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BSM 점검]두산그룹, 사외이사 법률·규제 전문가 ‘쏠림'⑯정부 수주사업 영향…산업·기술·국제통상·ESG 등 다양성 확보는 과제
김지효 기자공개 2025-04-22 08:16:51
[편집자주]
이사회 역량 구성표(BSM·Board Skills Matrix)는 기업 이사회 구성원들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기 위한 도구다. BMS을 통해 이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전문성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사회 전체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theBoard는 이에 주목해 BSM을 기반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을 대상으로 각 기업집단이 선호하는 사외이사 전문성을 살펴보고 이사회가 추구하는 방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8일 13시37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그룹 상장 계열사의 사외이사는 법률·규제 분야에 전문성이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24명 중 절반 이상인 13명이 해당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특히 이 가운데 10명이 전직 관료 출신이었다. 원자력, 해상풍력 등 정부 수주 사업을 중심으로 영위해온 사업구조에 따라 법률·규제 분야에 능통한 인사를 주로 등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금융·재무 전문가도 8명으로 감사위원회 구성 요건에 따라 주요 계열사마다 최소 1명씩 포함됐다. 반면 기업경영, 산업·기술, 국제통상, ESG 등은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특히 기업인 출신 사외이사는 단 1명에 불과했다. 두산그룹 내 계열사를 옮겨 7년째 장기 재직하는 사외이사도 눈에 띄었다.
◇’전직 관료’ 법률·규제 전문가 선호
theBoard는 두산그룹 상장 계열사를 대상으로 재직중인 사외이사를 조사했다. BSM은 기업이 만든 기준이 아닌 theBoard 자체 기준으로 기업 이사회 구성원의 역량과 주특기를 분류했다. 각 사외이사들의 경력과 기업들이 사외이사를 선정한 이유 등 바탕으로 이사들의 전문분야를 BSM에 대입했다. △기업경영 △금융·재무 △법률·규제 △산업·기술 △국제경영·통상 △ESG 등 6개 지표를 기준으로 삼았다. 사외이사가 다양한 능력을 보유한 경우에 중복 집계했다.
재계 17위인 두산그룹 상장사는 총 7곳으로 24명의 사외이사가 등재돼있다. 지주사인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은 각각 4명, 두산퓨얼셀, 두산로보틱스, 두산테스나, 오리콤 등은 각각 3명의 사외이사가 재직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달 주총에서 기존 3명에서 4명으로 사외이사를 늘렸지만 두산퓨얼셀과 오리콤은 기존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사외이사 전문성은 법률·규제 전문가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명 가운데 과반 이상인 13명(54%)이 해당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10명이 관료 출신이다. 나머지 3명도 정부 부처 관련 위원 등을 지낸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전통적으로 영위해온 사업은 원자력 및 소형모듈원전(SMR), 가스·수소 터빈, 해상풍력 등 정부 수주산업이다. 이에 정부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고 법률·규제에 능통한 전문가들을 영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주사 두산에는 3명의 법률·규제 전문가가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 중 2명이 전직 관료로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윤웅걸 전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이다. 이밖에 김혜성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두산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에는 박찬석 전 감사원 제1사무차장과 이제호 전 서울지방법원 판사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두산그룹 내 ‘장기 재직’ 사외이사도 눈에 띄었다. 이제호 사외이사는 두산그룹에서 벌써 7년째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그는 두산그룹의 상장사인 오리콤 사외이사로 2019년부터 활동하다 6년 간의 임기를 마치 이번에 두산퓨얼셀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제호 사외이사는 법원행정처 법정심의관, 서울고등법원 판사, 전주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역임했으며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을 지냈다. 현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이준호 사외이사도 두산에너빌리티 사외이사로 6년 간 몸담았다가 지난달 주총에서 오리콤 사외이사로 새 임기 3년을 시작했다. 그 역시 서울지방법원·북부지원 판사를 역임한 법률 전문가로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다. 사외이사는 한 회사에서 최대 6년, 계열사를 모두 포함한 그룹 내에서 최대 9년까지 재직할 수 있다.
