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 프리뷰]혹한기 걷는 배터리, LG엔솔 보수한도 첫 삭감그룹 내 올해 첫 삭감…지난해 선제 감액 LG화학, 보수한도 유지
김동현 기자공개 2025-02-21 07:39:48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분할·설립 후 처음으로 등기임원 이사 보수한도를 삭감한다.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 현상으로 불황이 길어진 것이 이유다. 전사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는데 그 연장선상에서 등기이사 보수한도 삭감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LG에너지솔루션은 다음달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권봉석 기타비상무이사(㈜LG 대표이사 부회장), 이창실 사내이사(LG에너지솔루션 CFO 부사장) 등의 재선임 안건과 함께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올린다.
이 자리에서 회사는 주주 승인을 통해 이사 보수한도를 80억원에서 60억원으로 줄일 예정이다. 18일 기준 올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공개한 그룹 상장사 4곳(LG화학·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HS애드) 중 삭감을 결정한 곳은 LG에너지솔루션 한곳뿐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사 보수한도 삭감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12월 LG화학에서 분할·설립된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은 등기이사 보수한도를 80억원으로 유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보수한도 삭감에 대해 "이사 직급 구성의 변화와 경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액·책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25조6196억원, 영업이익 57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24.1%와 73.4%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 불확실성에도 연간 흑자를 유지했으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세액공제혜택(AMPC)를 제외하면 적자가 된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경우 AMPC 금액을 반영했음에도 2021년 3분기 이후 첫 분기 적자(-2255억원)를 냈다.
대외 경영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며 이사회에서 이사 보수한도 감액을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뿐 아니라 삼성SDI, 에코프로 등도 보수한도를 삭감하거나 주요 경영진의 급여 지급 방식을 변경하는 등의 방식으로 위기 돌파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다음달 19일 주주총회에 이사 보수한도를 1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삭감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에코프로그룹은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상장사 대표이사의 연봉 3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 이차전지 및 소재 사업자들은 지난해 수익성이 대폭 줄면서 비용절감이 주요 경영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올해 보수한도를 지난해와 동일한 70억원으로 책정했다. 다만 보수한도를 유지하는 배경으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지속'을 들며 마찬가지로 위기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LG화학은 이미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보수한도를 한차례 감액한 바 있다. 전년도 80억원을 상한으로 뒀던 보수한도를 70억원으로 낮추면서 그 이유로 '어려운 경영환경에 따른 재무성과 목표 미달성'을 들었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첨단소재 사업뿐 아니라 주력인 석유화학 사업의 불황이 지속되며 선제적으로 보수한도를 낮춘 셈이다. LG화학의 보수한도 삭감은 2015년(110억원→80억원) 이후 9년 만이었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023년 적자전환(-1430억원)한 후 지난해(-1360억원)까지 2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은 2022년 90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정점을 찍고 하락해 2023~2024년 5000억원대 이익을 냈다.
LG화학은 경영 성과·환경 외에도 과거 집행실적, 해당연도 기대성과 등을 보수한도 산정의 기준으로 제시한다. 이중 실제 집행금액을 의미하는 집행실적은 지난해 보수한도 감액에도 줄었다. 보수한도가 80억원이던 2023년 LG화학의 등기임원 보수 집행금액은 51억원으로 집행률 64%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보수한도를 70억원으로 감액했음에도 집행금액이 37억원으로 더 줄어 집행률이 53%로 떨어졌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호반 견제' 연대 본격화…㈜LS-대한항공 '지분동맹'
- 되찾은 12%…한진칼, 정석기업 지배 구조 '공고히'
- 현대로템, K2가 끌고간 디펜스솔루션…추가동력도 '탄탄'
- '남은 건' STS뿐…현대비앤지스틸, '외연 축소' 현실화
- [이사회 분석]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포스코 지분율 70%로 '급증'...이사회 구조는 유지
- [i-point]미래컴퍼니, 북아프리카 신시장 개척 본격화
- [i-point]폴라리스오피스,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744억 기록
- [i-point]더바이오메드, 치주질환 조기진단 플랫폼 공동개발 MOU
- 채비, 인도네시아 Helio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MOU
- [i-point]엔에스이엔엠, FMC 만찬회서 '어블룸' 글로벌 비전 선포
김동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이사회 분석]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포스코 지분율 70%로 '급증'...이사회 구조는 유지
- [KAI 밸류업 점검]'별도·최소' 배당성향 설정, 주주환원 다양화 가능성 열었다
- [KAI 밸류업 점검]1.5조 투자 반환점, 윤곽 드러낸 AI·우주 포트폴리오 방향성
- [KAI 밸류업 점검]올해보단 내년...폴란드 수출에 매출 성장 자신감
- 존재감 살아있는 한화시스템 ICT, '필리' 손실 메운다
- '1.1조 유증' 포스코퓨처엠, 소재 공급망 '조기' 재정비
- [KAI 밸류업 점검]주가 키워드 '피어 대비 낮은 ROE'
- 한화그룹, 미국 대관조직 '컨트롤타워' 만든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에스피네이처, 중간지주사 중간배당으로 '현금흐름' 회복
- 인니 빠진 LIG넥스원, 해외 축소에도 이익률 두자릿수 회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