌딩에서 86억달러 주문이 쌓였다. 발행 전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S&P가 '부정적' 등급을 매겼음에도 이뤄낸 성과였다.

올해도 20억달러 조달이 유력하다. 캐즘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을 작년 대비 20~30% 줄일 계획이지만 그럼에도 들어가는 돈이 워낙 많다. 작년 캐팩스가 약 13조원이었으니 지출을 줄여도 9조~10조원이 필요하다.

글로벌 IB는 원하는 만큼 외화채 발행에는 문제가 없지만 그에 맞는 대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가격이다. 여전히 지속된 캐즘으로 인해 실적에도 악영향이 있었다. 지난해 57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상 첨단제조 생산공제(AMPC)를 제외하면 사실상 9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대외변수도 커졌다. 우선 최근 관세 관련 발언이 나올 때마다 미국 국채금리가 출렁이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를 비롯 중국에 고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정책이 나오면서 채권 시장 변동성도 덩달아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캐팩스 투자가 대부분 미국에 집중돼 직접적인 관세 영향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은 우려를 줄이는 요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유세 때부터 IRA 폐지를 강조한 만큼 세액공제 축소 같은 정책을 발표할 가능성이 늘상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불확실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글로벌 IB도 가격 전망 '분분'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용평가사에서 보수적인 시각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S&P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도를 기존 'BBB+'에서 'BBB0'로 한 노치(Notch) 낮췄다. 지난해 부정적 전망을 매긴 뒤 약 1년 만에 등급을 하향시켰다. 미국에서 배터리 투자는 이어지는데 수익성이 저조해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S&P 역시 전기차 수요 감소와 미국 에너지 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했다.

결국 어떤 가격으로 시장에 출격할 지 프라이싱 전까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외화채와 수요 풀(Pool)이 완전히 다르지만 투심 측면에서 올해 원화채 발행 선례를 살펴볼 만하다. 지난달 초 8000억원 규모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총 3조7450억원의 주문이 확인됐는데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역대 공모채 수요예측 중 가장 저조한 규모였다. 작년에는 8000억원 모집에 5조61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프라이싱 때 3년물은 T(동일 만기 미국 국채)+130bp, 5년물과 10년물은 각 T+140bp, T+165bp로 최초제시금리를 정했다. 북빌딩 끝에 모두 30bp 낮춘 수치로 금리가 정해졌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스프레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금리 조건에 대한 의견이 하나로 모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북빌딩 전까지 시장 흐름과 투자자 반응을 살피며 고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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