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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부장 2세 시대 개막]한미반도체, 곽동신 자사주 매입 지속 '지배력 안정권'③회사 차원 취득·소각도 병행, 중장기 승계 포석

김도현 기자공개 2025-04-29 11:56:27

[편집자주]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벤처붐 시기에 토종 신생기업이 대거 등장했다. 당시 정보기술(IT)의 발달, 세계 기술주 시장의 동반상승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이 본격 확산되면서 대기업 계열사의 협력사가 연이어 설립된 것이다. 이후 20여년 세월이 흐르면서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했다. 1세대 소부장, 팹리스 업체들의 승계 작업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행보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4일 14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연이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표면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로는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 및 승계 준비가 꼽힌다.

당분간 곽 회장은 지분 확보 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증여도 이뤄질 전망이다. 세부 시점은 주가 변동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일가 지분 50% 상회, 추후 세대교체 염두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곽 회장은 한미반도체 지분 34.01%를 보유하고 있다. 곽 회장의 장남(곽호성)과 차남(곽호중)은 동일하게 2.05%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곽 회장의 누나들(곽혜신·곽명신·곽영미·곽영아)이 각각 4%대 초반 지분을 들고 있다. 이들은 2023년 말 별세한 고 곽노권 전 회장이 남긴 주식(당시 지분 9.29%)을 나눠 받기도 했다. 일찌감치 회사를 물려받은 곽 회장은 증여 대상에서 빠졌다.

고 곽 전 회장의 동생(곽노섭·017%) 몫을 포함한 한미반도체 오너가는 총 54.90%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경영권을 지키는 데 무리 없는 수준이다. 상속 과정에서 가족 간 교통정리도 잘 끝난 만큼 곽 회장 체제는 큰 변수가 없는 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 : 내달 곽동신 회장 지분 1%를 두 아들 곽호성, 곽호중에 각각 0.5%씩 증여 예정

더불어 곽 회장은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2023년부터 지난달까지 총 423억원 규모를 취득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의 한미반도체 지분이 작년 말(33.95%)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한마반도체 안팎에서는 추후에도 곽 회장이 해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향상 요인으로 여겨진다. 책임 경영 일환이자 회사에 대한 자신감으로 읽힌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곽 회장은 주주들을 달래면서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여기에 더해 두 아들 대상 증여도 이어가고 있다. 재작년 400억원대, 작년 3000억원대의 주식을 두 사람에 균등하게 넘겼다. 내달에도 각각 360억원대(총 726억원) 주식을 증여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곽 회장 지분은 33.1%로 줄고 아들들은 2.55%씩으로 늘어나게 된다.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 관점에서 승계를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곽 회장의 경우 24세였던 1998년 한미반도체에 입사하면서 경엉수업을 받은 바 있다. 33세인 2007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고 2014년 부회장, 2024년 회장으로 올라섰다. 곽호성 군은 23세, 곽호중 군은 18세로 아직 어리지만 추후 곽 회장처럼 조기 입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미반도체는 자사주 소각도 계속하고 있다. 2022~2024년 동안 2000억원 이상이 이뤄졌다. 올해도 2월 573억원, 5월 130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이에 따라 2024년 취득한 2000억원 정도의 자사주 대부분(94%)을 소각하게 됐다.

이달 한미반도체가 발표한 기업가치제고계획에는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과 이후 이익 소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과세 배당도 추진한다. 앞서 한미반도체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보통주 1주당 720원의 현금 결산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역대 최대다. 당시 150억원에 달하는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기도 했는데 이는 비과세 배당을 위한 재원으로 여겨진다.

전반적으로 주주들을 위한 정책이기는 하나 오너일가가 절반이 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한미반도체 1년 주가 추이 / *출처 : 네이버증권

◇저점 찍고 반등한 주가, 추가 투자도 주목

향후 곽 회장의 주식 관련 결정에 주가 움직임이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사이 한미반도체는 주식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을 만큼 주가 변동 폭이 컸다. 지난해 인공지능(AI) 메모리로 자리 잡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한미반도체 주가가 급상승했다. 작년 6월 19만6200원까지 오르면서 20만원을 목전에 뒀었다.

이후 열압착(TC)본더 경쟁사 한화세미텍 등장, 트럼프 관세 등 대외 이슈가 맞물리면서 이달 5만82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저점을 찍고 현재 8만원대 중반까지 반등한 흐름이다.

최근 곽 회장의 자사주 매입, 주식 증여 등이 주가 하향세 시점에 이뤄진 걸 고려하면 앞으로도 주가를 보면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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