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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펀드 앵커LP 점검]과기공, 기금운용 규모 증가...프로젝트 '큰손' 역할 지속젊은 과학인 증가 덕택, 출자 전략 변화에 PE 관심 고조

윤준영 기자공개 2025-03-14 08:08:14

[편집자주]

프로젝트투자 펀딩 시장의 혹한기가 이어지며 펀딩의 주축이 될 앵커출자자를 구하는 것이 당면 과제가 됐다. 다만 'MG새마을 사태' 이후 출자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기관투자가들은 저마다의 운용 전략 변화에 따라 프로젝트 펀딩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벨에서는 떠오르는 프로젝트펀드 출자 시장의 '큰손'을 알아보고 각 기관 내 투자부서 현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5시5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시장에서 프로젝트펀드의 출자자 모집이 쉽지 않은 가운데 과학기술인공제회(이하 과기공)를 앵커출자자(앵커 LP)로 구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지난 수년간 과기공은 자산운용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PE 시장에서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존에 블라인드펀드 위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던 PEF 출자 전략에 변화가 생기면서 다수 운용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기금운용 증가세 추세 뚜렷…젊은 회원수 급증

과기공은 지난 수년간 운용규모 증가 추세가 가파르다. 과기공이 자체 홈페이지에 직접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운용자산 규모는 11조54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증가했다. 2021년 9조1874억원, 2022년 9조7582억원 등 지난 3년간 지속적으로 오르는 추세를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운용규모가 크게 늘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8년 자산운용 규모가 5조3000억원 수준이었는데, 펜데믹 기간을 거치며 5년 만에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커졌다. 이는 젊은 과학인들의 수가 코로나19 시기와 맞물리며 크게 증가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기공은 지난 2002년 과학기술인에 대해 효율적인 공제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설립된 기금이다. 과학기술인들의 생활안정 및 복지증진을 도모한다. 과기공에 가입할 수 있는 대상은 소프트웨어사업자를 비롯해 연구개발사업자,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 기업부설연구소, 엔지니어링사업자 등의 임직원이다.

과기공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정보기술(IT)이나 바이오 산업이 발전하면서 2030 세대의 젊은 과학인들이 늘어난 데 따라 기금운용 규모가 증가했다. 지난 2021년 말 과기공의 2030 회원수는 4만8000명으로 2019년 3만명 수준에서 가파르게 늘었다. 2년이 채 안 된 기간에 1만8000명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과기공의 전체 회원수도 늘어났다. 과기공의 회원수는 지난 2024년 9월말 기준 약 12만8000명으로 2019년 9만8455명에서 크게 증가했다.

회원들 중 젊은층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향후 기금운용 규모가 성장할 여지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2030 회원들은 향후 10~20년간 연봉 인상폭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즉, 기금에 유입되는 돈은 늘어나는데 나갈 돈은 적어진다는 의미다. 2023년 기준 과기공의 회원 평균 연령은 42세로 2021년 44세에서 낮아졌다.

과기공의 잠재 회원수가 약 8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인의 특성상 고학력자가 많고 소득이 높다는 점이 과기공의 성장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는 평가다. 자연스레 출자시장에서 '떠오르는 큰손'으로 존재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체투자 비중 늘리는 과기공…기업투자실 투자전략 변화 배경은

과기공은 대체투자 부문을 부동산과 인프라, 기업투자 등으로 나눠서 다루고 있다. 자산운용본부 밑에 자산운용전략실, 증권투자실, 부동산투자실, 인프라투자실, 기업투자실 등을 두고 있다. 과기공은 이 가운데 부동산, 인프라, 기업투자를 포함한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왔다. 다른 연기금, 공제회와 비슷하다. 수익률 제고를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중에서 PEF 및 VC(벤처투자) 투자를 담당하는 조직은 기업투자실이다. 과기공 기업투자실은 2023년까지만 해도 블라인드펀드 위주의 안정적인 출자 전략을 고수했다. 대체투자 비중 확대 전략에 발맞춰 기업투자를 늘리기는 했지만, 프로젝트펀드보다는 블라인드펀드 위주로 안정적인 투자전략을 펼쳐왔다. 간혹 프로젝트펀드에 투자할 때에도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 건을 주로 검토해왔다.

국내 프로젝트펀드 출자의 경우도 대형 외국계 PEF 운용사 거래들 위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나 칼라일, 블랙스톤 등 외국계 운용사들이 모집하는 프로젝트펀드에 공동투자(Co-Investment) 형식으로 주로 투자를 타진해왔다는 전언이다. 해당 운용사들은 국내 블라인드펀드 출자자를 대상으로 공동투자 기회를 먼저 제시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다 과기공은 작년 무렵부터 국내 PEF 운용사들을 대상으로도 프로젝트펀드 출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코로나19 기간을 거쳐 늘어난 기금을 더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하는 데다, 금리 인하 시그널이 맞물리며 발 빠르게 수익성 제고를 위한 전략 변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그간 수익률이 높았던 몇몇 프로젝트펀드 건들을 놓치면서 내부 운용전략을 바꾸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중소형 PEF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과기공을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불문율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과기공의 운용규모 증가와 더불어, 딜 자체의 성장성을 검토할 수 있는 기업투자실 내 전문 인력이 호평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하우스의 트랙 레코드에 의존하지 않고 딜 구조를 속속들이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국내 중소형 하우스들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IB(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작년 초부터 과기공 내에서 국내 프로젝트펀드에 좀 더 활발히 출자를 해보자는 기류가 있었는데 해당 시기가 금리 여파로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하반기부터 다수 프로젝트펀드에 출자를 하게 된 것"이라며 "올해도 본격적인 금리 인하 시기가 맞아 떨어지며 활발히 프로젝트펀드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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