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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대 카드사 지각변동]'배당 생략' KB국민카드, 리스크 선제대응 만전⑥RWA 비중 지주 내 10% 미만에도 업권 리스크 반영…'신한·하나·우리'는 배당 지속

김보겸 기자공개 2025-04-22 12:24:28

[편집자주]

카드업계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오랜 기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는 삼성카드에 지위를 내줬다. KB국민카드와 현대카드도 격차를 좁히며 이들을 추격 중이다. 한때 3강에 들던 롯데카드는 최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전통 강자들의 위상이 흔들리고 중하위권에서도 순위 변동이 활발하다. 8대 카드사 판도변화를 짚어 각 사의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 조달 전략, 디지털 경쟁력 등이 차이를 분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07시0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카드사들은 금융지주 내 계열사로서 각기 다른 성과를 보였다. 비은행 부문 강화를 추구하는 금융지주 공통 과제 속에서도 카드사들의 수익성과 기여도에선 차이가 있었다. 대체적으로 카드사들은 덩치 대비 이익 기여도가 높았다. 비은행 계열사 중 카드사가 수익성 측면에서 여전히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의 배당 여부 역시 각사의 실적과 지주 내 기여도를 반영한다. 대부분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순이익 증감에 맞춰 배당 규모를 조정했다. KB국민카드는 이례적으로 11년 만에 배당을 중단했다.

실적이 부진해서도 아니다. 오히려 KB국민카드는 2024년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늘며 KB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의 약 8%를 기여했다. 자산 비중이 약 4%임을 감안하면 두 배 수준의 기여도다. 그럼에도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결산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배경에는 내수부진과 경기침체로 인한 카드업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가 있다. 지주 차원의 자본비율 관리 전략도 자리하고 있다.


◇KB국민카드, RWA 10% 미만인데 배당 생략 왜

금융지주 내 카드사들은 자산 규모는 작지만 순이익 기여도가 높다. 신한카드는 순익 기여도가 12.66%로 가장 높았다. 자산 비중이 6% 미만이지만 기여도는 12%를 넘기며 효율성 면에서 높은 성과를 보였다.

KB국민카드(8.04%)가 뒤를 이었다. 지주 총자산의 4% 수준으로 8% 순이익을 책임졌다. 하나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자산 비중 2.15%, 3.16%에 순익 기여도는 5.93%, 4.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실적에도 KB국민카드는 배당을 중단했다. KB국민카드를 제외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실적 증감에 따라 배당을 조절하면서도 배당 기조는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배경에는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와 보통주자본(CET1) 비율 유지 전략이 자리잡고 있다. 금융지주가 배당 여부를 판단할 때 핵심 지표로 삼는 게 CET1이며 이 비율에 영향을 주는 것이 RWA다. RWA가 늘어나면 CET1 비율이 낮아지기 떄문에 그룹 차원에선 관리 대상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큰 시기일수록 CET1 비율을 보수적으로 유지하려는 경향이 크다.


KB국민카드의 RWA는 절대 규모로는 크지 않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KB국민카드 RWA는 31조6000억원으로 지주 전체의 9.13% 수준이다. KB국민은행(234조4000억원)은 물론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39조7000억원)에 비해서도 작다.

하지만 카드업 특유의 경기 민감성과 건전성 저하 우려가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내수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연체가 발생하는 영역이 카드"라며 "은행 대출은 연체의 최후 보루지만 카드 할부는 여파를 가장 먼저 받는다"고 설명했다.

시장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배당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실적의 좋고 나쁨을 넘어서 카드업 전반의 리스크 환경 변화를 반영한 선제적 판단이다.

◇리스크 선제 대응…"배당보다 유보"

최근 카드업권은 연체율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소비 위축 등으로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2금융권에 속하는 카드사는 1금융권보다 경기침체에 더 민감하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게 우선순위로 떠오르며 배당보다는 내부 유보를 택한 것이다.

KB국민카드 결정은 KB금융지주 차원의 자본관리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룹 전체의 리스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선제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구조다.

일각에선 이번 배당 중단이 디지털 전환 등 신사업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카드사들은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으로 본업에서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만큼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이를 위해 배당 대신 유보자금을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다만 KB국민카드 측은 이 같은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디지털 전환은 KB금융지주가 키를 쥐고 투자 및 인력 확보에 나서는 만큼 배당 중단 결정은 KB국민카드 차원에서의 리스크 관리 목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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