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변곡점, 에스디그룹 확장전략]바이오노트의 잡식성 투자, 동물진단서 '백신·신약'까지④'예방-진단-치료' 밸류체인, 사업 시너지 기대한 포트폴리오 구성
한태희 기자공개 2025-03-21 07:53:05
[편집자주]
바이오노트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주축인 에스디그룹은 인체 및 동물용 '진단'이라는 카테고리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까지 넘보는 선두주자다. 팬데믹 때와 비교해 실적이 급전직하했지만 당시 키워놓은 체급을 기반으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너 2세 경영 체제까지 본격화 하면서 제2의 도약을 겨냥하고 있다. 더벨은 에스디그룹의 벌크업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9일 15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년의 역사를 지닌 바이오노트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운 건 불과 5년 사이 일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증한 진단키트에 필요한 인체용 진단 시약을 자회사에 납품하며 매출 규모를 늘렸다. 2022년에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코스피에 입성했다.증시 입성과 함께 확보한 현금을 활용한 신사업 확장에 돌입했다. 자체 사업인 동물 진단 및 바이오 콘텐츠(원료) 사업 외에도 백신과 항체 신약 개발 기업에 SI(전략적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를 통해 '예방-진단-치료'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형성했다.
◇팬데믹과 IPO로 확보한 현금고, 엔데믹 대비 신사업 확장
바이오노트의 모태는 2003년 설립된 애니젠이다. 수의사 출신인 조영식 의장은 일찌감치 동물용 진단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회사를 창업했다. 2010년에는 엘리어에 회사를 매각하기도 했지만 다시 매물로 나온 회사를 재인수하면서 주인을 되찾았다.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진단 검사 제품과 바이오 콘텐츠(원료) 사업을 주력으로 내세운다. 체외진단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유전자 재조합 항원과 단클론, 다클론 및 유전자 재조합 항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진단 시약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제조, 유통하고 있다.
동물 진단 시장은 인체 진단에 비해 시장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 그럼에도 바이오노트가 매출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었던 건 팬데믹 덕분이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인체용 진단 시약을 대량으로 납품했다.

바이오노트의 2020년 매출은 6313억원으로 전년 400억원 대비 15배 이상 늘었다. 영업이익은 559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89%에 달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만 1조5000억원이 넘는다.
2022년에는 IPO로 코스피에 입성해 729억원의 공모자금을 조달했다. 당시 조달자금 중 32.8%인 239억원을 활용해 통합신공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작년 말 기준 관련 자금은 46억원만 집행됐다. 신공장 구축 계획도 아직 유보 중인 상태다.
◇이유 있는 확장 전략, 메리디언과도 협력 관계 구축
바이오노트는 이 기간 확보한 현금을 활용해 백신과 항체 신약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전략적투자를 통한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바이오 콘텐츠(원료)인 항원, 항체, 효소 등의 공급망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했다.

2021년에는 백신 전문 기업 유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다. 작년 말 기준 지분율은 20%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작년 9월 본점 소재지를 에스디그룹 소유의 에스디바이오센서빌딩으로 옮기기도 했다.
코스닥 상장사인 유바이오로직스는 백신 연구개발 및 공급 사업과 바이오 의약품의 수탁 연구 및 생산을 대행하는 CRMO 사업을 영위한다. 국제기구인 유니세프에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등 글로벌 고객망을 확보한 게 강점이다.
안정적인 해외 실적을 내며 흑자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작년 매출은 9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43억원, 당기순이익은 190억원을 기록했다. 장티푸스, 수막구균 백신 등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며 매출 규모를 더 늘릴 계획이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항체 치료제 개발 기업 상트네어바이오사이언스(이하 상트네어)에 31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작년 말 기준 지분율은 28.4%다. 상트네어는 2023년 차바이오텍에 HER2 저발현 유방암 치료용 항체 'CTN001'을 물질이전하기도 했다.
바이오노트는 중증 난치성 동물 질환에 대한 항체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진단 시약에 쓰이는 항체를 직접 개발하며 축적한 하이브리도마 기술과 항체 개량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조 의장은 유바이오로직스, 상트네어의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메리디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실탄을 지원했다. 2023년에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일반공모 유상증자에 2261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이 자금을 메리디언의 인수금융 일부 상환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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