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CFO]'이젠 흑자회사' SK바이오팜의 재무 기둥 정지영 CFO③지주사 재무라인→ 미래사업 개척 특명, '역사적 IPO' 해내며 연착륙 기여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14 08:24:34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1일 16시0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을 대표하는 계열사는 주력계열사로는 크게 이노베이션·하이닉스·텔레콤 등이 꼽힌다. 그러나 그룹이 중후장대를 거쳐 전자, 통신을 지나 또 한 번의 베팅에 나선 영역은 '바이오'였다.그룹의 넥스트를 위한 중장기 도전이었던 SK그룹의 바이오 진출은 큰 주목을 받았다. 20년간 투자를 이어온 오너의 결단, 믿음을 상업화로 보은한 과학자들 그리고 십수년 적자회사를 코스피 상장으로 이끈 CFO가 똘똘 뭉쳐 역사적인 결실을 만들었다. 정지영 CFO(부사장, 사진)가 상장 이후에도 SK바이오팜 핵심 멤버로 자리하고 있는 이유다.
◇그룹 재무라인 거쳐 SK바이오팜 합류, 'IPO 완수' 중책
정지영 CFO는 1973년생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스페인 에사데(ESADE)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SK그룹엔 2000년 종합무역상사인 SK글로벌 에 입사하며 처음 합류했다. 이후 2010년 그룹 지주사인 SK㈜로 이동하며 재무2실에서 근무했다.

2017년에는 SK바이오팜으로 적을 옮겼다. 통신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으나 그룹 재무를 경험한 뒤 그룹의 미래를 쥔 바이오기업의 재무팀 팀장으로 합류한 셈이다. 지주회사인 SK의 재무라인은 계열사로까지 이어진다. 재무 전략의 통일성과 업무 효율을 위한 조치로 정 CFO가 재무2실 근무로 상당한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했다고 평가받는다.
정 CFO는 2019년부턴 재무실장 2021년부터는 재무본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재무조직은 2020년까지 재무실이었으나 2021년 재무본부로 변경했다. 이에 맞춰 정 CFO 역시 실장에서 본부장으로 직책이 높아졌다.
2021년은 SK바이오팜이 IPO 최대어로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IPO를 마무리한 이듬해다. 청약 경쟁률 835대 1을 기록했고 조단위에 육박하는 공모자금을 확보해 코스피 입성에 성공했다. 이에 IPO를 지휘해 온 CFO를 포함한 재무 인사들에게 한층 힘을 실어준 결과로 보인다.
◇'역사적 IPO' 끝에 과도기 넘어 이제는 당당한 '빅바이오텍' 일원
SK바이오팜은 신약개발 회사다. 오랫동안 수익 없이 연구 개발에 비용을 써 신약을 내놓아야만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자연스럽게 성과 창출과 관련한 대부분의 스포트라이트는 대표 또는 그룹 쪽으로 향한다. 그러나 SK바이오팜의 성장과 성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선 CFO인 정 부사장의 역할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SK바이오팜의 연구 개발에 투입된 자금은 상장 직전까진 대부분 주주로부터 나왔다. 회수 시기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간접자본시장을 활용한 자금 조달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회사채를 발행했다가 원금 상환 시기 이전에 신약개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자금 매치가 원활치 않게 된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상장을 전후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에 대한 미국 FDA 판매 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세노바메이트가 시장에 안착해 본격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선 또 다시 시간이 더 필요했다. 후속 물질 개발을 위한 천문학적인 연구개발 비용도 계속 감내해야 했다.
정 부사장은 과도기에 있는 SK바이오팜의 IPO를 추진하면서 시장에 '공모주 열풍'을 불러일으켰고 3000억원이 넘는 공모자금을 확보했다. 당시 기업 CFO로서 최선의 IPO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구주(68%)와 신주(32%)의 비율 최적지점을 찾아내며 시장과 기업 그리고 그룹까지 만족시킨 점이다.
대기업 계열사라 해도 반드시 상장 문턱을 넘는 건 아니다. SK루브리컨츠(현 SK엔무브)의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이 SK바이오팜의 재무와 관련해 치밀한 계획 속에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IPO를 순항할 수 있었던 셈이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SK바이오팜은 3109억원의 매출액, 466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기록했다. 온기 기준 5000억원 매출액을 내며 시가총액 8조원의 완전한 흑자회사로 자리잡았다. 글로벌 레벨에서 보면 아직 '스몰 바이오텍'에 해당한다. 그러나 비항암신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5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내는 곳은 국내 바이오텍 가운데서 오로지 SK바이오팜 뿐이다.
정 부사장은 2024년 SK바이오팜 사내이사로 올랐다. 앞서 정 CFO의 성과와 SK바이오팜의 성장세, 성장스토리 등을 종합하면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이유 또한 이해할 수 있다. 더불어 미국 종속기업인 SK라이프사이언스(SK Life Science, Inc) CFO직을 수행하며 재무 부문을 총괄하고 있는 점으로도 그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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