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 핵심 '골판지' 생산 책임지는 태림포장 가보니 [르포]7만5358㎡ 자동화 생산설비 보유한 시화공장, 업계 유일 R&D센터도 경쟁력 요소
시흥(경기)=김혜중 기자 공개 2025-03-24 07:50:56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8일 14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6년 설립된 태림포장은 택배 포장 등에 사용되는 골판지 상자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국내 포장 업계 1위다. 현재 시화공장을 포함한 전국 9곳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 글로벌세아에 편입되면서 그룹 차원의 전략적 포트폴리오 확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포장산업은 전자상거래 확대와 친환경 패키징 수요 증가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분야다. 글로벌세아는 태림포장을 자회사로 두며 의류 사업에 집중됐던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태림포장 본사와 함께 위치한 시화공장은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공장이다. 7만5358㎡(2만2800평) 규모의 면적에 대략 200명 가량의 인원이 근무하면서 하루 약 80만장의 박스를 생산하고 있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태림포장 시화공장은 월요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원지→박스’ 가공 처리, 매일 80만장 이상 박스 탄생
지난 17일 방문한 태림포장 시화공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커다랗게 말려있는 두루말이였다. 이는 골판지 가공 작업을 앞둔 원지로, 포장 박스의 원재료에 해당된다. 동원페이퍼 등의 제지기업으로부터 원지를 공급받고 이 원지로 본격적인 가공 과정이 태림포장에서 실시된다.

제일 먼저 선행되는 공정은 골판지 원단생산이다. 얇은 종이 형태의 원지를 3장~5장을 붙여 골판지 두께로 만드는 작업이다. 해당 작업은 ‘골게터(Corrugator)'라는 설비를 통해 진행된다. 골게터는 합지와 함께 규격에 맞게 재단한다.
시화공장에서는 골게터를 두 종류 보유하고 있다. 1호기는 장착할 수 있는 원지의 폭이 950mm에서 1800mm다. 해당 원지를 분당 300m씩 재단할 수 있다. 3호기는 최소 지폭 1300mm, 최대 지폭은 2500mm다. 분당 400m씩 원지를 가공한다. 날마다 들어온 주문에 따라 전산에 규격을 입력하면 기계는 입력된 크기에 맞춰 골판지를 만들어낸다.

골게터를 통해 재단되어 나온 골판지는 곧장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후속 공정을 위한 설비로 이동한다. 상자로 가공하는 설비로서 인쇄 및 접합, 커팅이 해당 설비를 통해 진행된다. 골게터에서 나온 골판지를 커팅하면 이를 풀 접착 과정을 거쳐 접합해 우리가 알고 있는 상자 형태로 만든다. 여기에 기업 로고 등을 프린팅하는 작업까지 함께 이루어진다.
해당 인쇄기를 통해서는 4도 인쇄까지 가능하다. 최대 4가지 색을 조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밝은 색부터 먼저 조합해 점차 어두운색을 도포하며 인쇄 작업이 실행된다. 기업 로고나 상표에 따라 일종의 판화를 제작해 인쇄기에 입력하고 인쇄기는 이에 맞춰 상자에 상표를 찍어내는 형태다. 가공 작업을 마쳐 인쇄기에서 나온 박스는 자동화 설비를 통해 곧바로 적재되고 고객사를 만날 준비를 마친다.

다른 공장에는 없는 시화공장만의 차별화된 공정도 존재한다. 프리프린팅(pre-ing) 작업으로, 원지가 가공된 골판지에 인쇄를 하는 게 아닌 원지 자체에 인쇄 작업을 시행해 고품질의 인쇄가 가능한 설비다. 기존 인쇄기는 4도 인쇄까지밖에 안되지만 해당 작업을 통해서는 8도 인쇄까지 가능하다. 다양한 색감을 활용해 고객사의 니즈에 맞는 화려한 포장 박스 제작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인쇄된 원지는 다시 골게터를 거쳐 골판지 원단으로 만들어지고, 커팅과 벤딩 과정을 거쳐 상자의 형태로 고객사에게 배송된다.

◇태림 경쟁력 책임지는 업계 유일 R&D센터
국내 골판지 업계에서 단독으로 연구소 조직을 갖고 있는 곳은 태림이 유일하다. 기존 품질관리팀 산하 조직으로 운영되던 연구조직은 2020년도에 본격적인 연구소 개편 작업을 거쳐 독립 센터로 탄생했다. 연구소장을 포함한 10명의 전문 인력으로 현재 태림의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성과는 ‘테코 박스’다. 냉기 유출을 방지하고 외기 유출을 추가적으로 차단하는 태림의 친환경 상자로서 일반 박스 대비 보냉력이 우수하다. 태림 R&D센터는 열의 전도와 대류를 막기 위해서 공기층에 주목해 상자 내부에 골판지를 이용한 패드를 통해 공기 격막을 만들어 냈다. 스티로폼 대비 98%까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영국 DS SMITH로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선보이고 있는 8각상자에 대해서도 본사와 함께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8각상자는 일반 사각형 형태의 박스가 아닌 모서리 부분이 깎여있는 팔각형 형태다. 원지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고 압축 강도가 일반 상자 대비 20% 증가해 효율적으로 강도 높은 상자를 생산할 수 있다.
태림 장정원 연구팀장은 ”재생 용지로서 강도에 대한 취약점을 지니는데, 연구개발을 통해 높은 강도를 낼 수 있는 배합 설계를 연구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천연 목재 펄프를 덜 사용하는 방안이나 기능성 부여 연구, 플라스틱 대체를 위한 소재 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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