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저축은행은 지금]자산 84% 수도권 쏠림…M&A 구조조정 대상 '속출'[총론]39곳 중 23곳이 적자, 지역 경제 침체에 직격탄…중앙회, 영업구역 광역화 '추진'
유정화 기자공개 2025-04-07 12:41:16
[편집자주]
저축은행은 6개 영업 구역으로 구분돼 대출 비중을 제한받는다. 지역 서민금융 활성화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호저축은행법 도입 취지에 근거한다. 그러나 지방 인구 감소로 산업 경쟁력이 약화하며 지방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도 나빠졌다. 지역 할당 여신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지방 저축은행의 지원책을 제시했다. 지방 영업권역별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 경영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3일 13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을 제외한 지방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의 경영 여건이 악화했다. 지난해 39개 지방 저축은행 가운데 23곳이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순이익 상위 10개사는 수도권 저축은행이 독식하면서 지방과 수도권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자본 여력마저 악화하며 다수 지방 저축은행이 인수합병(M&A) 구조조정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수도권 저축은행과 비교해 지방 저축은행은 인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업권역 광역화라는 카드를 꺼냈다.
◇"코로나19 이후 저축은행 양극화 '심화'"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방에 거점을 둔 3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337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체 79개 저축은행이 거둔 순손실(4122억원) 가운데 81.8%를 담당한 것이다. 적자를 기록한 지방 저축은행도 23곳에 이른다.

특히 부산·울산·경남 영업구역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의 순이익이 크게 악화했다. 부울경 빅3 저축으로 꼽히는 BNK저축은행(-148억원), IBK저축은행(-478억원), 고려저축은행(-390억원)이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100억원 이상 순이익을 기록한 11개 저축은행은 모두 서울, 경기·인천 지역에 영업권역을 두고 있는 저축은행으로 나타났다. 전라도 광주에 본점을 두고 있는 스마트저축은행이 70억원의 순익을 내며 지난해 지방 저축은행 중 1위를 차지했으나, 전체 순위는 12위에 그쳤다.
수도권 저축은행으로의 자산 쏠림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 79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120조9031억원 수준이다. 이중 39개 지방 저축은행의 자산은 19조5288억원(16.2%)에 불과했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양극화 문제는 과거부터 있었으나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가계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더욱 심화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방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문제는 영업구역 제한이다. 1972년 제정된 상호신용금고법에 따라 지역금융을 원칙으로 하는 저축은행은 각자 속한 영업권역 내에서만 지점을 설치할 수 있다. 전국은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전·충청·세종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등 6개의 영업권역으로 나뉜다.
저축은행법에 따라 수도권 저축은행은 대출 중 50%를, 나머지 권역 저축은행은 40%를 영업구역 내에서만 내줘야 한다. 지방 경기가 악화되고 인구가 줄어들자 지방 소재 저축은행들은 점점 더 이 비율을 지키기 버겁다고 호소하고 있다.
실제 인구가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 경기가 침체한 탓에 대출 수요가 수도권에 비해 많지 않다. 여기에 지역 경제를 이끄는 부동산업, 제조업 등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도 경기 침체로 녹록지 않아 추가 부실 리스크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4개 저축은행 M&A 후보군…매각 가능성은 낮아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다수 지방 저축은행이 M&A 구조조정 대상으로 거론된다. 최근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엄격히 제한했던 수도권 저축은행 M&A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한 저축은행이 3곳 이상 영업구역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존 원칙은 유지하되, M&A 기준을 예외 적용하는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를 확대한 게 골자다.
금융당국은 구조조정 저축은행 범위 기준을 기존 BIS비율 9%(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10%)에서 11%(자산 1조원 이상의 경우 12%)로 확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 기준에 해당하는 지방 저축은행은 4곳(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고려저축은행)이다.

그러나 실제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영업권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도권 저축은행과 비교해 인수 매력이 크지 않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최근 저축은행 영업 확대를 위해 M&A를 추진하고 있는 OK금융도 경기·인천권을 거점으로 둔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지방 저축은행도 있다. 경북에 위치한 대원상호저축은행의 총여신은 지난해 말 기준 3200만원 수준이다. 2021년부터 총여신은 1억원 아래로 유지하고 있다. 이외에 오성저축은행, 센트럴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 등 4개 지방 저축은행의 총여신도 1000억원을 하회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수도권과 지방 저축은행간 양극화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주요 공약으로 지방 저축은행 지원을 강조했다. 취임 당시 오 회장은 서울과 경기·인천을 제외한 지방 영업구역을 광역화하는 방안을 금융당국에 요청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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