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21일 10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 코엑스에서는 화랑미술제가 열리고 있다. 160개가 넘는 국내 화랑들이 모여 작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화랑미술제는 시장 분위기상 사람이 너무 적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방문객이 많아보인다는 게 화랑업체들의 얘기다. 그런 말이 나오는 건 그만큼 현재 업계의 상황이 어둡다는 뜻이기도 하다.판매 결과는 행사가 끝나는 일요일이 돼야 나온다. VIP가 방문하는 행사 첫날 굵직한 거래가 결정되긴 하지만 고민 끝에 최종 확정은 마지막날이다. 결과는 둘째치고 돌아다녀보니 인상적인 점이 있었다. 본인의 갤러리에서 육성하는 작가를 알아봐주길 바라며 진심을 다해 작품을 설명하는 갤러리스트들의 모습이었다.
저마다 자부심을 품고 작가를 소개하는 열정에 거대한 미술관에서 도슨트의 얘기를 듣는 듯 기시감이 들기도 했다. 한 갤러리 대표는 전속 작가가 더 큰 갤러리에서 전시하게 됐다며 "우리가 혼자 담기엔 너무 큰 작가라 대형 화랑과 협업하기로 했다"고 뿌듯해했다. 달리 말하면 애써 키운 작가를 떠나보내는 일일텐데 프로다운 생각이었다.
현재 미술시장의 각종 지표들은 부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수치상 글로벌 미술시장의 위축 시그널이 뚜렷하고 글로벌 미술시장의 약 1%를 점한다는 국내 미술업계도 비슷하다. 팬데믹 이후 시장이 반짝 호황기를 보낸 뒤라 하락세가 더 두드러지게 체감된다.
그럼에도 국내 미술업계는 숫자로만 해석하기 어려운 잠재적 시그널이 숨겨져 있다. 최근 몇년 사이 글로벌 메가 화랑들이나 옥션기업들이 앞다퉈 서울에 진출했다. 그 배경이 단순히 짧게 끝날 호황기의 국내 시장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권의 다른 지역과 달리 한국 시장은 역동적인 우리만의 특색이 있다. 경제적으로 더 선진국인 일본은 세계적인 작가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처럼 화랑들이 모여 미술품을 거래하는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지는 않다.
최근 해외에서 눈여겨보는 한국 미술시장의 특색 중 하나는 젊은 세대가 수요층으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지역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주요 포인트다. 의미있는 큰 컬렉터들이 자리한 곳도 한국이라고 한다. 든든한 기반수요에 성장 모멘텀을 지니고 있어 매력적이다.
새로운 동시대 작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소개하려는 갤러리들의 사명감은 시장의 역동성을 더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다양한 평가는 있으나 한국 미술계를 세계에 알린 '단색화'란 고유의 사조를 만들고 조력한 갤러리들의 열정도 무시못할 자산이다.
미술품 한점이 갖는 가치를 알아보는 눈들이 높아지고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작품의 스토리와 가치를 알아본 이들은 시장의 움직임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가치를 의심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딘가 숨어있던 진귀한 작품이 시장에 나오면 탄성을 지르고 그에 걸맞는 주인이 반드시 나타날 것으로 여긴다.
미술시장은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내리는 시기가 있으면 언젠가는 오른다. 오르내림을 아랑곳하지 않고 분주히 움직이는 이들이 보여서 안심이 된다. "다들 어렵다고 하고 실제로 그렇기는 한데, 우리는 그래도 괜찮게 팔렸어요"라는 한 갤러리 대표의 말이 깊이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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