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0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래은 영원무역홀딩스 부회장의 첫인상은 예상과 많이 달랐다. 단정한 정장차림에 편안해 보이는 연두색 운동화를 신고 조심스럽게 주주총회장에 입장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오너 2세 대표이사 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겉모습이나 과시적 태도는 보이지 않았다.가장 인상 깊었던 건 그가 보여준 주주총회에서의 소통법이다. 주주와 경영진의 적극적인 소통의 장이라는 이상과 달리 주주의 발언이나 참석 자체를 막기 급급한 기업이 적지 않은게 현재 한국 주주총회의 현실이다.
안건이 상정되기 무섭게 참석자들이 "동의합니다"를 합창하는 한편의 촌극이 펼쳐지는가 하면 우편으로 수령하는 소집통지서 원본을 지참하지 않은 주주는 주총장에 입장을 할 수 없다는 등 빡빡한 입장 기준을 내세워 참석을 어렵게 하는 곳도 있다.
성래은 부회장은 직접 의장을 맡아 영원무역홀딩스 주주총회를 진행한다. 발언권을 얻고자 손을 드는 개인주주들에게 그가 가장 먼저 묻는 건 '이름'이다. 눈을 맞춰 이름을 묻고 한명 한명을 다르게 호명하며 질문을 경청한다.
질문을 받은 후엔 성심성의껏 답변을 하고자 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미처 준비하지 않은 돌발적인 질문일 경우에는 잠시 기다려달라고 양해를 구한 뒤 임원들과 논의를 해서라도 현장에서 주주가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내놓는다.
성 부회장의 투명한 태도와 대화법 때문일까. 영원무역홀딩스 주주총회는 주주와 경영진이 서로를 존중하고 건설적인 질의를 나누는 분위기다. 이사의 보수 한도에 개인주주가 반대의견을 제시한 다소 예민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양측 모두 언성을 높이는 일 없이 차근차근 표결을 진행해 나갔다.
주주총회가 끝나고 성 부회장에게 이러한 감상을 밝히자 그는 "(주주들이) 얼마나 궁금하신 게 많으시겠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공시를 제외하고는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인 만큼 최대한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겠다는 의지다.
회사를 믿고 주식을 매입한 주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하고 그만큼 주주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어린 시절 직접 다른 기업의 주주총회를 찾아가 보며 어떻게 기업에 대해 설명하고 소통하는지 살펴봤다고 한다.
주주를 이해하고 공감하고자 하는 태도는 자연스럽게 주주친화 정책으로도 이어진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최근 자사주 소각과 감액 배당이라는 중장기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경청하고 소통하고 이를 바탕으로 행동에 나서면서 성래은 부회장과 영원무역홀딩스 주주 간의 신뢰는 더욱 끈끈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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