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이트식 공모주 전략 고도화…'IPO 새판' 오히려 기회" [thebell interview]박제우 코레이트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확약 확대·공모가 정상화 수혜 노린다"
고은서 기자공개 2025-04-28 10:53:33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2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7월부터 기업공개(IPO) 제도가 대대적으로 손질된다. 코레이트자산운용은 이 변화가 공모주펀드 수익률 반등의 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전략을 고도화하고 있다. 확약 확대, 공모가 합리화, 책임 강화 등 구조적 변화가 공모 시장의 흐름을 바꿀 거란 기대다.
IPO 제도 개선의 핵심은 공모가 정상화다. 단기차익을 노린 수요예측 과열을 억제하고 기업가치 기반의 합리적 공모가 산정을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40%까지 확대되고 참여 자격 역시 일정 운용 규모 이상을 갖춘 기관으로 한정된다. 공모가 거품을 막고 상장 후 주가 흐름을 종목별로 차별화하기 위한 장치들이 본격 가동되는 셈이다.
시장 구조가 정비되면 수요예측 참여 기관들의 공모가 제시가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상장 이후 일정 기간 보유가 전제되는 만큼 상장일 고점 매도를 노리는 과열 참여는 줄어들고 보수적인 밴드 제시가 늘어날 전망이다. 주관사 역시 일정 물량의 의무 취득이 부과되는 구조로 인해 공모가를 낮게 조율할 유인이 커진다.
박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시장 전반의 공모가 디스카운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 흐름으로 굳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기관 확약 물량이 늘어나면 단기 매도세가 억제되고 수요예측 참여자의 공모가 제시가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며 "그만큼 공모가는 낮아질 수 있고 상장 후 주가 흐름도 종목별 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2024년 IPO 시장은 과열과 조정이 반복되며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쌓였다. 상반기에는 밸류업 기대감과 대형 가치주 랠리로 공모가가 상단을 초과하는 비정상적인 수요가 이어졌다. 하반기 들어서는 경기 둔화와 지정학 리스크, 정치 불확실성 등이 맞물리며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급격히 후퇴했다. 4분기에는 다수 종목이 상장일 시초가와 종가 모두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고전했다.
코레이트는 시장 흐름에 따라 전략을 유연하게 조정해왔다. 2024년에는 공모가 과열 양상에 따라 의무보유 확약 비중을 최소화하고 선별적으로 수요예측에 참여해왔다. 연말부터 공모가 거품이 빠지면서 상장일 수익률이 회복세로 돌아서자 올해 들어 확약 전략의 활용 폭을 넓히는 방향으로 전환 중이다.
2025년 IPO 시장은 제도 개선과 함께 물량 측면에서도 성장세가 기대된다. 코레이트는 올해 전체 공모금액이 7조~9.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피 상장 예정 종목만 해도 SK에코플랜트, 무신사, 케이뱅크, 한화에너지, 롯데글로벌로지스 등 다수의 대형 딜이 포진해 있다. 특히 지난해 상장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수요예측 실패로 일정을 미룬 기업들이 희망 공모가를 낮추고 다시 IPO에 도전하면서 투자자 친화적 조건이 점차 자리를 잡고 있다.
코레이트의 공모주펀드 전략은 선별적 확약과 미확약 매도의 병행이다. 자체적으로 종목별 평가 등급제를 도입해 사업성, 밸류에이션, 오버행, 장외 시세, 대표이사 이력, 수급 구조 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수요예측 참여 여부는 물론 확약 여부와 확약 기간까지 조정하고 있다. 미확약 종목은 상장일 시장 흐름을 실시간으로 판단해 매도 타이밍을 정한다. 확약 종목은 종료일 이후 펀더멘털 분석을 토대로 보유 전략을 결정한다.
하이일드 공모주 펀드 역시 중요한 전략 자산이다. 정책펀드로서 배정 혜택을 받을 수 있고 15일 이상 확약을 조건으로 하는 참여 구조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박 본부장은 “코레이트는 종합자산운용사이기 때문에 수요예측 자격 규제와 무관하고 제도 개선과의 정합성 측면에서도 유리한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제도 변화와 정합성이 높은 구조를 갖춘 운용사로서 차별화된 포지션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올해를 기점으로 공모주 시장이 단기 트레이딩 중심에서 기업가치 중심 투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수요예측 경쟁이 아니라 확약 기간 조율과 펀더멘털 해석, 수급 분석이 맞물려야 수익률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코레이트는 이러한 흐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펀드 수익률 복원의 시기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본부장은 "2025년은 IPO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라며 "지금부터는 확약 기간과 매도 타이밍, 펀더멘탈 분석을 얼마나 정교하게 연결하느냐가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금융공학운용팀, NH아문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골든브릿지자산운용 등을 거친 박제우 본부장은 2021년부터 코레이트자산운용에 합류해 주식운용본부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IPO 관련 Pre IPO펀드, IPO펀드, Post IPO펀드까지 모두 운용 경험을 갖춘 그는 증권업계에서 IPO관련 투자 전문가 중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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