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취임 1년]성과 중심 인사 강조…'정용진의 남자들'은 누구④'신세계건설·이커머스' 부진 계열사 대표 경질, '컨트롤타워' 경영전략실에도 새 얼굴
서지민 기자공개 2025-04-07 07:58:51
[편집자주]
2024년 3월 정용진 회장 시대가 열리고 1년이 지났다. 신세계그룹의 표현을 빌리면 정 회장은 1년간 '그야말로 독하게 일만하며' 그룹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부터 스타벅스,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는 건설과 이커머스까지 모든 사업군이 변화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더벨은 정 회장의 지난 1년을 되짚어보며 신세계그룹의 현주소와 향후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1일 13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이 있는 자에게는 반드시 상을 주고 죄가 있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벌을 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확고한 '신상필벌' 인사 원칙이다. 회장 취임 후 실적 개선을 위해 부진 자회사 대표를 연달아 교체했다.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에도 변화가 있었다. 정통 '신세계맨'과 외부 인재를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성과와 능력을 최우선으로 뒀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향후에도 실적 개선을 위해 과감하고 신속한 수시 인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신세계건설 대표 경질 후 자진 상폐…이커머스 계열사 수장 동시 교체
2024년 3월 8일 정용진 회장이 승진하고 약 2주 뒤인 25일 이마트는 창사 이래 첫 전사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취임 후 첫 행보부터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추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정 회장이 처음으로 칼을 빼든 계열사는 신세계건설이다. 수천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그룹 재무건전성을 깎아먹는 신세계건설에 대규모 물갈이를 진행했다. 정두영 대표를 경질하고 영업본부장과 영업담당도 함께 경질하기로 했다.
신세계건설을 살릴 구원투수로는 허병훈 부사장을 급파했다. 허병훈 부사장은 범삼성가를 거쳐 2018년 신세계그룹에 합류했다. 전략실 기획총괄, 지원총괄, 관리총괄,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2024년 11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 경영총괄로 선임됐다.
허 부사장은 신세계건설 대표 취임 후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했다. 비상장사로 전환됨에 따라 간결해지는 의사구조를 바탕으로 주요 현안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회사의 자원을 주주환원이 아닌 회사경영에 집중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이커머스 계열사도 쇄신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6월 SSG닷컴과 지마켓의 수장을 동시에 교체했다. 경쟁력 강화 및 경영효율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핵심 임원진 교체도 함께 이뤄졌다.

지마켓은 정형권 전 알리바바코리아 총괄을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골드만삭스, 크레딧스위스 등에서 근무했고 쿠팡에서 재무 임원을 역임했으며 직전까지 알리바바코리아 총괄 겸 알리페이 유럽·중동·코리아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때부터 알리바바그룹과의 합작법인 설립 논의가 본격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지마켓은 이커머스 기업의 핵심 역량인 기술 분야 강화를 위해 개발자 조직을 별도로 분리하고 쿠팡 출신 오참 상무를 영입해 이끌게 했다. CPO로는 네이버 출신 김정우 상무, 영업본부장으로 아모레퍼시픽 출신 이민규 상무도 새롭게 지마켓에 합류했다.
SSG닷컴 대표이사는 최훈학 전무로 교체됐다. 영업본부장을 맡아온 최 전무에게 대표를 겸직하게 해 그로서리 및 물류 경쟁력을 높이고자 했다. 이마트 DT총괄을 맡고 있던 안종훈 상무를 D/I(Data/Infra) 본부장으로 내려보내 최 대표를 뒷받침하게 했다.
◇'정용진 별동대' 경영전략실에 외부 인재 수혈, '수시 인사' 기조 이어간다
그룹 경영전략실에 생긴 변화 역시 눈여겨볼 만 하다. 경영전략실은 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컨트롤타워로 사실상 정 회장의 별동대로도 불린다. 신세계그룹은 2023년 11월 경영전략실 개편을 진행해 정 회장 승진의 포석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신임 경영전략실장으로 정 회장의 '믿을맨' 임영록 사장을 선임했다. 산하에는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을 둬 각각 재무·투자와 인사 등 지원업무를 맡게 했다. 당시 경영총괄로 임명됐던 허병훈 부사장이 신세계건설로 급파되면서 경영총괄은 약 4개월간 공석으로 남았었다.

정 회장은 경영총괄 자리에 외부 IB전문가를 영입해 인적쇄신을 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출신의 제이슨 황 부사장을 경영총괄로 선임했다. JP모건과 씨티그룹에서 아시아마켓 본부장, 신한금융투자에서 기업금융본부장을 역임했으며 특히 기업금융 부문에서 전문성을 지닌 인물이다.
황 부사장은 최우선 과제로 꼽혔던 SSG닷컴 FI 교체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금융사들이 대거 참여한 SPC에 SSG닷컴 지분 30%를 넘기는 방식으로 FI 교체를 마치면서 1조원에 달하는 잠정적 재무 리스크를 해소했다.
정 회장은 성과 중심 수시 인사 기조를 이어가면서 계열사 전반의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이 올해 정기인사에서 계열분리를 공식화하면서 경영전략실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관전 포인트다.
정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고객 만족이라는 그룹의 본질적 가치를 높이고 성장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기 위해 신상필벌에 입각한 인사는 필수"라며 "변화와 도전으로 성과를 낸 조직 구성원에는 합당한 보상을 하며 계속 혁신을 독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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