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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 체급 키우는 한화그룹]'유증 카드' 자주 썼던 한화, 이번엔 뭐가 다를까과거엔 목적·금액 명확, 이번엔 구체성 의문…자사주 매입·용처 설명에 주가반등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26 07:55:36

[편집자주]

지상방산·항공·시스템에 강했던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을 품에 안으며 육·해·공 종합방산 기업으로 도약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워온 한화그룹은 핵심 사업인 방산 분야에서도 좋은 기업을 적기에 사들이는 전략을 펴며 영역을 확장하는 중이다. 한화그룹의 눈은 국내와 글로벌 기업을 모두 주시하고 있다. 더벨이 종합방산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는 한화그룹의 현황과 방산사업 확대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4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은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키워왔다. 그만큼 다양한 자금조달 방법을 사용했다. 유상증자도 마찬가지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인 삼성테크윈을 인수할 때도, 현 한화오션인 대우조선해양을 사들일 때도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전과 다르다. 과거의 자금조달은 타깃과 금액이 명확했다.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는 그 목적성을 설명하는 데에 더 공을 들여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은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방법으로 유상증자 자금이 그룹 방산산업의 미래 동력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주가는 일단 회복세다.

◇'타깃-금액' 명확했던 과거 자금조달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2014년 '빅딜' 당시 한화그룹이 마련했어야할 인수자금도 만만치 않았다. 삼성테크윈 8400억원, 삼성종합화학 약 1조500억원 등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했다.

한화그룹의 계열사들이 '빅딜'을 단기에 감당할 만큼 유동성이 풍부했던 때도 아니다. 한화그룹은 인수대금을 분납하는 한편 자금 융통 계획을 여러 방면으로 세워 딜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유상증자 카드도 썼다.

삼성테크윈만 떼어보면 ㈜한화가 인수대금의 절반인 4000억원을 유상증자로 마련했다. 잔금은 3513억원 남아있었다. ㈜한화가 초반 인수자금 마련 등을 위해 차입을 꽤 늘려둔 상태였기 때문에 나머지 500억원은 재무 안정을 위해 쓰기로 했다. 4000억원 모두 행선지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한화가 유상증자를 발표한 건 2016년 6월 22일이었다. 다음날 주가는 2% 하락했다. 24일 재차 4% 더 하락한 주가는 이후에는 다시 조금씩 반등해 한달이 채 되기 전에 원래 주가를 회복했다.

2022년 현 한화오션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때도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2조원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6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한화그룹 계열사와 한화오션 모두 단기에는 주가가 하락했지만 용처가 확실했던 만큼 낙폭은 제한적이었다.

인수 세달 만에 또 한 번 2조원의 신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공시 전 언론보도로 공개되면서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다. 그때도 주가를 잠재우고 다시 반등으로 돌려놓은 것은 확실한 투자 목표였다. 다음날 얼마의 자금을 어디에 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계획을 내놨다. 정확한 비전을 내놓으면서 한화오션의 주가는 한주간 오히려 크게 올랐다.

◇'3.6조' 금액만 명확한 계획…'구체성 모호' 지적도

앞선 사례에서도 유상증자 특성상 기존 주주 입장에서는 희석 부담이 당연했고 주가도 빠졌다. 하지만 목적과 자금이 확실하게 대응되면서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가는 반등했고 최근까지 한화그룹은 창사 이래 최고치의 시가총액을 기록하게 됐다. 시장이 바라는 건 확실한 방향타라는 의미다.


이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는 시장의 의문이 깊고 그에 따른 주가 하락폭이 더 큰 상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조선 분야 확대를 위한 투자 명분을 제시했다. 해외 방산 거점 구축(1조6000억원), 미국 해양방산·조선업체 투자(8000억원), 스마트팩토리, 무인기 엔진 개발 등이 주요 용처다.

항목별 용처는 제시됐지만 실제 투자처나 계약 확정여부는 일부만 공개했다. 사실상 현 단계에서 공식화할 만한 협의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방산 기업의 계약 보안 특성이기도 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공개한 자금 투자 계획이 중장기 비전으로 아직 초입단계기도 해서다.

그룹 내 지배구조 변화와 한화에너지의 상장 추진 등 내부 정비가 맞물린 시점인 만큼 유상증자에 대한 해석도 더 복잡해졌다. 유상증자 발표 일주일 전인 13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조3000억원을 들여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추가 인수했다.

한화그룹 삼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상장도 준비 중이다. 내부 자금의 재배치 필요성이 커진 시점에서 이번 유증도 투자 외 그룹 내부 정비와 맞물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부 계획 발표·경영진 자사주 매입 효과에 '주가 반등'

한화그룹의 과제는 명확한 비전 제시다. 유상증자 발표 후 쏟아진 증권가 리포트에서도 이 부분을 짚었다. 증자의 목표는 동감하지만 구체적인 지분 투자의 대상과 예상 효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유상증자 발표 직후 경영설명회를 통해 추진 배경을 전했지만 주가는 급락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경영진이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자사주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주식 4900주를,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이사와 안병철 전략부문 사장도 유상증자에 따른 우리사주 매입과 별도로 각각 1450주, 1350주 규모로 매입하기로 했다. 21일 종가 기준 약 48억원 규모다.


한화그룹은 또 이르면 올해부터 사우디 방산 협력을 위한 조인트벤처(JV)에 자금을 투입한다는 보다 상세한 설명을 내놨다. 동유럽 현지생산 현지생산 JV를 위해서도 2500억원을 투자한다. 폴란드 방산업체 WB그룹과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JV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설명을 보강하면서 주가 하락세는 소강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24일 장중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 이상 상승 하며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21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13.02% 하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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