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LG엔솔 '투트랙' 전략 본격화, 미시간 자금 집중북미 확장에 연 1조 출자, 회사채로 증설 지원…차입 채무보증 5조 급증
김동현 기자공개 2025-02-21 07:40:11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사업장 효율화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장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 추진하며 담당 법인에 자금을 집중한다.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사업의 모태인 미시간법인(LG Energy Solution Michigan)에 현금뿐 아니라 차입 보증에도 나서며 해당 자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있다.LG에너지솔루션은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 검토를 공식화하며 계약 당사자로 나설 미시간법인에 3조6000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에 나선다. 여기에 미시간법인의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설비 투자를 위한 차입 2조319억원에도 모회사가 채무보증한다. 각각의 채무보증으로 본사의 미시간법인 채무보증 잔액은 5조7000억원으로 껑충 뛴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증설 작업을 진행하며 주로 현금출자 방식으로 미시간법인을 지원했다. 회사는 GM과의 얼티엄셀즈뿐 아니라 스텔란티스(합작사명 넥스스타에너지), 혼다(L-H Battery Company), 현대차그룹(HL-GA Battery Company)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북미 합작 증설투자를 진행했다. 이중 얼티엄셀즈와 현대차그룹 합작사 등의 LG에너지솔루션 측 투자 주체로 나선 곳이 미시간법인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1조원에 가까운 현금출자를 통해 미시간법인에 자금을 보탰다. 2021년 5890억원 수준이던 미시간법인 출자액은 얼티엄셀즈를 설립한 이듬해 1조660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이후에도 현대차그룹 합작사 설립 및 자체 설비투자를 위한 자금 지원이 이어지며 2년 동안 연간 1조원 내외의 현금출자가 이어졌다. 지난 4년간의 대규모 출자로 미시간법인의 장부금액은 2020년 5836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4조9000억원까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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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LG에너지솔루션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1조6000억원의 자금 중에서도 일부 미시간법인으로 흘러들어갈 전망이다. 회사는 조달 자금의 70%에 해당하는 1조1250억원을 북미 합작사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 여기에는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차그룹 등과의 합작사가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그룹 합작사 투자 주체인 미시간법인이 추후 모회사의 출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렇듯 본사 현금출자로 자금을 끌어모았던 미시간법인이 올해부턴 모회사 채무보증을 통한 직접 차입 등을 추가하며 조달 방식을 다변화했다. ESS 투자(2조원),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3조6000억원) 등 각각 조단위의 금액이 필요한 만큼 본사 보증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분기 말 660억원 수준이던 LG에너지솔루션의 미시간법인 채무보증 잔액은 단번에 5조7000억원으로 불어났다. 폴란드(LG Energy Solution Wroclaw), 인도네시아(PT. HLI Green Power) 등을 포함한 전체 채무보증 잔액도 같은 기간 3조188억원에서 8조6000억원 규모로 급증한다.
미시간법인은 북미 마더팩토리(Mother Factory) 역할을 하던 곳이다. LG화학 시절인 2000년에 미국 전기차 배터리 연구소 설립을 계기로 운영을 시작해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사업의 모태가 된다.
올해부터는 미시간법인에서 10년간 도요타에 연 2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업계에선 미시간법인의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가 성사되면 해당 신규 사업장을 통해 도요타 물량을 공급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한다.
더불어 차입으로 조달할 2조원 규모의 투자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생산설비를 늘릴 ESS 사업에 들어간다. 회사 측은 기존 유휴 생산시설을 활용해 ESS 생산능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번 투자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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