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미수금 모니터]신세계건설, 연내 준공 현장 공사비 회수 '분수령'2024년말 공사미수금·미청구공사 총액 6574억, 전년 대비 39.4% 증가
이재빈 기자공개 2025-04-15 07:39:15
[편집자주]
건설업계에 미수금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미분양이나 발주처 미지급 등의 여파로 공사를 진행했지만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과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갈등 탓에 미수금 증가세가 더욱 가파르다. 기초체력이 남아있는 대형건설사들에게도 이미 수조원대 미수금이 쌓였다. 돈이 돌지 않으면 건설사의 리스크도 커진다. 더벨이 건설사 미수금의 현황과 과제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1일 15시46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건설의 미회수 공사비 규모가 확대됐다. 지난해 상반기 준공된 일부 사업장에서 공사비 회수가 지연된 여파다. 이들 사업장에서 발생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회수와 연내 준공되는 사업장의 공사비 정산이 신세계건설의 올해 주요 과제로 꼽힌다.신세계건설의 2024년 말 기준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의 합은 총 6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717억원이었던 2023년 말 대비 39.4% 증가한 수치다.
항목별로 살펴보면 공사미수금에 해당하는 유동매출채권이 4437억원에서 5669억원으로 27.8%(1232억원) 늘었다. 미청구공사는 280억원에서 406억원으로 45% 늘었지만 증가액은 126억원에 그쳤다. 장기성매출채권은 500억원 신규 발생했다.
미청구공사가 상대적으로 적게 증가한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의 지급여력이 부족하거나 원가투입량이 실제 공정률보다 높아 청구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에 주로 발생한다. 전체 미회수 공사비가 늘기는 했지만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규모는 상대적으로 적게 늘어난 셈이다.
다만 공사미수금 중에서도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채권 규모가 확대됐다. 유동매출채권에 대한 손상차손 누계액은 2023년 말 92억원에서 지난해 말 20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다. 공사비를 청구하기는 했지만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 채권 규모가 2배 이상 확대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상반기 준공된 사업장에서 공사비 회수가 지연된 것이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 증가의 원인이다. 통상 공사비는 2~3개월 간의 입주 및 잔금납부 기간을 거친 후 정산된다. 자금흐름이 양호하다면 6개월 내에 공사비 정산이 이뤄져야 하는 구조다.
2024년 상반기 준공된 사업장 중 미회수 공사비가 100억원 이상 발생한 사업지는 총 두곳이다. 먼저 지난해 4월 사용승인을 받은 부산 빌리브 패러그라프 해운대 사업장에 314억원의 공사미수금이 설정돼 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645-6번지 일원 2632㎡ 부지에 연면적 4만2856㎡, 지하 5층~지상 38층 규모로 생활형숙박시설 284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수분양자들의 분양대금 반환 소송이 공사미수금 발생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앞서 일부 수분양자들은 시행사가 분양 과정에서 실거주가 가능한 것으로 착오하도록 유도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시행사의 행위를 기망으로 판단하고 분양대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가 수분양자들의 손을 들어준 만큼 소송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소송을 제기한 수분양자는 2명에 불과하지만 이들 외에도 20여명의 수분양자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양자들의 승소가 이어지면 추가적인 소송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3월 준공된 구리 휴밸나인 사업장에서도 434억원의 공사미수금이 발생했다.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545번지 일원 1만9124㎡ 부지에 연면적 14만9627㎡,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로 지식산업센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부산과 마찬가지로 일부 수분양자들로부터 소송이 제기된 사업지다.
다만 부산 사업장보다는 공사비가 회수될 가능성이 높다. 부산 생활형숙박시설 개발사업 시행사는 2024년 감사보고서가 의견거절을 받은 반면 구리 지식산업센터 시행사 갈매피에프브이는 회계법인의 감사를 통과했다.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4년 말 기준 실제 분양금액은 3786억원으로 총 분양 예정금액 3979억원의 95.1%에 달한다.
향후 미회수 공사비 규모의 향방은 올해 회수 실적에 달렸다. 2025년 한해에만 8개 개발사업 현장이 준공될 예정이기 떄문이다. 연내 준공이 예정된 사업장은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 △대구 본동3 주상복합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 2·5블럭(BL) △부산 명지지구 아파텔 1·6BL △울산 신정동 주상복합 △고성 봉포리 생활형숙박시설 △남양주 마석 주상복합 △마포 4-15 도시정비형 재개발 등이다.
이들 사업장의 도급금액 총합은 1조161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6550억원이 기납품액으로 분류돼 매출로 인식됐다. 신세계건설이 8개 사업장에서 인식한 매출 중 회수하지 못한 공사비 규모는 2617억원이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이들 사업장에서 기존에 발생한 공사미수금과 미청구공사를 회수하는 한편 매출로 전환될 예정인 계약잔액 3610억원에 대해서도 관리해야 하는 셈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사업장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채권 회수와 미분양 해소,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리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을 통해 좀 더 세밀하게 사업을 관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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