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전 회장 모셔온 마이크론, '비메모리' 내재화 돌입 이사회에 류더인 영입, 삼성·SK 메모리 추격 의지
노태민 기자공개 2025-03-10 07:46:11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5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3위 메모리 기업 마이크론이 류더인(마크 리우) TSMC 전 회장을 이사회 이사로 영입했다. 차세대 메모리에 비메모리 기술이 대거 적용되는 만큼 핀펫(FinFET) 공정 내재화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재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미국과 대만의 반도체 밀월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점과 맞물려 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론이 차세대 메모리 시장 경쟁에서 국내 메모리 기업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인사란 점이 주목된다.
◇'핀펫' 역량 키우기, 차세대 메모리 시장 대응 차원
마이크론은 앞서 5일(현지시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류더인 TSMC 전 회장(사진)과 딜로이트의 수석 감사인 크리스티 시몬스를 신규 이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파운드리 기업의 고위 인사를 이사회 이사로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더인 전 회장은 지난 1993년 TSMC에 합류해 30년 이상 근무하며 수석 부사장, 공동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지냈다. 창립자 모리스 창 박사가 은퇴한 2018년부터 회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6월 퇴임해 웨이저자 현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겨줬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류더인의 이사진 합류에 대해 "깊이 있는 기술 전문성과 경영 수완을 갖춘 선구적인 리더"라며 "그의 경험은 마이크론이 데이터 센터에서 엣지에 이르기까지 인공지능(AI)이 촉발한 성장 기회를 맞아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류더인 전 회장 이사 선임에 대해 비메모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영입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메모리의 기술 변화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D램, 낸드 영역에서도 비메모리 공정이 활용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비메모리 공정이 가장 먼저 적용되는 곳은 HBM4의 로직 다이다. 메모리 기업들은 HBM3E까지 D램 공정을 통해 로직 다이를 생산했으나, HBM4부터 파운드리 공정을 통해 로직 다이를 생산한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TSMC 파운드리를, 삼성전자는 자사 파운드리를 이용한다.
추후에는 이러한 기술 변화가 D램과 낸드플래시까지 확대된다. 메모리 기업들은 10nm 미만 D램의 페리 웨이퍼와 낸드의 페리 웨이퍼를 비메모리 공정을 이용해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셀 웨이퍼는 메모리 공정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은 핀펫 공정 엔지니어들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비메모리 공정을 내재화해 향후 D램이나 낸드의 페리 웨이퍼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만 현지에 팹과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비메모리 인력 수급에도 유리하다. 대만은 TSMC 외에도 UMC, VMC, PSMC 등 파운드리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비메모리 공정 내재화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핀펫 공정 엔지니어들을 대거 채용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내부 파운드리 공정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의사결정 속도 높인다, 삼성 이사회 '기술통' 대거 내정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이사회도 반도체 전문가들을 서둘러 수혈하는 모양새다. 다만 마이크론처럼 외부 반도체 전문가 영입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9명(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주주총회소집결의를 통해 신규 사내이사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내정했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의 반도체 전문가는 이정배 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이 유일했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내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이사회는 10명(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간 이사회에 기술 전문가보다 경제 관료 출신 등이 많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반도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는 시스템반도체 및 AI 반도체 분야 국내 최고 석학으로 현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 서울대 인공지능반도체 대학원 사업단장, 한국공학한림원 반도체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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