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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 맞손' 이재용 회장, 침묵 깨고 공식행보 시동 이 대표 "삼성 경제성장 견인차 역할, 청년 위한 각별한 배려 감사"

김경태 기자공개 2025-03-21 07:18:50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0일 13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기간 잠행을 이어가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그룹 임원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침묵을 깬 데 이어 공식 행보에 나섰다. 삼성이 운영하는 '청년 SW아카데미(SSAFY)' 서울캠퍼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나 환담을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삼성이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청년을 위한 각별한 배려 등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회장은 공공외교 강화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재용 일찌감치 마중…이재명 "모두를 위한 삼성, 경제성장 견인차"

이 회장은 20일 오전 9시50분경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212에 소재한 삼성 멀티캠퍼스 역삼에 도착했다. 그는 건물에 도착한 뒤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향했다. 이 대표의 방문을 앞두고 사전에 행사장을 미리 살펴보고 약 5분 뒤 다시 1층 로비로 내려왔다.

그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이 대표의 입장을 기다렸다. 5분 가량 서서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정자세를 유지했다. 이 대표는 정확히 오전 10시에 1층 로비에 들어왔고 이 회장과 이 대표는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는 이 회장에 한 손으로 악수하지 않고 두 손으로 잡았다.

그 후 이 회장의 안내로 이 대표는 건물 11층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와 이 회장은 짧은 공개 인사를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멀티캠퍼스 역삼' 1층 로비에서 기다리다 건물에 도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맞이하는 모습(2025년 3월 20일 촬영)

이 대표는 "이 회장을 뵙게 돼 반갑고 삼성을 방문하게 돼 영광"이라며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 산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데 (삼성이) 역량으로 잘 이겨낼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요즘처럼 경제 상황 어려우면 사람 삶도 어려워지고 삶의 질과 일자리가 다 어려워진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글로벌 경제 어려워진 만큼 지금도 너무 잘하고 계시지만 최근 여러 이야기 들으면서 삼성이 현재 어려움 잘 이겨내길 바란다"며 "그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잘 만들어지고 많은 사람이 함께 과실 누리며 새로운 세상 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모두를 위한 삼성이니 지금껏 잘해왔듯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 해주길 바란다"라며 "삼성이 청년을 위한 각별한 배려를 해주신 점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이 국민께 희망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요즘은 우리가 살아온 시대와는 좀 달라서 청년들이 기회를 찾기 어렵다. 청년들이 기회 찾는 새로운 길을 삼성이 역량 쏟아서 열어주고 계신 점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SSAFY는 삼성이 2018년 12월부터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 저변을 확대하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취업 준비생에게 SW 역량 향상 교육과 다양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며 월 100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원해준다.

이 회장은 "바쁜 와중에 이 대표님과 민주당 의원님들 삼성을 방문해 주셔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며 "SSFY는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 미래를 위해서 단순한 사회공헌을 떠나서 미래 투자한다는 목표로 지금까지 끌고 왔다"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SSAFY 교육생들과 대한민국 미래와 인공지능(AI)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을 위해 방문해 주신 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공개 환담서 공공외교 논의, 코로나19 팬데믹 극복 공헌 언급

공개 인사말에 이어 이 대표와 이 회장은 짧은 비공개 환담에 나섰다. 그 후 이 대표는 교육생 간담회를 가진 뒤 강의실을 방문해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를 넘겨 1층으로 내려왔고 이 회장은 끝까지 배웅했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 16분쯤 건물 뒷편으로 나와 차량을 타고 떠났고 이 회장은 다시 건물 위층으로 올라갔다.

행사가 마무리된 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비공개 회담 내용을 일부 밝혔다. 그에 따르면 공공외교 등이 논의됐고 반도체특별법, 상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는 별도 논의가 없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삼성 멀티캠퍼스 역삼에서 떠나는 모습(2025년3월20일 촬영)

그는 회담에서 "공공외교에서 우리가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기업과 정부가 긴밀히 협력해 대응해야 한다는 (이 대표의) 말씀이 있었다"라며 "개별 기업 차원 대응도 한계가 있고 정부만 접근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서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외교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 측도 (이에)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의 관세 정책,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보조금 축소·철회 등 격변기를 겪은 만큼 정부와 민간이 합심한 대응의 필요성이 논의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브리핑에서는 비공개 회담에서 이뤄진 이 회장의 발언도 알렸다. 이 회장은 최근 가장 큰 보람이 있었던 일로 코로나19 확산 당시 삼성이 최소잔여형 주사기(LSD), 마스크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을 상대로 스마트 공장 구축 지원에 나섰던 부분을 꼽았다고 한다.

조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 회장의 언급에 대해 이 대표는 "삼성 같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며 "그런 역할을 많이 해달라"고 화답했다.

이날 삼성 측 관계자들은 이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을 끝까지 배웅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박승희 삼성전자 대외협력 사장 등 사측 관계자들은 이 대표가 떠난 뒤에도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과 웃으며 짧은 담소를 나눈 뒤 배웅했다.

박승희 대외협력 사장(사진 가운데) 등 삼성 관계자들이 진성준 의원(회색 정장) 등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을 배웅하는 모습(2025년3월20일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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