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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안갯속' SLL, 프랙시스캐피탈과 IPO 기한 연장하나 하반기 예심 청구 예정, 제작사 환경 악화는 부담

윤준영 기자공개 2025-03-17 08:00:47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가 '아픈 손가락'인 SLL(스튜디오룰루랄라)의 상장 일정 조율에 나설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LL은 이르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장에 시동을 건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에서는 실질적으로 상장 기한을 맞추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LL은 올해 하반기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이르면 1분기 분기보고서를 기준으로, 늦으면 3분기 보고서를 기준으로 심사를 청구할 전망이다.

SLL은 현재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주관사로 두고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SLL은 작년 상반기 주관사를 선정하고 상장 채비에 돌입했지만 이를 본격화하지는 못했다.

지난 2021년 SLL은 프랙시스와 텐센트 자회사로부터 외부 투자 유치를 받을 당시 IPO 시점을 3년 후로 잡았다. 만약 3년 내에 IPO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최대 2년까지 해당 기한을 미룰 수 있도록 협의해뒀다. 이에 따르면 2026년 3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하는 셈이다.

SLL은 이르면 올해 하반기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IR(기업설명회) 등의 기간을 고려할 때 빠르면 내년 3월 안에 상장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올해 1분기나 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청구한다면 올해 안으로도 상장을 마칠 수 있다. 만약 3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면 내년 3월 안에 상장하는 것은 다소 빠듯할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현재 SLL의 실적 상황이나 영업 환경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 청구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론 프랙시스가 SLL과 협의한 IPO 기한을 미루는 데 합의할 가능성도 나온다.

현재 SLL을 비롯한 국내 콘텐츠 제작사의 영업 환경은 밝지만은 않다. 각종 제작사들이 난립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글로벌 OTT 회사인 넷플릭스에서 이를 계기로 제작비 절감에 나섰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매년 퀄리티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야 하는 제작사의 특성상 꾸준한 매출 성장을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다. SLL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적자 29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80억원에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447억원이다.

재무건전성도 악화 추세다. 2021년 말 79.7%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72.9%까지 상승했다. 총 차입금이 같은 기간 2391억원에서 3772억원으로 불어났다.

PEF 운용사들이 포트폴리오 회사가 약속한 IPO 기한을 연장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 투자한 PEF 운용사 에이치프라이빗에쿼티는 2023년 4월로, 다시 2024년 4월로 두 번 기한을 연장한 바 있다. 이를 감안할 때 SLL이 프랙시스 등 재무적투자자(FI)와 선제적 협의를 꾀한다면 IPO 기한 연장 가능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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