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부활 나래]금융지주 내 이익 비중 '0.08%'…반전 보여줄까①합병 첫해 순익 26억…본인가 획득후 사업 본격 시동
김슬기 기자공개 2025-04-16 08:08:17
[편집자주]
우리투자증권이 2025년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우리금융은 2019년 금융지주사로 재출범했고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으나 아직까지는 큰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더벨은 우리투자증권이 우리금융 내에서 갖는 의미와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4일 14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0.08%' 현재 우리금융지주 내에서 우리투자증권이 차지하고 있는 이익 기여도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이 합병하면서 새출발했으나 인허가가 나지 않아 별다른 영업활동을 전개하지 못했었다. 사실상 개점휴업인 상태였기에 증권 존재감은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이 추진하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의 핵심이다. 지난 3월에는 금융당국으로부터 투자매매업(증권, 인수업 포함) 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현재 우리금융 내에서 은행의 이익 비중은 98%가 넘는다. 경쟁사 대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현저히 약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과거 우리종금도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올렸던 알짜 계열사였기에 향후 우리투자증권의 행보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은행 의존도 98%, 금융지주업 의미 '미미'
2024년 우리금융의 연결 기준 순이익(지배기준)은 3조151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3% 이상 늘어난 수준이었다. 우리금융의 이익은 대부분 우리은행에서 발생했는데 이익규모는 3조394억원이었다. 결국 전체 순이익 중 98%가 우리은행에서 나온 것이다. 2024년 우리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6억원, 전체 이익 중 0.08%에 불과했다.
현재 우리금융의 자회사는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투자증권, 우리자산신탁, 우리금융저축은행, 우리금융FI&, 우리자산운용, 우리벤처파트너스, 우리프라이빗에퀴티자산운용, 우리신용정보, 우리에프아이에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이 있다. 결국 수많은 계열사 중에서도 돈 버는 곳은 극소수인 것이다.

우리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부침이 많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인해 국내 은행이 줄줄이 도산했고 1999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정부 주도하에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으로 출범했다. 이후 한빛은행이 평화·경남·광주은행, 하나로종금 등을 편입하면서 공적자금을 받았고 2001년 국내 최초로 금융지주회사가 출범했다.
2002년 증시에 입성하면서 정부는 공적자금 일부를 회수했고 2013년과 2014년에 걸쳐서 우리금융 산하에 있었던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금융저축은행 등을 농협금융지주 등에 매각하면서 지주사 체제가 해제됐다. 2019년이 되어서야 우리금융이 재출범했고 2021년 예금보험공사의 지분 매각 절차가 마무리됐다. 2024년 3월 남은 1.24%의 지분까지 자사주로 매입·소각하면서 완전히 민영화됐다.
과거 우리금융의 목표가 정부의 공적자금 회수에 방점이 찍혀있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국내 금융지주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2024년 기준 금융지주사 중 가장 실적이 우수한 곳은 KB금융지주로 국내 최초 순이익 5조원을 돌파했다. KB금융지주의 강점은 타사 대비 은행 의존도가 낮고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균형 잡혀있다는 부분이다.

실제 지난해 국민은행 순이익은 신한은행에 비해 10% 이상 적었으나 증권에서는 은행에서의 실적 차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았다. 여기에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 등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냈다. 한편 특수 금융지주인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금융지주사 실적이 가장 적지만 NH투자증권의 실적은 업계 최상위권에 위치, 지주 내 이익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포스증권 인수로 증권업에 최소 비용 사용
우리금융은 국내 주요 지주회사 중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큰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이유가 뚜렷하다. 이 때문에 우리금융은 온라인 펀드 판매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한국포스증권의 지분 97.1%를 인수해 우리종금과 합병했다. 우리금융지주는 포스증권 지분 이전 대가로 562억원을 지출했고 영업권으로 151억원 정도를 책정했다.
우리금융지주는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하면서 증권업 라이선스(집합투자증권에 대한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신탁업) 확보에 최소한의 자금을 들인 것이다. 대신 기존 우리종금이 가지고 있던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합병등기일로부터 10년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 종합증권사로 성장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양 사가 합병한 후에도 2024년말 기준 자본총계(별도)는 1조1455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발행어음, CMA 수탁금 등 1년 이내 단기 수신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사세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2024년 발행어음 규모는 4조2588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3월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증권업 확장 기반을 다졌다.
2024년에는 이익 규모가 20억원대지만 올해에는 실적을 보여줘야 한다. 과거 우리종금 시절에도 연간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냈었다. 2019년 534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점점 이익 규모를 키워서 2022년에는 918억원을 기록, 1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었다. 하지만 2023년 부동산 금융 충당금 이슈 등으로 인해 500억원대의 적자를 낸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사의 실적을 가르는 키는 결국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인데 특히 핵심 계열사인 증권에서의 성과가 순위를 가른다"며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로 올라가도 KB금융을 이기지 못하는 데에는 증권에서의 역량 차이가 크게 자리하는 만큼 우리금융 역시 우리투자증권의 성과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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