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주조는 지금]확고한 김기환 1인 대표 체제, 배당 정책 변화 감지④매출 '230배 성장' 이끈 오너십, 설비 투자 마무리 후 지난해 '최대 배당'
정유현 기자공개 2025-04-23 07:42:28
[편집자주]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지평주조가 글로벌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K-푸드의 위상이 높아지며 전통주에 대한 해외 수요가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글로벌 프리미엄 주류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전략을 가동하는 모습이다. 더벨은 지평주조의 재무 상태, 지배구조, 미래 사업 방향성을 중심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0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25년 시작된 지평주조는 대표적인 '장수 가족 기업'이다. 대를 이어 경영의 바통을 넘기며 전통을 계승하고 경영 철학을 유지해왔다. 현재 오너인 김기환 대표 체제에 접어들며 단순한 보존을 넘어 생산력 확대와 해외 진출을 병행하는 성장 전략을 본격화했다. 장수 기업을 넘어 외형과 체질이 모두 성장 궤도에 오른 기업이라는 평가다.이 같은 흐름은 수익성 개선뿐 아니라 배당 정책 변화로도 나타난다. 그동안 내부 유보 중심의 운용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는 배당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현재의 지배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경영 성과를 공식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분배하려는 가족기업 특유의 전략적 흐름으로 해석된다.
◇김기환 대표 가족 중심 지배구조 구축, 법인 전환 후 자본금 '1억' 유지
2024년 말 기준 지평주조의 최대주주는 지분 60%(1만2000주) 를 보유한 김기환 대표다. 배우자로 추정되는 이경민 전 상무가 10%, 자녀로 보이는 김준석·김찬영씨가 각각 15%씩을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가 1982년생이고, 20대 후반에 결혼을 한 것을 감안하면 자녀들은 아직 미성년자다. 발행 주식 수는 2만주, 자본금은 1억원이다.
비상장사 특성상 자본금 규모는 설립 초기 수준을 그대로 유지해온 것으로 보인다. 가족 중심의 경영 안정성과 내부 유보 중심의 성장 전략을 이어온 구조로 해석된다.

1960년 고(故) 김교십 대표가 인수를 하면서 2대 대표 체제에 돌입했고 1980년에는 김기환 대표의 부친인 김동교 대표가 지평막걸리의 전통을 이었다. 한류 열풍으로 막걸리 산업이 주목을 받던 시점인 2009년 당시 20대 후반의 김기환 대표가 합류한다. 100년 역사 속에 4번째 대표지만, 지평 양조장 인수 시점으로 살펴보면 3대 대표다.
대학교 졸업 후 홍보 대행사에서 사회 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는 가업을 잇기로 결정했다. 당시는 매출이 2억원대에 불과했고 부친은 사업 정리를 고민하던 상황이었다. 지평막걸리의 맛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가업 승계와 함께 결혼을 한 후 신혼집을 양조장 내부에 마련한 것은 업계에서 유명한 에피소드다. 이 시기 막걸리의 맛과, 품질에 대해 고민을 하면서 생산 설비 현대화를 도모한 것이다. 홍보 회사 경험을 살려 지평주조 홍보관도 만들었다. 이후 유통 판로 개척 및 젊은 소비자를 타깃으로 브랜딩을 강화했다. 취임 후 매출이 230배 이상 확대된 것은 김기환 대표의 오너십과 리더십이 기반이 됐다고 보는 배경이다.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도 오너십 기반의 의사결정 구조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등기에 따르면 현재 지평주조는 김기환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2023년 이경민 전 상무가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1인 중심의 오너십 경영이 더욱 명확해졌다.
빠른 의사결정과 사업 추진력이라는 강점은 분명하지만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규모에 맞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풀어야할 과제로 보인다.
◇설비 투자 위한 유보로 2023년까지 보수적 배당, 지난해 배당금 대폭 확대
가족 기업이지만 지평주조는 고배당보다 내부 자금 유보에 방점을 찍은 전략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 32억원대 순이익을 내고 배당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5억원이다. 배당성향을 계산해보면 15%대다. 두 자릿수 배당 성향을 찍은 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우하향했다.

시설 투자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배당 보다는 투자 재원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13억원대 배당을 실시했지만 2021년과 2022년에는 10억원 이하를 배정했다.
2023년에는 차입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로 순이익이 줄어들면서 배당금도 대폭 줄였다. 배당금으로 지급된 금액은 1억5400만원이다. 배당 성향은 0.52%로 최저치로 낮아졌다.
다만 2024년은 배당 규모를 대폭 늘렸다. 18억4600만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했고 배당성향은 77.2%로 계산된다. 최근 6년간 최대 규모의 배당을 실시한 것이다. 지분율로 따지면 김기환 대표는 11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계산된다.
그동안 유보 전략을 이어온 만큼 지난해 배당 확대는 상대적으로 더 크게 부각되는 착시 효과도 있다. 2023년 배당이 지나치게 적었던 점을 보완하거나 혹은 주주 환원 기조의 변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볼 수도 있다. 다만 이번 배당 확대가 일회성 조치에 그칠지 정책적 변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부 자금 조달 없이 내부에서 자본을 순환시키는 구조 속에서 배당을 통해 경영 성과를 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비상장사에서 배당 기조가 갑작스럽게 바뀌는 경우 가족 내부 이슈가 영향을 주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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