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저축은행은 지금]충청권 기업금융 '부메랑', 상상인플러스 충격 '고스란히'④7개 저축은행 1177억 손실, 부동산 대출 여파…BIS비율 개선 목적 50억 후순위채 발행
유정화 기자공개 2025-04-14 13:22:01
[편집자주]
저축은행은 6개 영업 구역으로 구분돼 대출 비중을 제한받는다. 지역 서민금융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호저축은행법 도입 취지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방 인구 감소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며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도 나빠졌다. 지역 할당 여신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지방 저축은행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지방 영업권역별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 경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전·충청·세종 영업구역에 본점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은 총 7개다. 총자산은 4조9224억원으로 전체 저축은행 자산의 4.1% 수준이다. 중소형 저축은행이 몰려있다 보니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는데 부동산·건설업이 무너지면서 지난해 1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했다.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과 함께 충청권역 내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는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직격탄을 맞았다. 기업금융 특화 포트폴리오를 보유했던 만큼, 건전성 지표는 업계 최하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후순위채를 발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리테일 영업 기반 부재…기업여신 비중 55.6%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전·충청·세종 지역에 본점을 둔 7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손실은 1177억원이다. 전년(909억원) 대비 267억원 적자 폭이 확대됐다. 79개 저축은행 손실(4122억원) 중 28.6%의 손실을 담당했다. 비수도권 영업구역 가운데 부산·울산·경남 지역 저축은행 손실(1608억원)에 이어 적자 규모가 컸다.

지역경제를 지탱해 온 건설업, 부동산업 어려움을 겪으면서 이들 기업에 대출을 내준 지방 저축은행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실적이 뒷걸음 쳤다. 회사별로 보면 우리금융저축은행(-748억원)이 가장 큰 적자를 냈고 이어 상상인플러스저축(-379억원), 오투저축(-50억원), 대명상호저축(-2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한성저축(18억원), 아산저축(3억원), 청주저축(2억원) 등은 흑자를 기록했다.
대전·충청·세종 지역뿐 아니라 지방 저축은행의 특징은 기업금융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충청권 7개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업대출 규모는 2조2010억원으로 전체 여신(3조9608억원)의 55.6%를 차지할 정도다. 2023년 이전엔 기업금융 비중이 60%를 상회했다.
이는 중소형 저축은행의 한계로 평가받는 대목이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자체적으로 신용평가시스템(CSS)를 구축하기 어려워 영업 기반을 갖추기가 어렵다는 평가다. 여기에 저축은행중앙회 플랫폼을 활용해 비대면 영업에 나서더라도 지역 경제 침체 탓에 저축은행권 대출 수요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지방 저축은행이 가계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운 건 수도권 보다 주택담보대출 등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여기에 리테일을 확대하려면 플랫폼을 구축하고 여신 사후 관리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데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기업대출을 늘릴 유인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충청권 저축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우리금융지주 계열 우리금융저축은행이 가계대출 비중이 50%를 상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대출 비중은 54.4%로 나타났다. 반면 기업대출은 6628억원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7% 수준으로 나타났다.
◇상상인플러스, BIS비율 8.9%로 금융당국 권고치 하회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기업금융 특화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여신(1조346억원) 가운데 기업대출 규모는 8354억원으로 전체 80.7%를 차지할 정도다. 특히 부동산, 건설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취급했는데, 부동산 시장 한파가 장기화되면서 부실이 발생했고 건전성이 크게 악화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8.2% 수준이다. 2023년 연체율(14.74%) 보다 3.43%p 악화한 수치로, 79개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8.52%)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치다. NPL비율은 23.59%를 기록하면서 업계 최하위로 나타났다.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수적 영업으로 총여신마저 감소하며 NPL비율이 더 악화했다.
자본건전성 지표인 BIS비율은 금융당국의 권고치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BIS비율은 8.87%로 나타났다. 상호저축은행업 감독규정은 BIS비율 규제를 1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8% 이상을 적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별도로 11%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최근 위험가중자산(RWA) 정리에 주력하고 있으나, 연이은 적자로 기본자본이 감소하며 BIS비율이 악화한 상황이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5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지난해 3월에는 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에 발맞춰 자산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다각적인 자구 노력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 2019년 불법대출 사건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매각명령 처분을 받은 상태인 만큼 NPL 정리에 속도를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적자 폭을 줄여나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38억원으로 전분기(-100억원) 대비 138억원 개선됐다. 분기 순이익은 30억원으로 전분기(-80억원) 대비 110억원 증가했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영업손실 규모가 매분기 축소됐고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라며 "이같은 추세에 따라 올해도 영업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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