◇기업인 출신 단 한 명, 국제경영·통상과 ESG 전문성 '부족'
법률·규제 뒤를 이은 건 금융·재무 전문가다. 금융·재무 전문가는 전체의 33%인 8명이 속했다. 감사위원회 구성에 금융·재무 전문가가 필수적인 만큼 지주사 두산을 제외하고 각 1명씩 해당 분야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산업·기술과 기업경영에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이사는 각각 4명(17%), 3명(13%)로 집계됐다. 산업·기술 전문가 4명 가운데 3명은 현직 교수다. 두산로보틱스의 김은태 사외이사와 두산테스나 김헌재 사외이사는 모두 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정진택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두산에너빌리티 사외이사로 이번 주총에서 신규 선임됐다.
두산그룹 사외이사 전체를 통틀어 기업인 출신은 1명에 불과했다. 정성권 산퓨얼셀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그는 아시아나항공에서 30년 이상 재직하며 인사, 경영지원, 재무, 전략기획 등 주요 경영 분야를 두루 경험했으며 중국지역본부장과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역임한 항공산업 경영 전문가다. 두산퓨얼셀은 정성권 사외이사의 경영 현장에 대한 경험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높이 평가해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국제경영·통상과 ESG 전문성은 크게 부족했다. 해당 분야 전문가는 각각 1명에 그쳤다. 허경욱 두산 사외이사는 기획재정부 제1차관으로 대외 경제정책과 국제금융 업무를 지휘했으며 이후 한국 OECD 대표부 특명전권대사(파리, 프랑스)를 역임하는 등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ESG 전문가로 분류된 김혜성 두산 사외이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로 20여년간 재직하며 기업인수 및 합병 업무 및 ESG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한국ESG연구소 ESG자문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 LS그룹, 사외이사 절반이 '재무통'… 자본시장 신뢰 방점
- 카카오그룹, 업종별로 갈린 사외이사 전문성
- 더 커진 한진그룹, '법률·규제' 전문가 사외이사 과반
- CJ그룹, 사외이사 법률·규제 전문가 80% 육박 ‘왜’
- KT그룹, '다양성' 중심 KT와 '효율성' 높인 계열사 사외이사
- 신세계그룹, 법률·규제 사외이사 압도적, ‘전직 관료’ 선호
- GS그룹, 금융·기업경영 전문가 중심...다양성 부족
- HD현대, '법률·금융' 전문가 중심 사외이사로 효율성↑
- 금융계열사 많은 한화그룹, '금융 특화' 사외이사 다수
- 롯데그룹, 기업인 사외이사 선호…타기업 출신 다수 영입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탑런토탈솔루션, LG전자와 147억 규모 공급계약 체결
- '창립 10년' VL인베, 폐기물 투자 선도 하우스 포부
- [thebell desk]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의 결단
- [강원랜드는 지금]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카지노, 구조적 득실 '뚜렷'
- '9부 능선' 티빙-웨이브 합병, K콘텐츠 산업 '기대감'
- [하이테크 소부장 리포트]'실적 정체' 원익그룹, 신사업 새 판 짜기 시작
- [HB그룹은 지금]문흥렬 회장, 정치학도 상사맨의 반세기 영토 확장
- [강소 콘텐츠사 톺아보기]두비덥, 사업 개시 3년 만에 흑자 '공공 도서관 뚫었다'
- [i-point]라온시큐어, 2025 정보통신 유공 '대통령 표창' 수상
- [i-point]한컴-키라보시, 일본 AI 시장 공략 맞손
김지효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사외이사 BSM 점검]두산그룹, 사외이사 법률·규제 전문가 ‘쏠림'
- [사외이사 BSM 점검]LS그룹, 사외이사 절반이 '재무통'… 자본시장 신뢰 방점
- [사외이사 BSM 점검]카카오그룹, 업종별로 갈린 사외이사 전문성
- [밸류업 성과 평가]밸류업 공시, 상장 공기업 반쪽 참여…재무 부담에 발목
- [사외이사 BSM 점검]더 커진 한진그룹, '법률·규제' 전문가 사외이사 과반
- [사외이사 BSM 점검]CJ그룹, 사외이사 법률·규제 전문가 80% 육박 ‘왜’
- [사외이사 BSM 점검]KT그룹, '다양성' 중심 KT와 '효율성' 높인 계열사 사외이사
- [사외이사 BSM 점검]신세계그룹, 법률·규제 사외이사 압도적, ‘전직 관료’ 선호
- [Board Change]포스코퓨처엠, 이사회 규모 감소한 이유는
- [사외이사 BSM 점검]GS그룹, 금융·기업경영 전문가 중심...다양성 부족